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승기] '가성비 끝판왕' BYD 아토 3, 실속형 전기 SUV의 정석

성열휘 기자

입력 : 2025.06.28 09:00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올해 1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BYD의 소형 전기 SUV '아토 3'는 출시 3년 만에 전 세계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한 글로벌 베스트셀러다. 이 모델은 BYD의 핵심 기술인 블레이드 배터리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플랫폼 3.0을 기반으로, 탁월한 주행 안정성과 넓은 공간 활용성, 그리고 뛰어난 안전성을 자랑한다.

특히 3D 서라운드 뷰 모니터, 파노라믹 선루프, V2L, 12.8인치 회전형 디스플레이,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편의 사양을 기본으로 갖추며, 동급 경쟁 모델 대비 우수한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판매 시작 후 단 17일 만에 543대가 판매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구매 고객을 살펴보면 20~30대 20%, 40대 30%, 50대 32%, 60대 이상 18%로 전 연령층에서 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외관은 심플하고 세련됐다. 전통적인 동양의 미학과 현대적인 감각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드래곤 페이스 3.0'이라는 BYD 왕조 시리즈의 디자인 언어가 전면부터 후면까지 일관되게 흐르며, 이름처럼 실제로 용의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전면부의 독특한 그릴과 헤드램프는 마치 용의 눈매처럼 날렵하고 날카롭다. 측면부 패널의 D필러에는 용의 비늘을 형상화한 디테일이 숨어 있고, 주간주행등(DRL)은 하늘로 비상하는 용의 수염을 연상시킨다.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유려하게 흐르며, 강인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자아낸다.

차체 전체를 감싸는 웨이스트 라인은 부드럽고 매끄럽게 이어지며,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후면부로 갈수록 날렵하게 경사진 실루엣은 차량의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하면서도, 균형 잡힌 비례감을 유지해 세련된 인상을 남긴다.

조명 역시 외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다. BYD만의 조명 기술 덕분에 16.7m에 달하는 넓은 조사 범위를 확보한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 시 탁월한 시야를 제공한다. 전·후면에 적용된 LED 램프는 시각적 매력을 높였다. 테일램프에는 시퀀셜 턴 시그널이 더해져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공기역학적 설계도 인상적이다. 디자인 자체가 스타일뿐만 아니라 성능에도 기여하는 구성으로, 0.29Cd라는 공기저항계수는 동급 SUV 중에서도 우수한 수치다. 실제 고속 주행 중에도 차체가 안정적으로 도로를 붙잡는 느낌이 인상 깊었다.

컬러는 코스모스 블랙, 타임 그레이, 스키 화이트, 서프 블루(Surf Blue) 등 4가지로 구성돼 있어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시승 차량은 서프 블루 컬러로, 맑은 하늘 아래에서 더욱 돋보인다.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실내는 외관 못지않게 독특하다. 문을 여는 순간, 마치 피트니스 클럽이나 뮤직 라운지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BYD는 '피트니스(Fitness)'와 '뮤직(Music)'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실내 디자인을 구성했다. 이 구성은 스포티함과 리듬감이 조화를 이루며 시각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활기가 넘친다.

센터 암레스트는 러닝머신을 모티브로 했고, 동그란 에어벤트는 덤벨에서, 도어 손잡이는 악력기에서 착안됐다. 도어 포켓엔 기타 줄을 연상케 하는 밴드가 장착돼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디자인적 재미에 기능성까지 놓치지 않은 구성이다.

주행 중 가장 시선을 끄는 요소 중 하나는 앰비언트 라이팅이다. 음악에 따라 색이 유기적으로 변화하며, 마치 콘서트 조명처럼 차 안 분위기를 바꿔 놓는다. 특히 야간 주행 시 매력적이다.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더해져 실내 개방감은 두 배로 느껴진다.

D컷 스티어링 휠은 터치감과 그립감 모두 만족스럽다. 스티어링 휠에는 디스플레이 회전, 음성 제어, 크루즈 컨트롤 등 주요 기능이 직관적으로 배치해 손쉽게 제어가 가능하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는 몸을 감싸듯 잡아주며, 장거리 주행에도 피로감이 적다.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실내 공간에서 가장 독특한 경험을 안겨준 건 노래방 기능이다.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에서 노래방 기능을 실행하면 즉시 차량이 작은 콘서트홀로 변신한다. 블루투스 방식의 휴대용 마이크를 차량에 연결하면, 전·후석 모두에서 듀엣이나 솔로 무대를 즐길 수 있다. 선택 가능한 곡 리스트는 OTA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반주 볼륨과 목소리 볼륨 조절도 가능하다.

12.8인치 회전형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미디어, 공조, 공기 청정 등 주요 차량 기능을 통합 제어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상황에 따라 가로 또는 세로로 회전이 가능해 시인성과 활용성 모두 뛰어나다. 운전석의 5인치 디지털 계기판도 빠르게 변하는 정보들을 직관적으로 전달해 주행 중 시선 분산을 최소화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만족스럽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한다. 또한, 4G 지능형 커넥티비티 시스템은 클라우드와 연동돼 있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무선으로 이루어진다. 실내에 앉아 있는 동안에도 차량은 최신 기능과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업그레이드된다.

차량의 배터리에 있는 전기를 외부 필요한 장치에 공급 혹은 충전하는 기능인 V2L(Vehicle-to-Load)도 제공한다. V2L은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 이상으로 확장시킨 것으로, 캠핑이나 야외 활동, 혹은 비상 상황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용한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을 돕는다. 차량이 움직이는 충전소로 변신할 수 있는 모바일 파워 스테이션이 장착돼 있어 최대 2.2kW의 전력을 외부 전자기기에 공급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휴대폰 무선 충전, 디지털 키(NFC 카드 키 포함), 전동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앞좌석 열선시트, 음성 제어, 티맵 내비게이션, 전좌석 원터치 파워 윈도우 등이 갖춰 편리하다.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BYD 아토 3 / 성열휘 기자

e-플랫폼 3.0의 강점은 공간 설계에서도 드러난다. 평평한 플로어 구조와 넉넉한 휠베이스 덕분에 실내 공간은 5인 가족이 타기에 충분하다. 트렁크는 기본 440리터, 2열 폴딩 시 최대 1340리터까지 확장돼 캠핑 장비나 대형 짐을 싣기에도 손색이 없다.

BYD 아토 3 / BYD코리아 제공
BYD 아토 3 / BYD코리아 제공

아토 3의 핵심은 BYD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플랫폼 3.0'이다. e-플랫폼 3.0의 특징은 통합이다. 크게 8개의 모듈을 집약한 '8-in-1 파워트레인', '고효율 히트펌프 시스템', 그리고 블레이드 배터리 등 3개의 구성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세계 최초 양산형 8-in-1 통합 파워트레인이다. 기존의 독립형 파워트레인과 달리, 구동 모터, 인버터, 감속기, DC 컨버터, 고전압 배전함, 온보드 충전기, 차량 제어기, 배터리 관리 시스템까지 8개 핵심 모듈을 하나로 통합해 무게와 부피를 각각 15%, 20% 줄였다. 이는 곧 전기차의 약점이던 공간과 효율을 동시에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

열 관리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공조용 히트 펌프 시스템과 배터리 온도 관리 시스템이 통합된 고효율 히트펌프 시스템은 배터리의 열 분배를 최적화해 열대 지역이나 추운 지역에서도 배터리의 성능을 극대화했다. 특히 배터리에 대한 직접 냉난방을 제공하는 BYD의 히트 펌프 시스템은 동절기 주변 잔열을 활용하며 저온에서의 열 효율을 최대 20%까지 증가시켜 동절기에도 우수한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21km(상온 복합 기준)이며 저온에서도 상온 수준의 96% 수치인 308km를 실현했다.

BYD의 상징과도 같은 블레이드 배터리는 LFP(리튬인산철) 기반으로, 구조적 안정성과 내구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BYD만의 독자 기술이다. 칼날 모양의 셀을 모듈 없이 바로 팩에 장착하는 CTP(Cell-to-Pack) 구조를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고, 공간 활용도는 50% 이상 향상시켰다.

안전성도 뛰어나다. BYD는 가장 엄격한 내구성 시험으로 알려진 못 관통 테스트 결과를 공개해 블레이드 배터리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급속 충전도 20%에서 80%까지 약 30분 만에 가능해, 일상 속 충전 스트레스도 적다.

BYD 아토 3 / BYD코리아 제공
BYD 아토 3 / BYD코리아 제공

아토 3는 '정숙하고, 부드럽고, 튼튼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가속 반응은 경쾌하고, 저속에서는 다소 가벼운 핸들링이 느껴지지만 중고속에 들어서면 오히려 탄탄한 조향감과 차체 밸런스가 인상적이다. 서스펜션은 노면의 정보를 고스란히 전달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다듬어져, 전기차 특유의 떠 있는 느낌보다는 지면에 밀착된 안정감을 준다.

'저가형 중국산'이라는 편견을 단숨에 날려버릴 만큼 다양한 첨단 안전 사양도 눈에 띈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CC)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 중앙 주행 보조 시스템(LCC)이 융합된 주행 보조 시스템이다. 단순한 속도 유지 기능을 넘어,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하며, 동시에 차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차량의 조향을 적극적으로 보조해 준다. 실제로 속도를 설정한 후 ICC 기능을 활성화하면 전방 차량과의 간격을 인식하고 부드럽게 속도를 조절했다. ACC 기능이 반응하는 방식은 꽤나 세련됐다. 급브레이크나 불필요한 감속 없이, 운전자보다 더 매끄럽게 가감속을 제어하며 정속 주행을 이어갔다. LCC는 스티어링 휠을 살짝 쥔 상태에서도 차량이 능동적으로 조향을 보조하며 차로의 중앙을 정확히 유지했다.

이 외에도 차선 이탈 경고 및 보조 시스템(LDW·LDP), 사각지대 보조 시스템(BSA), 3D 서라운드 뷰 등이 적용돼 안전을 돕는다.

아토 3는 합리적 전기 SUV다. 가격은 아토 3 3150만원, 아토 3 플러스 333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일부 지자체에서는 2000만원 후반 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주행거리, 첨단 기술, 안전 사양, 그리고 BYD의 독보적 플랫폼과 배터리 기술까지 모두 담았다는 점은 경쟁 모델 대비 분명한 메리트다.

주행 퍼포먼스는 기본에 충실하고, 안전 사양은 풍부하며, 전기차로서의 실용성과 유지비용 측면도 매력적이다. 전기차 입문자나 실속형 SUV를 찾는 이들에게 아토 3는 실용과 기술이 조화를 이룬 '가성비 끝판왕'이라 불릴 만하다.

PC 버전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