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

[하영선 칼럼] 자동차 디자인 경쟁력 높이는..오토디자인어워드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입력 : 2017.09.11 05:38

수정 : 2017.09.11 05:38

9일 오후 2시.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KINTEX) 세미나실에서는 나이가 앳띈 얼굴의 초등학교 저학년생에서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일반인,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 대학교수, 자동차 업계 임원, 언론인 등 80여 명이 모여 뭔가 기대감에 들뜬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2017 오토디자인어워드(Auto Design Award)’ 시상식과 함께 유명 자동차 디자인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세미나가 이어진 때문이다.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최근 트렌드, 열정 등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모인 셈이다.

오토디자인어워드는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 공모전이다. 초등학생에서부터 현직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대상자는 한계가 없다. 사실상 정치 성향을 떠나 모든 국가에서 전 세계인이 대상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모빌리티, 다시 만나 세계’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2017 오토디자인어워드’는 지난 6~8월까지 약 50일간 작품을 접수한 결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인도, 호주 등 9개 국가에서 총 246개 작품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영예의 대상은 우리나라의 조정인 씨(한서대. 산업디자인학과)가 차지했다. 일반부문과 청소년부문으로 나뉘어 총 30명의 수상자가 배출됐다. 시상금은 대상 500만원을 포함, 총 1740만원에 달한다.

조정인 씨는 조선시대 여성들이 타고 다니던 ‘가마’의 전라도 사투리인 ‘덩’을 소재로 미래차를 재해석한 디자인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영국의 RCA(왕립디자인학교)에서 수학하고 있는 인도인과 최종 경쟁을 벌인 끝에 대상을 차지하게 됐다는 게 이번 오토디자인어워드 심사위원단의 후문이다.

일반부문에서 장려상을 받은 이한범 씨(중앙대. 산업디자인학과)는 한국 전통의 부채춤을 형상화시킨 ‘FAN(Foldable Amusement Nest) 콘셉트’라는 작품을, 청소년부문에서 장려상을 받은 신경빈 군(인천산곡초)은 사람들과 협동하는 문화, 강강술래를 이동수단의 개념에 접목시켜 창조적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밖에 르노삼성차 브랜드 상을 받은 강인수 씨(중앙대. 산업디자인학과)는 한옥 ‘마루’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과 더불어 풍류를 즐기는 경험을 선사하는 운송기기를 재해석한 것도 눈에 띈다.

이처럼 이번 오토디자인어워드에서는 한국의 전통적인 미적 감각과 여유로운 생활 등을 소재로 다소 형식화되어 있는 현재, 또는 미래차에 대한 디자인 철학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작품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창의적인 표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디자인 공모전은 이프(IF)를 비롯해 레드닷(REDDOT)과 아이디어(IDEA) 디자인 공모전을 꼽고 있다. 40~50년의 역사를 지닌 것도 유명세를 더하는 이유다.

오토디자인어워드는 상대적으로 이들 유명 공모전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오로지 자동차만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디자인 공모전이라는 점에서 차잇점을 보여준다.

지난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에서는 20명의 수상자가 배출됐었는데, 이들 수상자 중에서는 유명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비롯해 닛산과 광저우오토그룹, 하발모터스 등의 자동차 디자이너로 채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오토디자인어워드가 자동차 디자이너 등용문으로도 통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사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세계 5~6위를 다투는 선진국 대열에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문화는 소비자들의 기대치에는 밑돌고 있는 형국이다.

앞으로도 오토디자인어워드는 지속 가능성을 통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문화 발전을 한 단계 높일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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