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10 03:08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정재현(29)씨는 며칠 전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대리운전을 호출했다. 잠시 후 자신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말끔하게 정장을 빼입고 나타나 "대리운전 부르셨느냐"고 물었다. 정씨가 "대리운전 기사냐"고 묻자 이 남성은 "근처 회사원인데 야근하는 날 집 방향의 대리운전 콜(호출)을 받아서 간다"며 웃었다. "콜을 따기가 어렵지만, 되기만 하면 택시비를 아끼고 점심값도 벌 수 있다"고 했다.
간편한 스마트폰 앱으로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인들이 있다. 직업으로 대리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야근 후 집 방향이 같은 콜을 받아 대신 운전해 주는 것이다. 돈도 벌고 집까지 가는 택시비도 아끼는 '꿩 먹고 알 먹고' 식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간편한 스마트폰 앱으로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인들이 있다. 직업으로 대리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야근 후 집 방향이 같은 콜을 받아 대신 운전해 주는 것이다. 돈도 벌고 집까지 가는 택시비도 아끼는 '꿩 먹고 알 먹고' 식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지난해 5월 카카오가 스마트폰 앱으로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하는 '카카오 드라이버'를 출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리업체를 통해 일하려면 여러 가지 서류를 팩스로 보내고 매달 앱 사용비, 보험료,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업체에 보내야 한다. 기사 부담 비용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다. 또 하루 최소 할당량을 채워야만 대리기사 자격이 유지된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기사 전용 앱을 무료로 설치한 뒤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입력, 보험료 납부 동의, 운전면허증 사진 등록 후 인증 절차를 거치면 된다. 수수료 20% 외 비용은 발생하지 않고 할당량이 없다. 카카오 측은 "대리운전 기사 등록이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할 때 대리운전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대리운전 알바족(族)'은 낮에 다른 일을 하고 밤새 대리운전을 했던 이전의 '투잡족(族)'과는 차이가 있다. 행선지가 같거나 자신이 필요할 때만 용돈 벌이 삼아 한다. 지난 5월 기준 카카오의 대리운전 기사 전용 앱 가입자는 총 19만명. 카카오 측은 "일주일에 서너 번씩 아르바이트 삼아 대리운전을 하는 사람이 전체 가입자의 절반 정도"라며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득이 적은 사회 초년생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고 아껴야 하는데, 그렇다고 '투잡'까지 뛰면서 자신을 혹사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이런 심리가 '대리운전 알바'를 양산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리운전 건수는 늘지 않는데 기사가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말쑥하게 차려입은 '대리운전 알바'족을 보면 부아가 치민다"고 했다.
'대리운전 알바족(族)'은 낮에 다른 일을 하고 밤새 대리운전을 했던 이전의 '투잡족(族)'과는 차이가 있다. 행선지가 같거나 자신이 필요할 때만 용돈 벌이 삼아 한다. 지난 5월 기준 카카오의 대리운전 기사 전용 앱 가입자는 총 19만명. 카카오 측은 "일주일에 서너 번씩 아르바이트 삼아 대리운전을 하는 사람이 전체 가입자의 절반 정도"라며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득이 적은 사회 초년생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고 아껴야 하는데, 그렇다고 '투잡'까지 뛰면서 자신을 혹사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이런 심리가 '대리운전 알바'를 양산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리운전 건수는 늘지 않는데 기사가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말쑥하게 차려입은 '대리운전 알바'족을 보면 부아가 치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