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관리

제네시스·에쿠스까지… 국토부, 리콜 통보

홍준기 기자

입력 : 2017.04.11 03:03

수정 : 2017.04.11 15:52

지난 6일 현대·기아자동차가 제작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17만1348대)에 대한 리콜(결함 시정) 결정이 내려진 데 이어, 2011년 생산된 제네시스·에쿠스 차량의 엔진 관련 부품 결함 등도 잇따라 확인돼 정부가 현대자동차에 리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대차의 연이은 리콜 사태는 현대차 전직 직원인 내부고발자 김모(55)씨가 지난해 정부에 제보한 32건의 '결함 의심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현대차에 제네시스·에쿠스 등 제작 결함이 확인된 4건에 대해 '30일 이내에 리콜하라'고 통보했다"면서 "이 기간 내 자발적 리콜이 이뤄지지 않으면 강제 리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소비자 단체 등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는 지난달 23~24일 김씨가 제보한 32건 중 11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4건은 리콜 결정을, 7건은 무상 수리 등 조치를 취하도록 결정했다. 결함 조사를 담당하는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리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7건에 대해서도 리콜 필요 여부를 계속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리콜 결정이 난 4건 가운데 제네시스·에쿠스 차량은 2011년 생산 모델로, 캐니스터(연료 증발 가스를 흡수·저장하는 부품) 결함이 발견돼 총 6만8000여 대가 리콜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작결함심사평가위에서 리콜 결정이 내려진 4건이 모두 리콜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리콜이 필요한지 국토부와 협의 중으로 28일 이후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는 오는 20일에도 회의를 열어 ▲아반떼·i30·쏘나타(5만여 대)의 MDPS(전동식 조향 장치) 결함 ▲LF 쏘나타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 결함 등 총 3건에 대해 리콜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MDPS는 모터 등의 힘으로 자동차 핸들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이 장치 관련 결함으로 핸들이 무거워져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불만 제기가 끊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LF 쏘나타는 주차 브레이크를 해제하지 않고 출발할 때 경고등이 들어오지 않는 결함 의심 사항을 제작결함심사평가위가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전 직원 김씨가 제보한 32건 가운데 제작결함심사평가위에 상정되지 않는 15건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결함 여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국토부는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에쿠스의 엔진 부품 결함 등 문제된 사안들은 전직 직원 김모씨가 정부에 제보한 내용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제보된 32건 가운데 현재까지 실제 리콜이 이뤄진 것은 지난 6일 세타2 엔진 장착, 지난해 9월 에어백 센서 설정 오류로 드러난 싼타페 차량, 지난해 10월 덤프트럭 엑시언트 등 총 3건이다. 국토부는 에어백 센서 오류와 관련, "결함을 인지한 지 30일 이내에 정부에 신고하지 않아 자동차관리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현대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6일 현대차가 제출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에 대한 리콜 계획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차가 엔진 소리 등을 점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되는 경우에만 엔진을 교환해 줄 것으로 안다"면서 "2015년 미국에서 이뤄진 YF쏘나타 47만대에 대한 리콜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점검이 이뤄져 전체 대상 차량의 약 2%가 엔진이 교환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도 세타2 엔진 차량 130만여 대를 리콜할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에선 엔진 검사·교환 등에 대당 400만원, 미국 지역에선 700만원이 들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의 2%를 교환한다고 가정하면, 약 4000억~6000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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