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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기차 대중화에 ‘안성맞춤’...기아차 ‘니로 EV’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입력 : 2018.09.17 11:50

수정 : 2018.09.17 11:50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오는 2030년 쯤에는 일반 도로에서 운행하는 차량 중 10%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환경차에 대한 관싴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차의 보급도 빠르게 확산될 조짐이다.

사실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은 지금까지 130여 년간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맡아왔지만,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의 배출 등으로 더 이상은 설 자리가 없다는 해석이다.

특히 디젤차의 초미세먼지는 암을 발생시키는 주 원인으로 꼽히는데, 매연저감장치(DPF)를 장착하더라고, 완벽하게 걸러지지 않는다. 빠르게 판매를 금지해야만 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그런만큼 친환경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전기차가 꼽힌다. 가솔린과 전기 에너지로 구동되는 하이브리드차의 경우에는 기술력이 발전할수록 전기차로이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궁극의 친환경차로는 수소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기아차가 내놓은 니로 EV는 우리나라에서 전기차 시장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는 대체자로 판단된다. 산뜻한 디자인 감각에 단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85km를 주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전기차는 늘 주행거리가 짧았던 까닭에 운전하면서도 연료가 언제 떨어질지 불안한 마음이었지만, 니로 EV는 이런 조급함을 어느정도는 벗어던지게 만든다는 점이 매력이다.

니로 EV는 사전 계약을 시작하자마자 불과 이틀만에 5000대가 판매되는 등 총 8500대가 예약된 상태다. 기아차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3500대가 더 판매된 셈이다.

■ 친환경 이미지 강조한 산뜻한 분위기

니로 EV는 전장이 4375mm로 소형 SUV 세그먼트에 포함되는데, 전기차라는 친환경 이미지가 부각된 디자인 감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하이테크하면서도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 걸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후드 상단에는 캐릭터 라인을 통해 볼륨감을 살짝 높였는데, 상위 SUV 모델인 스포티지의 감각도 묻어난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하학적 패턴으로 구성됐는데, 우측에는 별도의 전기 충전시스템이 적용됐다.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는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졌고, 턴시그널 램프는 하이테크한 감성이 연출된다. 안개등은 프로젝션 타입이다.

측면에서는 웨이스트 라인이 다이내믹한 감각이다. 윈도우 라인에는 크롬을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차체 사이즈는 작지만, 쿼터 글래스도 적용해 고급스럽게 디자인 됐다. 가니쉬는 크롬바를 적용했고, 17인치 알로이 휠은 전기차 전용이다.

후면은 무난하다. 튀는 모습은 아니지만, 따라오는 뒷차에서의 시인성을 감안한 적절한 설계로 보인다. 스톱램프 일체형의 리어 스포일러는 고속 주행에서 안정성을 높인다. 리어램프는 테두리에 진한 레드색을 적용해 두드러지는 모습이고, 리플렉터의 배치도 적절하다.

깔끔한 모습이 강조된 실내는 군더더기 없다. 계기판에는 에너지 흐름도 등 다양한 차량의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6가지의 실내 무드조명도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4개의 에어벤트와 시트에는 컬러 줄무늬를 적용해 친환경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제공한다. 그러나 크게 매력적인 건 아니다.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는 조작감이 뛰어나다. 휴대폰을 무선으로도 충전할 수 있도록 했고, 곳곳에 수납공간을 배치한 건 실용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기아차의 배려다.

■ 민첩하면서도 파워풀한 주행감각

전기차 니로 EV는 64kWh급 리튬이온배터리와 150kW급 고용량 전기모터가 적용됐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04마력에 달하며, 모터 최대토크는 40.3kg.m(395Nm) 수준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실내 소음은 전혀없다. 전기차이기 때문에 전기모터 소리만 살짝 들리는 정도다.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은 알루미늄 재질로 구성돼 있어 젊은 감각이다. 페달 반응은 민첩하고 산뜻하다.

저속 주행에서는 엔진음이 전혀 들리지 않기 때문에 주변을 지나는 행인 입장에서는 차량이 지나가고 있는지를 전혀 알 수는 없는 정도다. 행인들의 안전을 위해 임의로 사운드를 내게 할 수도 있지만, 니로 EV에는 굳이 적용되진 않았다. 저속에서의 안전운전은 운전자 몫이다.

어느 정도 속도를 올려도 실내는 여전히 조용하다. 타이어가 굴러가는 로드 노이즈나 ‘윙~윙’거리는 전기모터 소리만 들릴 뿐이다. 주행중 실내가 워낙 조용하다보니, 전기모터 소리가 오히려 거슬리는 정도다.

승차감은 비교적 안락하지만, 시트는 다소 하드하게 세팅된 감각이다. 시트 포지셔닝은 차체 높이가 1570mm이란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높게 세팅돼 있어 운전에 살짝 부담감을 준다.

액셀 답력은 흡족하다.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산뜻한하게 반응한다. 다만, 액셀을 밟았다 떼었다를 반복하는 경우 주행중 차량이 심하게 울컥거리는 현상을 느낀다. 이는 제동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배터리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니로 EV를 처음으로 접하는 경우에는 울컥거림 때문에 주행에서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페달의 답력을 조절할 수 있다.

니로 EV에는 패들시프트가 적용됐다. 주행중 왼쪽 시프트를 누르면 차량의 속도가 서서히 줄어들면서 회생제동 컨트롤이 작동된다. 심한 경우에는 차가 정차까지 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주행중에는 작동에 유의할 필요성도 느낀다. 시내 도로 주행에서는 브레이크 대신 패들시프트만으로 차를 정차시킬 수도 있겠다.

우측 패들시프트를 조작하는 경우에는 고속주행이나 내리막 길에서 타력으로 주행하는 경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이 같은 회생제동시스템은 기아차 니로 EV에서 처음으로 보는 경우다.

고속주행에서의 달리기 성능은 매력적이다. 전기차인만큼 실용성에 충실하게 설계됐지만, 순간 가속성은 세미 스포츠카로 불려도 흠잡을 건 없는 정도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주행감은 빠르고 민첩하다. 급제동에서는 생각 이상으로 날카롭다.

니로 EV에는 능동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대거 적용됐다. 차로 이탈방지시스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전방 충돌방지시스템 등이 채용됐다. 부주의한 운전으로 차선을 이탈하면 전자적으로 휠을 조정해 차선을 유지한다. 크루즈 시스템은 앞차와의 거리를 미리 설정한 차간 거리를 유지하도록 해주는데, 정밀한 감각이다.

니로 EV는 소형 SUV로 트렁크 용량은 380ℓ 수준인데, 2열 시트를 6:4로 폴딩하는 경우 1405ℓ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차체 사이즈는 작지만, 공간활용성은 기대 이상이다.

■ 기아차 니로 EV의 시장 경쟁력은...

니로 EV는 레이 EV와 쏘울 EV에 이어 기아차가 세번째로 내놓은 전기차다. 회생제동시스템이나 능동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이 적용돼 기존 전기차보다는 훨씬 기술력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특히 대용량 배터리를 적용해 단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85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여기에 204마력의 출력으로 강력한 주행감각을 지녔다는 것도 기존 전기차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대목이다.

지금까지 전기차는 친환경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면서도 실제 생활에서는 짧은 주행거리나 배터리 충전시간 등의 이유로 소비자들부터 외면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니로 EV는 이 같은 단점을 최소화 시킨 전기차라는 점에서 향후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니로 EV의 국내 판매 가격은 개소세가 적용되는 경우 트림별 모델에 따라 4780만~4980만원 수준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약 1700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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