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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이 덮힌 노면..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해야만 하는 이유는?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입력 : 2017.12.15 15:55

수정 : 2017.12.15 15:55

겨울철에는 눈이나 비가 내려 도로가 살얼음이 덮힌 경우가 많다. 차량들은 주행하다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제때에 멈추지 못하고 운전자의 의지와는 달리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추돌하는 사고가 잇따른다. 지난 2015년에는 국내 고속도로에서 43중 연쇄 추돌사고가 났었던 건 겨울용 타이어가 왜 필요한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운전자 중 80% 이상이 겨울철 운전 중 위험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작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한 비율은 평균 13%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의 약 50%에 비해서는 크게 뒤처진다.

시중에서는 사계절용 타이어도 판매되고 있지만, 사실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사계절용 타이어는 봄과 여름, 가을에만 사용하는 일반 타이어에 속한다. 겨울은 눈이 내리는데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별도로 겨울용 타이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맞다는 지적이다.

■ 겨울용 타이어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안전

겨울용 타이어는 겨울철 운전이나 도로환경에서 운전자와 탑승자뿐 아니라 상대편 차량, 보행자를 포함한 전체의 안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운전자의 의지에 따라 어느정도 제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운전자 개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안전까지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높인다.

■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빙판 제동력 차이

빙판길 제동거리, 즉 일정한 속도로 빙판길을 달리다가 갑작스럽게 풀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자동차가 최종 정지하는 거리를 의미한다.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는 큰 차이를 보인다.

타이어 업체에서 실험한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는 빙판길 제동거리에서 약 30~40%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의 경우 시속 20km/h로 주행중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평균 제동거리가 17.82m였던 반면, 겨울용 타이어는 10.92m의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살얼음 노면 상태를 가정해 빙판에 물을 뿌렸을 때는 일반 타이어가 평균 21.63m, 겨울용 타이어는 15.3m의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빙판길과 물뿌린 빙판길 두 노면에서의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제동거리는 약 6미터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는 건 사고시 안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겨울용 타이어가 눈길에서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겨울용 타이어는 눈길뿐 아니라 빙판길에서도 제동력과 코너링, 핸들링 측면에서 일반 타이어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일반 타이어로는 빙판길에서 운전자가 자신이 몰고있는 차를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빙판길 사고 예방과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겨울용 타이어를 필수적으로 장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차이는?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는 사용하는 고무 재료가 다르다. 겨울용 타이어에 사용하는 고무는 일반 타이어에 사용하는 고무보다 더 부드럽고 유연하다. 손으로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를 눌러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정도다.

부드럽고 유연한 고무를 사용하는 이유는 접지력 때문이다. 고무는 기온이 낮아지면 딱딱해진다. 여기에 눈길, 빙판길, 살얼음길이 더해지면 접지력과 제동력은 더욱 떨어진다.

일반 타이어는 기온이 섭씨 7도 아래에서는 접지/견인/제동력이 떨어진다. 겨울용 타이어에 사용하는 고무 재료에는 고가의 실리카와 같은 원료를 더 배합하기 때문에 부드러우면서도 유연한 타이어로 만들어진다.

겨울용 타이어는 지면과 접촉하는 타이어 부분의 문양을 의미하는 트레드 패턴이 눈과 물 배출을 더욱 쉽게 설계된 게 특징이다. 일반 타이어는 빗물의 배출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그러나 겨울용 타이어는 빗물과 함께 눈, 살얼음 등을 쉽게 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눈이나 얼음이 뭉쳐서 트레드 홈에 끼게 되면 제동력이 떨어지고 배수기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겨울용 타이어의 트레드 패턴은 일반 타이어보다 홈이 깊게 설계됐다. 또 타이어가 눈길 빙판길 표면을 짓누르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트레드 사이핑을 예리하게 디자인 처리된다.

타이어 소재 기술에서도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차이가 적잖다. 겨울용 타이어의 고무는 일반 타이어보다 부드럽고 유연할 뿐 아니라 고무 소재 자체에 ‘발포 고무 기술’이라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다.

‘스터드리스 타이어’에서 사용하는 ‘발포 고무 기술(multi-cell rubber technology)’은 고무에 수 많은 미세한 기포(cell)를 주입하는 기술이다. 타이어 트레드 표면의 기포는 눈길 빙판길에서 도로와의 접지면을 넓혀 접지력과 제동력을 높여준다. 눈이나 얼음, 물기를 움켜쥐고 배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겨울용 타이어 소재로 일반화 된 발포고무는 타이어에 쇠못이 박힌 ‘스터드 타이어(Studded tire)’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기도 하다. 스터드 타이어는 아스팔트를 깎아내고 분진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환경적인 이유로 일반 도로에서의 사용이 금지됐다. 일부 극한지대에서 특수 목적의 차량에만 스터드 타이어가 허용된다.

■ 발포고무를 사용한 스터드리스 타이어

스터드 타이어의 일반 도로 사용을 금지하자 개발된 기술이 발포고무를 사용한 겨울용 타이어다. ‘스터드가 없는’ 즉 쇠못을 사용하지 않은 타이어라는 뜻으로 ‘스터드리스 타이어(sturdless tire)’라고도 불린다.

발포고무는 브리지스톤에서 처음 개발한 기술로 지금은 전세계 스터드리스 타이어에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발포고무를 확대경으로 살펴보면, 고무표면에 수많은 기포를 발견할 수 있다.

스폰지가 물을 흠뻑 흡수할 수 있는 건 기포 때문인 것처럼, 발포고무의 기포는 노면과 더 넓게 접촉하면서 접지력을 늘리고 도로 위의 수분을 배출함으로써 주행성능과 제동력을 높여준다.

■ 겨울용 타이어는 구동축만 바꿔야 하는가?

안전을 위해서라면 4바퀴 모두를 겨울용 타이어로 장착하는 게 낫다. 가장 큰 이유는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성능 차이 때문이다. 한 자동차에 두 종류의 타이어를 장착할 경우 트레드 패턴이나 고무 소재가 다른 각각의 타이어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운전 중 가속이나 제동, 핸들링 콘트롤이 의도하는 대로 안될 수도 있다. 자동차 전체의 일관성 있는 핸들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 뒤 4본 모두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 TCS나 ABS 브레이크가 설치되어 차량이라면?

두 기능 모두 안전운전을 돕는 훌륭한 기술이지만 완벽한 것만은 아니다. TCS와 ABS 브레이크는 오버 브레이킹이나 오버 파워링을 막아줄 뿐이다. 자동차 전체의 견인력이나 접지력, 통제력을 높이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은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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