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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김부장'이 내부고발했던 엔진, 결국 리콜…국토부, 그랜저·K7 등 현대기아차17만대 리콜결정

김은정 기자

입력 : 2017.04.07 11:39

수정 : 2017.04.07 14:34

쏘나타·그랜저·K5·K7 등 현대·기아차의 핵심 차종에 들어가는 엔진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돼 대규모 리콜(시정조치)에 들어간다.

7일 국토교통부는 그랜저(HG), 쏘나타(YF), K7(VG), K5(TF), 스포티지(SL) 등 현대차의 5개 차종 17만1348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으로, 그랜저 11만2670대, 소나타 6092대, K7 3만4153대, K5 1만3032대, 스포티지 5401대가 대상이다.

국토부는 세타2 엔진을 장착한 현대·기아차 일부 모델에서 마찰열로 인해 접촉 면이 달라붙는 ‘소착(燒着)’ 현상이 발생해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 등이 발생한다는 소비자 신고와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작년 10월 제작 결함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를 맡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 엔진에서 소착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과 함께 제작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와 올해 수차례 해당 모델에서 일어난 엔진 파손 화재 또는 엔진 소음, 출력저하 신고 건수 등이 결함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세타2 엔진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은 25년간 현대차 엔지니어로 일했던 김모 부장의 ‘내부 고발’로 본격 이슈화됐다. 김 부장은 “미국에서 먼저 해당 엔진이 탑재된 2011~2012년형 소나타에 대해 리콜이 진행됐는데도 국내에선 리콜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국토부에 제보했고, 이를 계기로 국토부가 조사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9월 미국에서 세타2 엔진을 장착한 2011∼2012년식 쏘나타 약 47만대를 리콜했고 2013∼2014년식 쏘나타에 대해선 보증 수리 기간을 연장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소비자들이 세타2 엔진 결함을 주장했으나 현대차는 “미국 현지 공장의 생산공정 청정도 관리 문제로 발생한 사안이라 국내 차량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회사 기술정보가 담긴 기밀을 유출해 사내 보안규정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11월 현대차에서 해임됐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김 부장의 제보는 소비자 권익을 위한 정당한 행위”라며 해임처분을 취소하고 복직시키라고 결정·권고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문제가 된 엔진과 내수용 엔진은 결과적으로 같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공정상 문제 사유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서는 리콜을 해주고 한국서는 숨겼다는 식의 주장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미국 리콜 당시에는 국내 생산 엔진의 결함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대차 측은 “미국에서 리콜이 실시된 이후 해당 엔진과 관련한 국내 소비자 민원 발생 빈도가 높아지자 자체 조사를 벌였고, 지난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한 세타 2엔진의 크랭크 샤프트에 오일 공급 홀(구멍)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 불량으로 금속 이물질이 발생해 이로 인한 베어링 소착 현상이 생겨 그 결과 주행 중 시동 꺼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엔진 구조의 문제는 아니고 가공 공정상 문제”라면서 “고객들에게 이른 시일 안에 자세한 내용을 안내하고 리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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