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18 18:14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XC90'은 단지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이라는 타이틀에 머물지 않는다. 2002년 첫선을 보인 이래, 20년 넘게 글로벌 럭셔리 SUV 시장에서 정제된 스칸디나비안 감성과 '인간 중심'이라는 철학, 그리고 업계를 선도하는 안전 기술을 바탕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수입차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도 XC90은 흔들림 없는 존재감을 이어오며,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한 대표적인 플래그십 SUV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일 출시된 신형 XC90은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플래그십이라는 수식어를 그저 반복하지 않는다. 전동화 시대에 맞춰 세련되게 다듬어진 외관, 직관성을 높인 첨단 기술, 고급스러운 소재로 재구성된 실내는 차량의 진화를 오감으로 체감하게 만든다.
특히 여름 휴가철, 가족 단위 이동이 많아지는 시기엔 신형 XC90의 진가가 더욱 빛을 발한다. 넉넉한 공간과 탑승자를 배려한 세심한 설계, 최신 편의 사양이 조화를 이룬 신형 XC90은 '패밀리카의 정석'이라 불릴 만하다. 2열과 3열까지 모두 여유로운 공간 구성은 물론, 장거리 운전 시에도 피로를 줄여주는 부드러운 승차감, 직관적인 디지털 인터페이스, 고급 소재로 마감된 실내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만족할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외관은 웅장하면서도 절제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현대적인 플래그십 SUV의 세련됨에, 볼보자동차 특유의 클래식한 스타일 요소가 어우러져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지속적이고 영원한 존재감을 완성했다. 또한, 전기차 라인업을 연상시키는 디테일은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진화한 전면부다. 새로운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범퍼 및 펜더, 보닛 등의 디테일에 변화를 꾀했다. 특히 프론트 그릴은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닌, 신형 XC90의 인상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로 진화했다. 브랜드 최초로 도입된 사선 메시 인서트는 그래픽적인 패턴을 적용해 강인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발산하며, 브라이트 또는 다크 등 두 가지 테마에 따라 크롬이나 블랙 하이글로시로 마감돼 각각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차량 잠금 및 해제 시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웰컴 및 페어웰 라이트 시퀀스는 신형 XC90만의 독창적인 감성 터치. 사용자를 환영하고 작별하는 방식마저도 브랜드 철학으로 풀어냈다.
후면부의 리어 램프는 한층 짙어진 톤으로 고급스러운 세련미를 더했다. 어둠 속에서도 도드라지는 그 윤곽은 마치 장인의 손길로 완성된 북유럽 가구처럼 절제와 정교함이 어우러진다.
클래식하면서도 스포티한 감성의 다크 테마도 새롭게 선보인다. 기존의 브라이트 테마는 윈도우 프레임, 전면 그릴, 범퍼 인서트, 도어 하단 몰딩, 일체형 루프 레일 등에 밝은 크롬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했지만, 다크 테마는 크롬 디테일이 적용된 부분을 블랙 하이글로시로 마감해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두 가지 알로이 휠은 한층 더 우아하고 강인한 실루엣을 완성한다. 폴리싱 처리된 알루미늄, 블랙 하이글로시가 대조를 이루는 다이어몬드 컷 디자인은 독창적이고 기술적인 이미지를 더한다. 플러스, 울트라 트림에 따라 20인치, 21인치 각기 다른 사이즈의 휠 디자인이 적용돼 다른 개성을 발산한다.

실내는 겉으로 보기엔 익숙하지만, 한층 더 깊고 고급스럽다.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란 걸 단번에 체감할 수 있다. 수평적인 형태를 지닌 대시보드는 새로운 세로형 송풍구 디자인과 함께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사용한 텍스타일과 질감을 강조하는 조명이 포함된 우드 데코가 어우러져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드 데코는 인테리어 컬러에 따라 브라운 애쉬와 그레이 애쉬 중 선택할 수 있어 개인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
야간 주행에서는 한층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실내 곳곳을 은은하게 비춘다. 센터 콘솔에는 무선 스마트폰 충전 기능이 향상됐고, 컵홀더 배열도 새롭게 조정돼 사용성도 개선됐다. 여기에 추가된 수납공간은 작은 물건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 다른 강점은 좌석에 앉는 순간 느껴진다.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는 탁월한 착좌감을 제공하며, 새롭게 추가된 카다멈 컬러는 기존의 차콜, 블론드와 함께 더욱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피로감을 최소화한 설계는 장거리 주행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한다.
현대적인 감성을 지닌 디지털 세대들을 위해 USB C타입 포트는 1·2열 모두에 제공하고, 무선 충전 기능 또한 안정성과 효율을 개선했다. 스티어링 휠에는 새로운 아이언 마크가 적용됐으며, 크롬 인서트가 가미된 도어 패널과 맞춤형 터널 콘솔 상단은 전반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볼보자동차는 단지 안락함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XC90은 실내 공기까지도 신경 썼다. 세계 최초로 공기질 측정 기능이 포함된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 시스템(AAC)은 초미세먼지(PM2.5)를 최대 95%까지 차단, 실내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줄인다. 여기에 알러지 프리 소재를 사용해 알레르기나 천식 등의 질환을 가진 사용자도 안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적 요소에서도 정점을 찍는다. 1410W의 출력을 자랑하는 19개의 하이파이 스피커는 바워스&윌킨스(B&W)와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대시보드 상단의 트위터 센터 스피커를 포함해 루프 스피커, 서브 우퍼까지 차량 구조에 맞게 정교하게 설계돼 어느 좌석에서도 몰입감 넘치는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장인 정신이 담긴 스웨덴 오레포스 사의 크리스탈 기어노브도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됐다.

신형 XC90에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디지털 사용자 경험이다. 특히 한국 시장을 겨냥해 티맵(TMAP) 모빌리티와 공동 개발한 커넥티비티 시스템은 핵심 경쟁력이다. 새롭게 적용된 차세대 사용자 경험인 Volvo Car UX는 운전자가 더 많은 정보를 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11.2인치 독립형 고해상도 스크린으로, 기존 대비 픽셀 밀도가 21% 향상돼 눈에 띄게 선명하다. 길을 찾거나 차량 기능을 조작할 때도 응답 속도나 시인성 면에서 큰 만족감을 준다. 12.3인치 운전자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위치에 띄워준다. 그 덕분에 시선을 도로에서 뗄 필요가 없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국내 최고 수준의 티맵 오토 내비게이션과 음성 인식 기반의 누구 오토다. 한국어 인식률은 96% 이상으로, 복잡한 발음이나 자연어 명령도 꽤 정확하게 인식한다. 여기에 티맵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써드파티 앱을 설치할 수 있고, 네이버 차량용 웨일 브라우저까지 탑재돼 차량에서 직접 유튜브, OTT, 음악 스트리밍, 웹툰, SNS 등 대부분의 온라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유튜브 화질도 만족스럽다.
스마트폰의 UX를 차량 안으로 가져온 셈인데, 단순히 미러링하는 수준이 아니라 차량 중심에 맞춰 완전히 통합된 형태다. 게다가 웹 기반 개방형 생태계를 지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추가될지 기대하게 만든다.
스마트폰과의 연결성도 강화됐다. 볼보 카스 앱을 통해 차량 도어 잠금·해제, 주행 전 온도 설정 등이 가능하다. 주행 중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차량 내 볼보 어시스턴스 버튼 하나로 24시간 긴급 출동, 사고 접수, 서비스센터 연결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에서도 차별화된다. 최대 15년간 무상 제공되는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차량을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해주며, 5년간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도 기본으로 포함된다.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 흐름을 XC90이 가장 잘 보여주는 셈이다.


2열은 전장 4955mm, 전폭 1960mm, 전고 1775mm, 휠베이스 2984mm 차체 크기로, 성인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열선시트와 전용 송풍구, 공조 장치, 충전 포트, 컵홀더 및 팔걸이, 햇빛 가리개 등 필요로 하는 품목도 알차게 넣었다. 트렁크는 기본 670리터이며, 2·3열 시트를 접으면 1950리터로 늘어나 캠핑, 차박, 짐이 많은 가족 여행에도 무리 없이 넓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다.

신형 XC90은 가솔린 기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B6)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 두 가지로 나뉜다. 시승차는 B6 트림이다. 직렬 4기통 2.0리터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전자식 AWD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6.7초다. 복합 연비는 9.5km/l(도심: 8.4km/l, 고속도로: 11.3km/l)다.
운전을 위해 탑승하면 몸을 감싸듯 포근하게 지지해 주는 시트가 인상적이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은 거의 없고, 전반적인 정숙성이 뛰어나다. 초반 가속은 부드럽고 민첩하다. 특히 시속 60~80km 구간에서의 정숙성은 인상적이며, 엔진과 조화를 이루는 8단 자동변속기의 반응도 빠르고 자연스럽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 페달을 조금 더 깊게 밟아보니 힘이 묵직하게 전달된다. 더 인상적인 건 진동 없는 주행 감각과 조용한 실내다. 풍절음과 고주파 소음은 A·B필러와 파이어월에 추가된 흡음재 덕분에 확실히 억제됐고, 고속에서도 실내는 고요하다.
코너에서는 전자식 AWD 시스템과 에어 서스펜션의 조화가 돋보인다. 차체의 기울어짐이나 언더스티어 없이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며, 스티어링 휠의 반응도 정교하다. 특히 울트라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된 에어 서스펜션은 요철을 부드럽게 넘기고, 고속 주행 시 자동으로 차고를 낮춰 안정감을 더한다.
도심 속 저속 주행에서도 거친 움직임 없이 부드럽게 흐른다. 제동 시에는 회생 제동을 통해 에너지를 회수하고, 이 에너지는 가속 시 다시 사용되어 효율과 반응성을 높인다.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 없이 묵직하게 밀고 나가며, 요철이 많은 노면에서도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실내의 승객은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 하나로 활성화되는 반자율주행 기술 파일럿 어시스트는 차선 내에서 차량의 위치를 일정하게 유지해 준다. 앞 차량이 정지하면 함께 멈추고, 다시 출발할 때도 부드럽게 이어지며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확연히 줄여준다. 여기에 반대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사각지대 경보 및 조향 어시스트, 후측방 경보 및 후방 추돌 경고, 교차로 경보 및 긴급제동 서포트 등 다양한 안전 사양이 함께 탑재돼 주행 전반에서의 안정감을 더한다.
전체적으로 신형 XC90은 단순히 출력 수치나 마력만을 내세우는 SUV가 아니다. 진정한 프리미엄 SUV란 무엇인지, 운전자와 탑승자가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짚어낸 모델이다. 정숙함, 부드러움, 고급스러운 승차감, 그리고 세련된 주행 보조 시스템까지 조화롭게 담아내며, 도심에서든 고속도로에서든 안락하고 여유로운 주행을 제공한다. 특히 넓은 공간과 높은 안전성, 탑승자 중심의 편의 사양까지 고루 갖춰 패밀리카로서도 손색이 없는 완성도 높은 SUV다.
신형 XC90의 판매 가격은 B6 플러스 트림 8820만원, B6 울트라 트림 9990만원이며, T8 울트라 트림은 1억16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