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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생산차 놓고 현대차 고민..과연 차종은?

데일리카 박경수 기자

입력 : 2019.02.07 10:13

수정 : 2019.02.07 10:13

[데일리카 박경수 기자]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31일 완성차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여기서 생산하는 차종이 관심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와 현대차는 일단 여기서 생산하는 차종을 내수 전용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결정했다. 매년 7만~10만 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당장 상반기에 울산공장에서 ‘베뉴’를 생산한다. 베뉴는 기아차가 판매하는 소형 SUV인 스토닉과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차종이다. 준중형 세단 엑센트가 단종하면서, 엑센트를 생산하던 울산3공장 생산라인에 베뉴를 투입한다.

이 때문에 광주형 일자리를 적용하는 공장에서 베뉴를 생산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단 울산공장에서 엑센트 라인을 대체한 이후 2021년 광주 공장이 완공되면 여기서 베뉴를 생산한다는 추정이다.

하지만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예상은 완전히 틀렸다. 베뉴는 2017년 6월 출시한 소형 SUV(코나)보다 약간 크기가 작지만 배기량(1600㏄)은 비슷한 소형 SUV다. 반면 광주형 일자리는 1000만원대 중반 정도의 배기량 998㏄ 안팎의 경차를 생산한다.

또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던 차를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단체협약에 따라서도 거의 불가능하다. 현대차 노조의 양보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만일 베뉴 생산기지를 울산공장에서 광주공장으로 바꾸는 것은 비현실적이지만, 그렇다고 베뉴를 광주공장과 울산공장에서 동시에 양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더 어렵다. 초봉 3500만원 수준의 광주공장 근로자가 평균연봉 9000만원인 울산공장 근로자와 같은 차를 만든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베뉴와 경형 SUV의 중복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는다. 지난해 경차 시장의 67.5%를 형제 브랜드 기아차(모닝·레이)가 점유한 상황에서 베뉴와 경형 SUV 소비자층이 겹친다면 또 다시 현대차 수요가 이동하는 자기잠식 현상이 우려된다.

현대차는 2002년 경차 아토스를 단종한 이후 국내 경차급 시장에 신차를 출시하지 못했다. 차 가격과 비교해 국내 생산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봉 3500만원(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 연봉·주 44시간 근무 기준)의 적정 임금과 노사 상생 생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광주시 주도 완성차 사업에 참여할 경우 현대차도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경차급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봤다.

현대차는 경형 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시장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SUV로 신차를 개발해 승용차 중심 경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차 수요를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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