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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보완하겠다” 한발 후퇴

더드라이브 조창현 기자

입력 : 2018.05.21 08:47

현대차그룹 사옥
현대차그룹 사옥
정의선 부회장 “시장 고언 겸허하게 받아들여 재검토할 것”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려던 현대자동차가 시장의 반발에 부딪혀 한발 물러섰다.

현대차그룹은 21일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개선하여 다시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현재 체결돼 있는 분할합병 계약을 해제한 후 분할합병 안을 보완·개선해 다시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던 양사 임시 주주총회는 취소됐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구조개편 안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사업구조와 지배구조 개편 안에 보내주신 많은 관심과 조언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들과 투자자,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검토해 반영하겠다. 여러 주주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여러 의견과 평가를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 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보완 개선하겠다”면서 “주주들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욱 적극적이고 폭넓게 소통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지배구조 개편 안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개편 안이 “자동차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해 본연의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순환출자 등 국내 규제를 모두 해소하는 최적의 안”이라고 강조해왔다.

1인 시위 벌이는 현대차그룹 노조원
1인 시위 벌이는 현대차그룹 노조원
하지만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는 “의심스러운 지배구조 개편”이라며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에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ISS는 “거래가 한국 법을 준수하지만,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해 보인다”라고 지적했고, 글래스 루이스도 “의심스러운 경영논리에 바탕을 뒀고 가치 평가가 불충분하게 이뤄졌다.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만 유리하다”라며 반대했다.

결국 이 같은 세계 유력 의결권 자문사들의 잇단 반대 권고가 외국인 주주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다가올 주총에서도 시장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제네시스(2015년)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제네시스(2015년)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추진 중이던 개편 안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정 부회장은 “어떤 구조개편 방안도 주주들과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면서 “그룹이 경쟁력 확보와 생존,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 자동차 사업 본연의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고 주주 환원으로 선순환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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