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승기] 정장을 빼입은 신사를 연상시키는..재규어 XF 3.0 SC S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입력 : 2018.04.18 18:18

수정 : 2018.04.18 18:18

도시적 감각을 지닌, 세련된 정장을 빼입은 신사의 모습 그대로다. 재규어가 내놓은 스포츠 세단 XF의 첫 인상이 그렇다.

1998년 처음으로 선보인 XF는 재규어의 플래그십 모델 XJ의 아랫급 버전으로,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비롯해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렉서스 ES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경쟁을 펼친다.

재규어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속하지만, 이들 경쟁 브랜드들에 비해서는 소비자 선호도나 인지도 등 브랜드 밸류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F는 가장 치열한 세그먼트에 속하는 중형세단 부문에서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XF만의 세련된 디자인 감각에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게 기자의 시각이다.

XF는 트림별 모델로 XF 20d, XF 25t, XF 35t, XF S AWD 등의 라인업을 갖췄는데, 올해들어 3월까지 645대가 판매돼 재규어 전체 판매량의 45%를 차지하는 주력 모델이다.

■ 에어로 다이내믹한 스타일..도시지향적 디자인 감각

XF는 스포츠 세단으로서 에어로 다이내믹한 감각이 강조됐다. 여기에 도시지향적인 스타일로 설계돼 세련미가 넘친다. 트렌드에 걸맞는 모던한 정장을 차려입은 신사와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디자인 밸런스는 조화롭다.

후드 상단의 캐릭터 라인과 날카로움이 더해진 헤드램프, 비교적 점잖은 스타일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창조적이면서도 도시적인 감각이다. 그릴 안쪽에 컬러풀한 S 엠블럼을 넣어 차별감과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헤드램프는 J 블래이드 주간주행등으로 둘러싸인 어댑티브 LED가 적용돼 감각적이다. 여기에 대형의 에어덕트 라인은 남성적인 느낌이다.

측면은 롱후드 숏데크 형태로 루프라인은 유려하다.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전형적인 이미지다. 차체 하단에는 크롬 몰딩을 덧대 포인트를 줬다. 타이어는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245mm의 광폭 사이즈다. 편평비는 40R로 세팅돼 달리기 성능이 강조됐다.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다.

후면은 트렁크 리드가 곡선 형태의 둥그런 라인으로 처리됐다. 끝단은 살짝 올려 리어 스포일러 역할을 맡도록 기능적, 실용성도 살렸다. 좌우 리어램프를 잇는 크롬 몰딩은 간결한 모습이다.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에도 걸맞는다. 듀얼 머플러는 스포츠 세단으로서 강력한 성능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실내는 고급스러운 감각이다. 대시보드 상단의 스티칭은 레드 색으로 정교하면서도 강렬하다. 스티어링 휠은 매끄러우면서도 그립감은 뛰어나다. 센터페시아에 적용된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시선보다는 다소 아랫쪽에 배치돼 고속 주행중 집중력을 살짝 떨어뜨린다.

버튼류는 20여개로 세팅돼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게 설계됐다. 좌우 에어벤트는 공조장치를 작동시키면 개폐돼 차별적인 인상이다. 가죽시트는 가장자리에 레드 색상이 적용돼 강렬한 느낌을 더한다. 실내 무드 조명등은 10가지 색상 중 선택이 가능한데, 분위기를 한껏 올려준다.

■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적인 주행감각 ‘매력’

시승차는 럭셔리 에어로 다이내믹 패키지가 적용된 XF 3.0 SC S 모델. 재규어의 스포츠카 F-타입에도 적용된 3.0 수퍼차저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80마력(6500rpm), 최대토크 45.9kg.m(4500rpm)의 강력한 파워를 지닌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도달 시간은 불과 5.3초. XF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날렵하고 빠른 움직임이다. 최고속도 제한은 시속 250km까지 가능하게 세팅됐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센터터널에 배치된 라운딩 형태의 드라이브 셀렉터가 튀어나온다. 실내는 엔진회전수 750rpm 수준의 아이들링 상태에서 42~44dB 정도의 소음이 발생한다. 조용한 도서관이나 새가 지저귀는 정도에 속하는데, 가솔린 엔진으로서 이 세그먼트에서는 적절한 세팅이다.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빠르고 민첩하다.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툭 튀어나가는 순간 가속력은 매력적이다. 차체는 가벼운 느낌인데, 알루미늄 모노코크 구조와 리벳 본딩을 활용해 경량화를 실현한 때문이다.

시속 120km 정도에서의 승차감은 스포츠 세단이면서도 안락한 맛이다. 시트 촥좌감이나 스티어링 휠의 감각이 빼어난 수준이어서 몸에 감기는 맛이 남다르다. 풍절음은 귀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엔진회전수가 3000rpm을 넘기면서부터는 XF의 진가를 더욱 느낄 수 있다. 겉모습은 세련된 정장 차림을 한 신사의 모습 그대로지만, XF의 심장은 ‘그르릉’ 거리는 거칠고 굵직한 엔진 사운드로 이중적인 모습이다.

ZF 8단 변속기는 기어비가 세밀하게 설정돼 응답성이 빠른 감각이다. 서스펜션은 앞과 뒤에 더블 위시본과 인테그럴 링크 방식이 채용됐는데, 직진 고속과 와인딩 로드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주행감은 스포츠 세단 본연의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와 함께 럭셔리카에서 볼 수 있는 안락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부드러워야 할 때는 부드러운 감각, 펀투 드라이빙을 원할 때는 스포츠카 뺨치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면, 스티어링 휠은 단단하고 무거운 감이어서 안정적이다. 패들 시프트는 기어비가 정교하게 세팅돼 빠른 변속이 가능하다. 스포티한 주행감을 더해준다. 패들 시프트는 국내 운전자들보다는 오히려 유럽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주행중 트랙션은 최상으로 판단된다. 노면 상황에 따라 스로틀과 기어, ABS 인풋이 세밀하게 제어된다. 특히 AWD 시스템은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가 감지되면 토크가 전자적으로 분배돼 스티어링 휠 각도나 바퀴 속도 등 차량 제어력을 유지한다.

어댑티브 크루즈의 경우에는 차량 전방에 설치된 레이더가 모니터링을 통해 앞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시켜 주는데, 출퇴근 길에서 교통이 정체되는 경우에도 자동으로 차가 정지하는 등 차량의 흐픔에 맞춘다. 편의성이 높다.

XF S 모델은 메리디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17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825W급이다. 개인적으로는 인피니티나 르노삼성에도 적용된 보스 오디오 시스템을 선호하는데, 명품 메리디안 시스템 역시 클래식이나 대중음악을 들을 때 실내는 콘서트홀을 연상시킨다.

XF 3.0 SC S의 공인연비는 도심 7.9km/ℓ, 고속도로 11.8km/ℓ로 복합연비는 9.3km/ℓ 수준이다. 이번 시승과정에서는 대부분 고속주행이 이어졌는데 실연비는 7.93km/ℓ를 보였다.

■ 재규어 XF 3.0 SC S의 시장 경쟁력은...

재규어 XF 3.0 SC S은 XF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최상위 버전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중형 세그먼트에 속하지만, 모델 포지션으로 볼 때에는 럭셔리 스포츠 세단으로 불러도 크게 손색은 없다.

국내 판매 가격은 1억300만원으로 경쟁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는 비싸다는 건 흠이다. 다만, 달리기 성능 등 뛰어난 퍼포먼스 뿐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 감각을 지녔다는 건 매력적인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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