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

설 전날 저녁 6~8시, 교통사고 급증..안전운전 요령은?

입력 : 2018.02.14 13:37

수정 : 2018.02.14 13:37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OECD 국가 중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2012년 5400 명, 2013년에는 5000 명, 2014년에는 4800 명 선으로 37년 만에 사망자 수가 5000 명 이하로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보행자 사고, 어린이 사고, 음주운전 사고는 감소하고 있지만 명절 교통사고와 고령운전자, 노인보행자, 자전거 교통사고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이다.

명절 연휴에 발생 된 교통사고 사상자 수는 2012년 5750명(사망 63명, 부상 5687명), 2013년 6255명, 2014년 7532명 그리고 2017년에는 8153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 간 총 4만3000 명으로 42%나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추석 명절 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60명으로 2012년 이후 가장 많았다. 그러면 명절 연휴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원인과 함께 운전자의 입장에서 나름 대비책과 방어 운전법을 알아본다.

우선 설 연휴 교통사고는 명절 전날 가장 많이 발생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설 연휴 전날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일평균 644건으로 연휴기간(397건/일)보다 1.6배나 높다. 특히 시간대별로는 오후 6~8시에 교통사고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향길을 떠나기 전에 업무를 마치고 정체를 피해 바로 운전을 하기 때문이다. 피로와 이에 따른 집중력 저하를 느끼기 쉬운 상황에서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연휴가 시작 된다는 들뜬 마음과 긴장감으로 느슨해진다.

다른 때보다 적절히 쉬어가기 보다 빨리 도착해서 고향 친지와 함께 한다는 생각이 무리한 운전을 하게 된다. 평범한 운전자가 하루에 부담 없이 운전이 가능한 것은 200km 이내 3시간 정도라고 한다.

경계를 벗어나게 되면 주의력과 체력이 떨어지고 산만해 진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피곤하면 졸음쉼터나 휴게소를 적절히 이용하는 쉼표 있는 운전이 필요 하지만 마음은 급하고 갈 갈 길은 멀다.

설 연휴 장거리 운전과 음주 등 누적된 피로는 결국 사고와 연관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평소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3.2%였으나 설 연휴기간에는 19.4%로 높게 나타나 연휴 기간 음주사고에 대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운전자의 피곤 해소와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둘째, 우리나라 도로의 특징은 구릉지대가 많은 업 엔 다운(UP & DOWN)도로이다. 자칫 정체가 풀린 내리막 도로에서 피곤하게 되면 순발력과 인지능력 저하로 자동차의 무게중심은 엔진이 있는 앞쪽이기 때문에 ‘내리막 추돌사고’가 많다.

특히 귀성길에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이 풀리면 보상심리에 의해 순간적인 과속을 하기 때문이다. 고속국도 교통사고는 평소 전체 교통사고의 1.7%였으나, 설 연휴기간에는 2.8%로 나타나 장거리 운전 시 사고유발 요인인 졸음, 과속 운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셋째. 설 연휴 기간 교통사고 건수는 평소보다 줄었으나, 가족단위 이동이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사고 발생 시 사망하거나 부상당하는 사람은 오히려 많다. 3명 이상 가족을 동반한 경우 안전을 고려한 좌석 배치도 중요하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NHTSA)에 따르면 안전장치가 집중된 일반 승용차의 운전석 안전계수를 100으로 했을 때, 2열 가운데 좌석은 62, 운전자 뒷좌석은 73.4, 조수석 뒷좌석은 74.2, 조수석은 101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안전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조수석과 통상 VIP가 앉는 상석으로 얘기하는 조수석 뒷자리가 사실은 자동차 실내 좌석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돌 사고를 예감하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전자가 가장 먼 곳을 의식하고 그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본능적으로 조작한다.

어린이 또는 유아를 안고 타거나 임산부의 앞좌석 탑승은 가벼운 접촉사고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앞좌석의 안전띠와 에어백은 모두 성인에 맞춰져 있어 2차 충격으로 인한 부상 위험성이 더 크다.

어느 좌석이든,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안전한 자리가 없다는 것에도 유념해야 한다. 안전띠를 착용하면 교통사고가 났을 때 다칠 가능성이 16분의 1로 감소한다. 뒷좌석에 안전띠 착용률이 겨우 20% 수준인 것도 위험요인이다.

넷째. 계절적 도로의 특성과 장시간 운전 중 스마트폰 조작도 위험하다. 겨울철에는 실제로 보이는 얼음이나 눈보다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가 훨씬 더 위험하다. “태산이 아니라 돌 뿌리에 넘어진다.”는 속담처럼 사소한 부주의, 안전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에 조심해야 한다.

정체된 도로에서 장거리 운전을 하면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스마트 폰에 손이 가기 마련이고 정보검색, 게임 등 ‘폰 놀이’는 언젠가는 후회하게 된다. 흐름에 순응하고 정체를 인정하고 빨리 보다는 안전하게 고향길을 간다는 편한 생각이 평범하지만 명절운전 비결이다.

명절 최고의 선물은 단연 ‘안전운전’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 news@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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