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5.04 06:55

가수 아이유와 배우 유인나가 등장해 ‘달라’를 외쳤지만 우리나라의 해치백 시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4일 국산차 각 사에 따르면 지난 4월의 해치백 판매량은 평소를 밑돌았다.

대표 국산 해치백 현대자동차 i40는 366대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95.2% 늘어났다고 하지만 전월 대비로는 41% 줄어들었다. 지난해 9월7일 1.4/1.6 터보엔진을 장착하고 디자인을 바꾼 신차를 내놨지만 국내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형 세단 그랜저와 중형 세단 쏘나타가 각각 4월에 1만2549대와 9127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기아자동차는 i30와 같은 급의 K3 유로를 판매하고 있지만 따로 집계하지 않을 정도로 판매가 저조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K3 유로를 길에서 목격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K3 유로는 디젤 엔진 없이 가솔린 1.6리터 단일 모델로 국내에 출시했다. 2016년 초 선보였지만 국내에서는 존재감이 없다. 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사용하는데도 세단에 비해 연비가 나쁘고 공차중량이 더 나가면서 상품성에서 뒤쳐졌다.


한국지엠의 쉐보레는 올 초 출시한 준중형 세단 크루즈에 해치백 모델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르면 올 가을쯤 투입할 계획이다. 크루즈 해치백은 기존 모델 대비 공차중량을 줄여 연비와 운동성능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통상 국내 출시 가격을 책정할 때처럼 세단 모델에 비해 100만원~200만 원가량 높은 가격을 책정할 경우 해치백 시장에서 인기를 끌기도 전에 사라질 우려도 있다.
해치백 시장을 두고 르노삼성자동차는 가장 고심이 많은 브랜드다. 오는 6월부터 국내에서 르노의 해치백 ‘클 리오’를 도입해 판매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서 해치백의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나마 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했던 골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폭스바겐과 디젤 엔진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당시 주도적 역할을 했던 박동훈 사장이 지금의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클리오가 영광을 재현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대 i30를 포함한 국산 해치백들이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