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

[임기상 칼럼]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범 ‘디젤차’..퇴출이 ‘정답’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

입력 : 2018.11.22 10:55

수정 : 2018.11.22 10:55

지금은 조기 폐차 대상인 2000년식 산타페. 당시 황금색 산타페 디젤 2.0은 2146만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지만 인기는 대단했다. 지금은 촌스럽지만, 당시 황금색은 “富티의 상징”으로 의상부터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유행이었다.

미국 `디트로이트 디젤`에서 개발한 2.0ℓ급 디젤 엔진은 커먼레일 방식으로 국내 첫 승용형 디젤 엔진에 적용되었다. 인기 비결도 골드 도색과 휘발유 엔진보다 환경친화적이고 연비도 30% 이상 향상된다는 광고설명이 주효했다.

우리나라에서 20년 전부터 그렇게 인기를 구가했던 디젤차에 결정적으로 열풍의 날개를 달아준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 커먼레일 부품, 둘째 저렴한 유류세 구조, 셋째 클린디젤 정책 때문이다.

미세먼지 문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유차이지만, 비율은 2011년 36.3%에서 2014년 39.4%, 지난해 42.5%로 최근까지도 지속해서 증가하여 958만대에 달한다. 지난 2014년에는 디젤 엔진 판매량이 휘발유 엔진 을 넘어서기도 했다

정작 미세먼지 주범인 경유차는 불티나게 팔리는 모순이 발생했던 셈이다. 경유차 958만대 중 57.1%인 546만대는 승용차이고 나머지는 화물차 330만대(34.5%), 승합차 73만대(7.6%), 특수차 8만4000대(0.8%) 등이다.

유럽 내 경유차 판매 비중은 '탈디젤' 정책에 따라 2011년 46%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해 32%까지 떨어졌다. 국내 경유차 판매 비중이 2011년 35%에서 지난해 45%로 높아진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클린디젤이라는 잘못된 정책, 경유에 낮은 세금을 부과하는 유류세 구조가 유럽보다 잘 팔리는 경유차 인기 비결이 되었다.

경유차 종주국인 유럽은 오래전부터 강력한 규제를 시행했다. 경유차 배출가스 가운데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가 대기질 악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은 경유차 운행 금지를 넘어 생산 중지 정책까지 발표하고 있다.

탄소 규제가 중심이었던 1990년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디젤 엔진은 연소실을 고압 상태로 만들어 폭발시키는 압축 착화 방식을 이용한다. 따라서 디젤 엔진은 휘발유 엔진보다 열효율이 높다. 이는 디젤 엔진이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높은 연비를 구현하는 핵심부품은 바로 커먼레일이다.

1300~2400바의 초고압으로 연료를 분사하는 CRDI(커먼레일 직분사) 시스템은 1990년대 중반 등장한 이후, 디젤 엔진에 날개를 달아준 방식이다. CRDI는 연료를 적게 분사하면서도 폭발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연비 개선과 이산화탄소 저감에 공을 세웠다.

그러나 초고압을 유지하고 제어하기 위해, 각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의 관리와 고장이 나면 첨단장치라서 부분정비의 난이도가 높아 수백만원의 정비료가 들어간다.

그러나 디젤 엔진이 내뿜는 배기가스 속에는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밝혀지면서 피할 수 없는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 유럽 등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에 정면으로 맞서, 디젤 엔진의 동력 성능과 높은 연비는 그대로 유지하되, 배기가스 내의 유해물질을 줄일 수 있는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편법과 장치의 부작용으로 사면초가 신세이다

정부의 경유차 규제 정책이 당장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운전자로선 못마땅할 수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못 막고 왜 우리 국민만 규제하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지금까지 소규모자영업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경유 트럭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들 계층을 위한 세심한 정책과 지원책이 필요하다.

환경부가 소상공인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LPG 트럭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고 폐차보조금을 현실화하겠다고 하니 실효성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건강과 직결되는 환경 문제는 늦으면 늦을수록 사회적 비용은 물론 복원이 어려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클래스가 다른; 자동차 뉴스 데일리카 http://www.dailycar.co.kr
본 기사를 이용하실 때는 출처를 밝히셔야 하며 기사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관련기사]
PC 버전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