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치오네 FCA 회장, 건강 악화로 사임..‘현대차 합병설’ 향방은?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FCA그룹의 수장 마르치오네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회장직에서 사임한다.

23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세르지오 마르치오네(Sergio Marchionne) FCA 회장은 수술 후유증 등 건강 악화를 이유로 경영직에서 은퇴한다.

FCA그룹을 소유한 아넬리 가문의 존 엘칸(John Elkann)은 입장문을 통해 “마르치오네는 특별한 지성을 지닌 멘토이자 나의 친구”라며 “불과 몇 시간 전 까진 상상할 수도 없던 상황이었기에 슬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르치오네 회장은 FCA 및 페라리 회장직에서 사임, 내년 5월까지로 명시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지난 2009년 크라이슬러 CEO를 시작으로 2011년 크라이슬러 회장직에 취임, 크라이슬러가 피아트그룹과 합병된 이후 FCA그룹과 페라리의 경영을 총괄해왔다. 그의 다분한 승부사적 기질은 FCA의 경영 정상화를 이어가는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이날 긴급 이사회는 FCA 최고경영자에 마이크 맨리(Mike Manley) 지프 CEO를 지명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다임러크라이슬러에 합류한 이후 2009년부터 지프 브랜드를 맡아왔으며, 2015년부터 픽업트럭 브랜드 램(RAM)의 CEO를 겸직하고 있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겸직하고 있던 페라리 최고경영자 직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이사회는 페라리 회장의 후임자로 엘칸을 지명했으며, 차기 CEO로 루이스 카밀레리(Louis C. Camilleri) 전 필립모리스 CEO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현대차와의 합병설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국계 영자지 아시아타임즈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FCA의 주가를 주목하고 있으며, 마르치오네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 현대차그룹이 FCA와의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 보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FCA간의 인수합병 추진에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엘리엇은 1조원대의 현대차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 중 한 곳에 속하는 데다,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지속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마르치오네 회장의 건강이 위독, 스위스 취리히 소재의 병원에 입원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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