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5.01 11:23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사상 최초로 ‘형님’과 ‘아우’의 승용차 판매량이 뒤집혔다. 그동안은 현대차그룹에서 맏형 격인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판매가 많았다. 승용차에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같은 레저용 차량이 모두 포함된다
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의 지난해 국내 승용차 판매량은 47만5107대로,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량인 41만8303대보다 5만6804대가 더 많다.
판매량 역전의 이유로는 일단 현대차의 판매 부진이 꼽힌다. 지난 2015년 52만9135대에 달했던 현대차의 승용차 판매량이 지난해에 11만대가 넘게 준 것이다.
작년부터 프리미엄 브랜드화를 위해 현대차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아 현대차의 판매량에서 제외된 EQ900 등 제네시스 차종 판매량 6만여대를 제외하더라도, 현대차의 승용차 판매량은 5만여대가 줄었다.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분야에서 기아차의 인기가 늘어난 것도 순위 변동에 한몫했다. 기아차는 간판 격인 스포티지와 쏘렌토를 중심으로, 모하비·카렌스·카니발 등의 SUV를 판매하고 있다. 이른바 레저용차량군인 ‘RV’ 차종에서 기아의 판매량은 23만5892대로, 현대차의 14만3259대보다 약 9만대 많다.
하지만 승합차 등 상용차를 합친 전체 판매량은 여전히 현대차가 앞선다.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9000여대 가량 많은 48만 여대를 팔았다.
올해에도 기아차의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에는 현대차가 10만1644대, 기아차가 10만4954대의 승용차를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형님’, 기아차가 ‘아우’인 현대차 그룹 분위기상 기아차 내부에서도 대놓고 좋아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