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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시민에게 주먹질한 '갑질' 사우디 왕자, 국왕 명령으로 체포

김지아 인턴

입력 : 2017.07.21 11:55

수정 : 2017.07.21 14:40

자신의 집 근처에 주차했다고 주먹을 휘두르고 총을 겨누는 등 여러 시민에게 폭력과 폭언을 마구 쏟아부으며 ‘갑질’을 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한 왕자가 국왕의 명령으로 체포됐다고, 20일 국영 알아라비야 TV와 아랍 뉴스 등이 보도했다.

시민을 폭행하는 사우디 왕자 / 유튜브
시민을 폭행하는 사우디 왕자 / 유튜브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선 지난 18일, 사우디의 왕자인 사우드 빈압둘아지즈 빈무사이드 빈사우드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가 수차례 다른 상황에서 시민에게 폭행을 휘두르고 폭언하는 영상들이 공개됐다. 일부 영상은 사우드 빈압둘아지즈 왕자가 직접 찍은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이미 76만명이 조회한 한 영상을 보면, 사우디에선 술 판매가 금지됐는데도 조니워커 레드라벨 위스키 18병과 현금 뭉치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또 다른 영상에선 머리에 피를 흘리며 안절부절못하는 남성에게 왕자가 직접 총을 겨누고 위협한다.
이 왕자는 또 자신의 집 근처에 주차했다며 한 남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마구 때리고, 발로 차기도 했다. 이 남성은 꼼짝없이 맞으며 “알라에게 맹세하지만, 아무 잘못도 안 했다”고 왕자에게 애원한다.

영상 내용에 분노한 사우디 안팎의 네티즌들은 ‘시민을 때리는 왕자’라는 해쉬태그를 달아 영상을 퍼트렸다.

2015년 국왕 자리에 오른 살만 국왕은 자신을 “결단력있는 지도자”로 칭했다 / 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
2015년 국왕 자리에 오른 살만 국왕은 자신을 “결단력있는 지도자”로 칭했다 / 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

결국 이 왕자의 악행이 널리 퍼지고, 화가 단단히 난 살만 국왕이 직접 체포 명령을 내렸다. 살만 국왕은 동영상에 나온 왕자는 물론 영상에 있던 폭행 가담자들을 모두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집행돼야 한다. 이슬람 샤리아법에 의한 판결이 있을 때까지 누구도 석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또 국왕은 “권력과 지위를 함부로 휘두르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라”고 말했다.

사우디 국민은 단호한 국왕의 결정을 옹호하고 환호했다.
2015년 국왕 자리에 오른 살만 국왕은 시민에게 무례하거나 모욕을 준 장관들과 사진기자의 뺨을 때린 왕실 공직자를 해고한 적도 있다. 작년 10월엔 한 남성을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다른 왕자를 처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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