시승기

[시승기] 내년이 주목되는 기대주..BMW X3 xDrive 30d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입력 : 2017.11.20 15:46

수정 : 2017.11.20 15:46

국산⋅수입차를 불문하고 모든 브랜드가 SUV에 혈안이다.

SUV가 집권한 현 시대엔 소형과 대형의 차별도 없다. 2000만원대의 소형 SUV부터 1억을 훌쩍 넘는 럭셔리 SUV까지, 모두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BMW가 3세대 X3를 선보였다. 차체 사이즈는 동일한 수준이지만, 휠 베이스가 50mm 늘어나 거주성도 높아졌고 주행 성능과 편의사양도 대폭 강화됐다.

여기에 가격을 동결하고 일부 트림에선 약 300만원 수준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등 BMW는 SUV 시장에서의 외연 확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서울과 여주를 오가는 왕복 190km 구간에서 BMW X3의 최상위 라인업 X3 30d M스포츠패키지를 시승했다.

■ 담대한 느낌의 외관 디자인

키드니 그릴로 대표되는 BMW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탓일까, 기존의 X3보다 다소 부드러워진 부분들이 보이지만, X3는 온전히 BMW 그 자체로 보여진다. 담대한 모습이다.

굵직한 보닛의 캐릭터 라인과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전면부 외관은 SUV 특유의 단단하고 강인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풀 LED 방식이 채용된 헤드램프의 디자인은 약간은 언밸런스 하다는 생각이다. 보디빌더의 단단한 몸을 가진 앳된 중학생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디테일 자체는 훌륭하지만, 조금 더 날렵하게 다듬었어도 좋은 디자인이었을 것 같다.

측면부 디자인 또한 BMW 그대로의 디자인이다. 전륜과 후륜의 휠 아치 볼륨감은 상반된 모습을 보이며, 윈도우 라인을 따라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은 정갈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일부 2세대 X3의 외관을 계승한 모습이 보이지만, 여러 형태로 꺾인 테일램프 형상은 다소 복잡하다는 느낌을 준다. 다소 정갈한 헤드램프 디자인과는 상반된 이미지를 준다는 게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다.

■ 넉넉해진 2열 공간..편의사양 구성도 대폭 강화

인테리어 디자인은 최근 BMW의 디자인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맞았다.

BMW 특유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구성은 제법 많은 BMW를 경험해보며 조작에 익숙해졌지만, 다소 심심한 맛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우레탄 재질 대신 인조 가죽 사용 비중이 늘어난 대시보드 부위는 촉감과 조립 품질 등 많은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칭찬할 만 하다.

다이얼을 이용해 조작하던 기존의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터치 스크린과 제스처 컨트롤을 도입해 조작감이 향상된 것도 만족스럽다. 터치 스크린은 정전식 터치 센서를 적용해 버벅거림과 지연 현상 없이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이 밖에도 1열 통풍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등 많은 부분에서 상품성이 강화된 점은 단연 반길 만 하다.

2열은 만족스럽다. 특히 국산 SUV처럼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유독 반갑다. 휠베이스가 50mm 길어진 탓에 2세대 X3 대비 2열 거주성도 넉넉해졌다. 키 181의 성인 남성이 앉은 상황에도 담배갑 한 개 정도 수준의 넉넉한 레그룸이 확보된다.

■ 거침없는 주행 성능..모래 언덕도 가뿐

시승은 온로드와 오프로드 등 2 종류의 코스에서 진행됐다.

온로드 주행 구간에서 느껴본 기본적인 주행 질감은 다이내믹함과 부드러움이 정확히 양립한다. 자칫 여기서 더 다이내믹하다면 장거리 주행에선 다소 피곤한 모습을 보이기 좋았을 듯 하다.

기본적으로 주행 상황 및 정차 상태에서의 정숙성은 매우 만족스럽다. 3.0리터 6기통 디젤 특유의 매끄러운 회전 질감도 만족스럽거니와, 전 구간에서 두텁게 발생하는 63.3kg.m의 토크는 언제든 약 2톤에 달하는 거구를 충분히 끌고 나갈 준비를 갖춘다. 최고 출력은 265마력에 달한다.

애초에 토크도 넉넉하고 변속기도 다단화 된 탓에 엔진 회전계가 늘상 낮게 위치해있는 모습은 제법 인상적이다. 제한속도를 넘긴 고속 구간에서도 2000rpm을 갓 넘기는 수준일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엔진 회전수가 낮게 머무르는 만큼 고속 주행 시 정숙성 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나 체감 속도가 한참 낮게 느껴지는 고속 안정성도 수준급인 탓에 문득 계기판을 보면 속도계가 4시 방향을 가르키고 있는 상황에 직면한다.

와인딩 로드에서의 핸들링은 SUV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BMW 답다는 생각이다. 높은 무게중심 탓에 꿀렁이는 모습을 보일 만도 하건만, 아주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 X3는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와 궁합을 맞춰 기대 이상의 핸들링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안정적으로 배분하는 xDrive와 주행 상황에 맞는 댐핑 능력을 제공하는 다이내믹 댐퍼 컨트롤의 궁합 덕분이다. 이 탓인지 코너에서 속도를 점차 올리며 몰아붙여도, 언더스티어가 발생할 만 한 상황임에도 아무런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오프로드 주파 능력도 거침없다. 온로드에서 제법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인 모습과는 반전된 모습이다.

자갈길과 바윗길 주행은 차체와 서스펜션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일 지언정, 막상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충격은 미미한 수준이다. 차체가 좌우 혹은 상하로 요동치는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한다면, 운전자의 신체로 전달되는 충격은 아주 미세한 수준이다.

오프로드 코스에 모랫길이 포함된 점은 다소 염려됐지만, 이 또한 전혀 어려움 없이 주파하는 모습을 보인다. 0에서 100까지 구동력을 배분할 수 있는 xDrive는 특정 바퀴가 헛도는 상황이 감지될 경우 해당 바퀴의 동력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탓에 바퀴가 헛돌 수 있는 모래언덕에서도 안정적인 그립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 X3..BMW의 내년 상반기 실적을 기대케 하는...

X3는 차 자체도 상당히 만족스러운데, 가격도 상당히 공격적인 수준이다. 잘 팔릴 것 같다는 뜻이다.

X3의 주력 트림으로 점쳐지는 20d 모델들의 경우 가격이 동결됐다. 휠 베이스가 더 넓어지고, M 스포츠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되고 다양한 신규 사양이 추가됐음에도 말이다.

시승한 30d 모델의 경우 또한 약 200만~300만원 수준의 가격 인하가 단행됐다. 수요가 크지 않은 고급 트림이지만, BMW가 얼마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단행한 것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가격에 사기에 충분한가’라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도로 상황을 가리지 않는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풍부한 편의사양, 넉넉한 2열 공간으로 짐작컨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충분하다.

문제는 물량 수급이다. BMW코리아의 볼륨 모델인 신형 5시리즈는 초기 물량 수급 탓에 제대로 된 신차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내년 상반기 실적을 위해서라면 X3의 물량은 충분히 확보 되어야 할 것이라는게 기자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BMW는 내년 상반기 실적을 기대해볼 수 있을 듯 하다.

X3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6580만~836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시승한 BMW X3 xDrive 30d M 스포츠 패키지의 가격은 83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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