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16 04:00

르노코리아는 지난 3월 31일, 쿠페형 SUV '2026년형 아르카나'를 출시했다. 새로운 디자인과 트림 구성, 업그레이드된 하이브리드 시스템, 그리고 고성능 브랜드 알핀의 감성을 담은 신규 최상위 트림 '에스프리 알핀'을 선보이며 아르카나의 존재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프렌치 감성의 스타일리시한 쿠페형 SUV로 사랑받아 온 아르카나는 이번 연식변경을 통해 그 스타일에 기술적 깊이와 첨단 기능을 더했다. 이 모델은 연식변경과 함께 차명이 이전 E-테크 하이브리드에서 하이브리드 E-테크로 변경됐다. 아마도 르노 본사에서 'E-테크' 기술을 더욱 강조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특히 하이브리드 E-테크 모델은 실제 도로 주행에서 마치 순수 전기차와 같은 질감과 도심 친화적인 연료 효율성을 자랑하며,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번 연식변경의 핵심은 단연 '에스프리 알핀' 트림의 추가다.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은 포뮬러1(F1) 팀 운영을 통해 얻은 스포츠카 디자인 감성과 퍼포먼스를 강조하는데, 이를 아르카나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에스프리 알핀 트림은 외관에서부터 다른 모델과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새틴 어반 그레이 전용 컬러, F1 블레이드 스타일 프론트 범퍼, 다크 틴티드 알로이 휠, 사이드 엠블리셔, 리어 스포일러 등이 기본 탑재돼 역동적인 스타일을 강조한다.
실내는 블루 스티치가 가미된 프리미엄 마이크로화이버 시트가 적용돼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운전자의 편의를 위한 디지털 요소도 강화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오픈알 링크 9.3인치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표면적 272㎠의 가로형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실시간 티맵(TMAP) 내비게이션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10.25인치 TFT 클러스터는 시인성이 뛰어나다.
또한,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24시간 전담 콜센터 연결이 가능한 어시스트 콜 등도 제공돼 차량 관리와 긴급 상황 대응에 있어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시승은 서울 도심과 경기도 일대에서 이루어졌다. 2026년형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테크는 단순히 디자인 업그레이드가 아닌, 기술적 진화와 실사용자의 니즈를 정교하게 반영한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SUV였다.
2026년형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테크는 단순한 병렬 또는 직렬 하이브리드가 아니다. 르노그룹이 F1 머신에서 축적한 하이브리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된 이 시스템은 36kW의 구동 전기모터와 15kW의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모터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과 1.6리터 가솔린 엔진, 그리고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를 결합했다.
이 복잡하면서도 정밀한 구동 시스템은 운전자가 스로틀을 밟는 순간 빠르고 부드럽게 반응한다. 엔진과 모터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상황에 따라 직렬, 병렬, 직병렬 하이브리드 모드를 유기적으로 전환한다. 특히 정체 구간이 잦은 서울 도심에서는 전기 모드 위주의 주행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시속 50km 이하에서 최대 75% 이상을 전기 주행 모드로 커버할 수 있어, 체감 연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시승 모델의 복합 연비는 17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17.4km/L의 놀라운 수준을 나타낸다. 도심에서도 17.5km/L(고속도로: 17.3km/L)로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뛰어난 경쟁력을 보인다.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정숙성이다. 내연기관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저속에서 엔진 소음이 거의 없고, 모터 구동 시에는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부드럽다.
르노코리아는 NVH 성능에도 공을 들였다. 도심 속 교통체증 구간이나 신호 대기 시 진동과 소음 없이 조용하게 머무르는 느낌은 전기차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주행 중에도 외부 소음 차단이 잘 되어 있으며, 가속 시에도 엔진 회전 질감이 거슬리지 않는다.

안전 사양도 눈에 띈다. 운전피로도 경보 시스템(DDAW)과 ADAS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는 MY SAFETY 버튼이 전 트림 기본 사양에 추가됐다. 또한, 트림에 따라 고속화 도로 및 정체구간 주행보조(HTA):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정차 및 재출발) 및 차선유지 보조(LCA), 오토홀드,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S, 차량·보행자·자전거 탑승자 감지),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 후방교차 충돌 경보 시스템(RCTA),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LKA), 오토매틱하이빔(AHL), 큐레스큐(QRescue) 코드 등이 장착됐다.
ADAS 기능을 활성화하면 차선 안에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 위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확실히 피로가 줄어들고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연비, 성능, 안전, 스타일, 첨단 기능까지 모든 항목에서 고르게 완성된 쿠페형 하이브리드 SUV다. 특히 하이브리드 E-테크 시스템은 단순한 연료 절감 그 이상으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하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접근이라 할 수 있다.
F1에서 온 기술력, 프렌치 감성의 디자인, 높은 실내 정숙성과 첨단 기능이 조화를 이룬 2026년형 아르카나는 도시 생활 속에서 효율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더없이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형 아르카나의 판매 가격은 하이브리드 E-테크 기준 테크노 2849만9000원, 아이코닉 3213만9000원, 에스프리 알핀 3401만9000원이다.(친환경차 세제 혜택 및 개별소비세 인하 적용가)
이는 동급 하이브리드 SUV 대비 경쟁력 있는 수준이며, 전기차처럼 조용하면서도 내연기관 특유의 주행 안정성과 경제성까지 모두 챙긴 모델이라는 점에서 가성비가 뛰어나다. 특히 도심에서의 정숙성, 높은 연비, 세련된 쿠페형 디자인, 첨단 안전 사양 등을 고려하면 실용성과 감성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