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승기] "공간·주행·안전성 삼박자"…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가족·레저 모두 품다

성열휘 기자

입력 : 2025.08.26 12:26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는 브랜드 최초로 국내 출시된 대형 SUV다. 6000만원대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독일 특유의 정교한 엔지니어링과 미국 시장에서 검증된 실용성을 결합한 이 모델은 폭스바겐이 추구하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을 상징하는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국내 출시된 신형 아틀라스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먼저 공개된 최신형 모델로, 내외관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모두 대대적인 변경을 거쳤다. 폭스바겐그룹의 MQB 모듈러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이 모델은 동급 최대 수준의 차체 크기와 여유로운 공간, 그리고 대형 SUV에 요구되는 파워풀한 주행 성능과 첨단 사양을 고루 갖춘 것이 특징이다.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외관은 보는 순간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장 5095mm, 전폭 1990mm, 전고 1780mm의 거대한 차체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동급 SUV 중 가장 큰 수준이다. 휠베이스 역시 2980㎜에 달한다.

하지만 단순히 크기만으로 압도하는 것은 아니다. 폭스바겐 특유의 정제된 디자인 언어가 차체 전반에 녹아들며, 시각적으로 과도하게 부풀려진 인상 없이 균형 잡힌 비례감과 단단한 실루엣을 완성한다. 각지고 직선적인 디자인 요소는 대형 SUV 특유의 강인함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공기저항계수(Cd) 0.33이라는 수치를 달성할 만큼 공력 효율성도 놓치지 않았다. 크고 무겁지만 결코 둔해 보이지 않는, 날렵하면서도 위엄 있는 인상이 특징이다.

전 모델에는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R-Line 디자인 패키지가 기본 적용돼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감각을 전달한다. 전면부는 LED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감싸는 랩어라운드 스타일의 LED 주간주행등(DRL),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화를 이루며 당당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선사한다. 여기에 블랙 모노톤의 R-Line 그릴과 범퍼 디자인이 더해져 스포티한 분위기를 강화했고, 프론트 도어에 부착된 R-Line 사이드 엠블럼과 21인치 알로이 휠은 측면부의 완성도를 높였다.

차체 중앙에 적용된 일루미네이티드 프론트 로고는 야간에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며 시선을 끈다. 후면 역시 좌우를 하나로 연결한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함께 일루미네이티드 리어 로고가 적용돼 유니크한 그래픽 요소를 완성한다. 하단부는 바디 컬러의 리어 범퍼와 크롬 듀얼 배기구로 스타일리시함을 더했다.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실내는 단순히 크기만이 아닌, 실제 생활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락하게 쓰일 수 있는가를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스며 있다.

먼저 실내 공간 구성은 탑승객 모두를 배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6인승(2+2+2)과 7인승(2+3+2) 두 가지로 구성됐다. 특히 6인승인 경우 2열 독립 시트가 적용돼 마치 비즈니스석에 앉은 듯한 안락함을 제공한다.

3열은 통상 대형 SUV에서 가장 타협하는 공간이지만, 아틀라스는 이마저도 제대로 챙겼다. 50:50 폴딩이 가능한 3열 시트는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이 시트에 닿지 않을 정도의 레그룸을 제공하며, 슬라이딩 방식의 2열 시트를 간단히 앞으로 당기면 탑승과 하차도 수월하다. 7인승 모델이라면 2열 벤치 시트를 통해 보다 많은 인원이 탑승할 수 있어 가족 단위나 단체 이동 시 활용도가 더욱 높다.

시트는 퀼팅 패턴이 적용된 프리미엄 비엔나 가죽으로 마감돼 있고, 운전석과 동반석 모두 8-Way 전동 조절, 열선 및 통풍, 마사지 기능, 전동 럼버 서포트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장시간 시승하는 동안 허리와 어깨의 피로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통풍 시트 기능은 한여름 도심 정체 상황 속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해 줬다.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와 윈드쉴드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두 시스템 모두 시인성이 뛰어나며, 속도, 내비게이션, 주행 모드 등 핵심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R-Line 전용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 전자식 기어 셀렉터, 브러쉬드 스테인리스 스틸 페달이 더해져 운전의 감성적인 만족도도 놓치지 않았다.

중앙에는 12인치 대화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위치해 차량의 대부분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보이스 컨트롤 등이 지원되며, 고급스러운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 탑재돼 음악 감상 또한 즐겁다. 단, 자체 내비게이션의 정보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스마트폰 연동이 실질적으로 필수에 가깝다.

공간 활용성은 이 차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583리터이며, 3열 폴딩 시 1572리터, 2열까지 모두 접으면 무려 2735리터에 달하는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플랫하게 접히는 시트 덕분에 차박을 위한 평평한 바닥 공간도 확보 가능하다. 패밀리 SUV, 또는 레저용 차량으로 이만한 공간은 드물다.

30-컬러 앰비언트 라이트는 야간 주행 시 감각적인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주며, 센터페시아 하단 수납공간, 고출력 USB-C 충전 포트(45W), 2열 창문 선쉐이드 등도 세심하게 마련됐다. 특히 더운 날씨에 매우 유용했던 것은 원격 시동 기능이다. 스마트키 버튼 하나로 차량 내부의 냉방이 미리 작동해 무더위에도 시원하게 탑승할 수 있었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넓은 개방감을 제공한다.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성열휘 기자

신형 아틀라스의 진짜 매력은 도로 위에서 느껴진다. 무게감 있는 차체를 잊게 만드는 부드럽고 여유로운 주행 감각은 막상 핸들을 쥐고 가속페달을 밟아보기 전까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핵심은 파워트레인이다. 폭스바겐의 최신 EA888evo4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TS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3마력, 최대토크 37.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 수치는 대형 SUV로서 부족함 없는 수준이지만, 실제로 놀라운 건 그 힘이 발휘되는 방식이다. 최대토크는 1600~4750rpm이라는 실용 영역에서 뿜어져 나오며, 덕분에 도심 주행이나 고속도로 합류, 언덕길 등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반응이 민첩하다.

시승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저속 구간에서의 정숙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중고속 구간으로 넘어가며 느껴지는 일관된 가속감이다. 8단 자동변속기는 기어 변속이 자연스럽고 매끄러워, 이 큰 차체를 이질감 없이 리드한다. 대형 SUV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묵직한 출발이나 떨리는 변속감은 전혀 없다. 오히려 체급을 잊게 만들 정도로 경쾌하다.

전자제어식 첨단 4모션 AWD 시스템은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안정적인 구동력 배분을 실현한다. 시승 중에는 언제나 차량이 의연하게 자세를 유지했다. 주행 모드는 액티브 컨트롤 & 드라이빙 모드 셀렉션을 통해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오프로드, 스노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반응이 한층 민첩해지며 몸집을 의식하지 않는 날렵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의외로 가볍고 정확해 도심 주행에서도 부담이 적다.

정숙성도 이 차의 강점이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의 음향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도 실내는 조용했고,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적었다. 여기에 전자식 서스펜션 세팅이 부드럽고 유연해, 고급 세단 못지않은 승차감을 제공한다.

다만, 현재 국내에는 가솔린 모델 한 가지 파워트레인만이 제공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장거리 주행이 잦거나 연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복합 연비는 8.5km/ℓ(도심: 7.6km/ℓ, 고속: 10.1km/ℓ)이다. 실제 시승에서는 평균 8~9km/ℓ로 인증 연비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 /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다채로운 아웃도어 및 레저 활동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트레일러 히치(견인 장치)도 차체 하단부에 기본 장착됐다. 차체 하단에 별도 구조 변경 없이 통합된 이 견인 장치는 트레일러, 카라반, 보트 등을 바로 연결해 견인할 수 있으며, 최대 견인력은 5000파운드(약 2268kg)에 달한다. 캠핑과 레저 활동이 일상인 운전자에게는 매우 실용적인 기능이다.

폭스바겐의 최신 'IQ.드라이브' 시스템도 눈에 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차선 내에서 차량의 위치를 일정하게 유지해 준다. 앞 차량이 정지하면 함께 멈추고, 다시 출발할 때도 부드럽게 이어져 편리하다. 여기에 차선 유지 보조, 사각지대 모니터링, 후방 교차 충돌 경고, 긴급 제동 시스템, 이머전시 어시스트까지 풀패키지로 제공된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트래블 어시스트 기능은 가속, 제동, 조향 모두를 시스템이 보조하며 운전 피로가 획기적으로 줄었다.

신형 아틀라스는 화려한 스타일보다는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 기본기에 충실한 주행 감각에 초점을 맞춘 정통 대형 SUV다. 독일의 기술력과 미국의 실용주의가 만난 이 SUV는 대형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화려함보다는 실속, 겉치레보다는 본질에 집중한 대형 SUV를 원한다면 신형 아틀라스는 분명 유력한 선택지다.

2.0 TSI 4모션 R-Line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는 신형 아틀라스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R-Line 7인승 6770만1000원, R-Line 6인승 6848만6000원이다.(개별소비세 3.5% 적용)

PC 버전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