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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오른다… 3세 경영 본격화

성열휘 기자

입력 : 2020.10.13 20:36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르면 14일 회장직에 오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 선임할 예정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은 2000년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지 20년 만에 명예회장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정 수석부회장에게 현대차그룹 지휘봉을 넘기는 과정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14일 현대차 부회장에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시만 해도 현대차에서는 '회장 보필' 역할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작년 3월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고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사실상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정몽구 회장이 7월 중순 대장게실염으로 입원했지만 경영 공백 우려는 나오지 않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미 재계 2위 그룹 대표로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며 코로나19 위기 돌파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추진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은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현대모비스 부사장, 2005~2009년 기아차 대표이사(사장)를 지내며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등 출중한 경영 능력을 안팎에서 인정받았다. 그가 그룹 내부 반대를 무릅쓰고 아우디·폭스바겐에서 영입한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는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서 기아차의 디자인 혁신을 일으켰다. 2010년대 들어서는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며 브랜드 고급화에도 성과를 거뒀다.

2018년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었고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올해 3월에는 부친에게서 21년 만에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도 물려받았다. 수석부회장 취임 후 '모빌리티 서비스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고 천명하면서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직 계열화와 자체 개발에 익숙했던 현대차를 외부 협업에 개방된 회사로 변신시키고 있다. 해외 유력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잇따라 단행했고, 지난해 미국 최대 전자쇼 CES에선 직접 나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청사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올 상반기 기준 세계 4위권 전기차(EV) 브랜드로 성장시키고(상반기 기준),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FCEV) 트럭 양산에 성공하며 미래 친환경차 사업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 전기차 판매 연 100만대 이상, 글로벌 점유율 10%대로 세계 선두가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톱3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위기 때마다 중책을 맡으며 경영 능력을 발휘했고, 사내외에서 신임이 두텁다"며, "이번에도 자동차 산업 대전환기와 코로나 시대에 그룹의 최고 수장을 맡아 강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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