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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벤츠, 반 자율주행차..사고 위험이 높은 이유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입력 : 2016.12.28 09:05

수정 : 2016.12.29 15:28

첨단 운전자 주행보조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의 허점을 이용한 편법 운전으로 오히려 안전 운전에 위험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운전에 논란을 일으킨 ADAS는 차선이탈경보시스템을 비롯해 차선이탈방지시스템, 긴급추돌경보시스템, 긴급추돌방지시스템, 사각지대경고시스템 등의 최첨단 안전시스템이 포함된다.

특히 일부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ASCC(스마트크루즈컨트롤)와 연동돼 제한속도 단속 구간 등에서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재가속하며, 차간 거리까지 조정하는 등 사실상 준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HDA(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인텔리전트 드라이브(Intelligent Drive) 시스템이 이에 해당된다.

말 그대로 ADAS는 주행 보조 시스템이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보다는 낮은 단계의 기술 수준이다. 이는 곧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해당 시스템을 장착한 자동차들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이 떨어진 걸 감지하면 요란한 경고음을 보낸다.

제네시스와 벤츠의 경우 스티어링에서 손을 뗄 경우 10초 이내에 시스템 경고음이 반복되며, 그래도 운전자가 스티어링에 손을 얹지 않는다면 시스템은 비 활성화된다.

일부 운전자들은 이런 허점을 교묘히 파고들었다. 이에 동원된 비책은 바로 생수병이다. 스티어링의 규격에 맞는 생수병을 끼워두면, 자동차는 운전자가 손을 잡고 있다는 것으로 인식하고 계속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려하는 분위기다. 스티어링에 항상 손을 올려놔야 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스템이 미처 제어해내지 못하는 운전자가 직접 개입해야 할 상황에서 스티어링이 원하는 만큼 움직이지 않는 위험성이 내재돼있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물병을 꽃아둔 채 주행이 계속 가능한 이유에 대해 스티어링에 내장된 센서를 지목했다. 이 센서는 스티어링에 가해지는 압력과 무게감을 인지해 스티어링 파지 유무를 판단하는데, 물병을 끼워넣으면 센서는 운전자가 스티어링을 잡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튜브에 벤츠의 주행보조시스템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검색하면 이와 비슷한 영상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벤츠는 최근 신형 E클래스를 출시하며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시스템을 한 단계 개선시켰다. 일정 간격으로 스티어링에 내장된 지문 인식 센서에 손을 갖다 대야 시스템을 연속적으로 작동시키는 것이다. 물병을 이용한 ‘꼼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셈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주행 보조 시스템이 장착된 채 출고되는 차량들은 시스템에 대한 주의사항과 경고문을 명시하고 있다”며 “안전사양이 아닌 편의사양이기 때문에 이를 편법적으로 사용해 발생되는 안전사고는 책임질 수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제네시스 EQ900의 경우 ADAS를 옵션으로 선택한 소비자는 전체 구매자의 80%에 달하며, 벤츠는 E클래스와 S클래스 등에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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