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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車·스마트폰, 5년 뒤엔 한국 턱밑 추격

김승범 기자

입력 : 2017.05.09 02:57

철강·석유화학·가전 등 우리 주력 산업이 중국을 상대로 경쟁력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5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국책 연구 기관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산업 구조 고도화와 우리 주력 산업의 대응 전략'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앞으로 5년 뒤면 주요 업종 품질·기술 경쟁력에서 한국을 거의 따라잡을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섬유, 음식료, 가전,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한·중이 경합을 벌이는 11개 업종 경쟁력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작성됐다.

세부 품목별로는 이미 역전을 허용한 것도 적지 않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중국 기술 수준이 한국을 10% 이상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유조선 등 우리나라의 세계 1위 품목 68개 중 25%는 중국이 2위다. 안현호 삼정KPMG 고문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주력 산업 가운데 절대적인 비교 우위를 가진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를 추월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8년 만에 LG디스플레이를 누르고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 초 글로벌 에너지 기업 로열더치셸이 영국 북해 유전 개발용으로 발주한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제작을 맡을 최종 후보 2곳에는 중위안그룹·중국해양석유엔지니어링 등 중국 국영 조선 업체 2곳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이름을 올렸다. FPSO는 해저 석유·가스를 퍼내는 설비로 공정이 복잡하고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2~3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조선업체 독무대였다.

세계 주요 시장에서 중국 기업은 더 이상 한국의 추격자가 아니다. 대대적인 R&D (연구·개발) 투자와 정부의 적극 지원책을 바탕으로 기술 격차를 순식간에 좁혔다. 산업연구원은 가전의 경우, 한국 품질 수준을 100점으로 뒀을 때 현재 중국 품질 경쟁력은 90점(한국의 90%)이지만, 5년 후엔 우리와 같은 100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했다.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는 품질 경쟁력은 90점에서 95점, 기술 경쟁력은 92점에서 95점으로 올라간다고 예상했다. 자동차는 현재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각각 80과 85로 우리보다 15~20점 낮지만 5년 후엔 90점과 95점까지 오르며 격차를 10점씩 줄일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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