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6.24 00:13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최고 권위인 JD파워 조사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기아자동차는 처음으로 신차 품질 조사에서 1위에 올랐으며, 현대자동차도 역대 최고 순위인 3위를 기록했다. 18년 전 현대차가 전체 꼴찌 수모를 당한 이후 본격화한 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 경영 뚝심'이 빛을 발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조사에서 고급차 브랜드인 독일 벤츠·BMW·아우디, 일본 렉서스·인피니티, 미국 캐딜락 등을 모두 제쳤다. 고급차가 아닌 일반차가 JD파워 조사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한 것은 1989년 일본 도요타 이후 27년 만이다.
◇도요타·BMW를 앞서 기아차 1위, 현대차 3위
현대·기아차는 JD파워가 22일(현지 시각) 발표한 '2016 신차 품질 조사(IQS)'에서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 33개 가운데 기아차가 1위(83점), 현대차가 3위(92점)를 각각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우리나라 자동차 브랜드가 올해로 30년째를 맞은 JD파워의 신차 품질 조사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급별 평가에서 수상 목록에 이름을 올린 차종도 11개에 달했다.
이번 신차 품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신차를 사 3개월이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다. 점수는 100대당 불만 건수를 나타내며,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다.

25개 차급별 평가에서도 현대차의 엑센트와 그랜저(현지명 아제라), 기아차의 쏘울과 스포티지가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또 제네시스(DH), 투싼, K3, 쏘렌토 등 7차종은 차급별 3위 이내에 주는 '우수 품질상'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차 광주 1공장은 '아시아 지역 우수 품질 공장상'을 받기도 했다.
◇정몽구 회장 뚝심의 '품질 경영'
이번 성과는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과 정의선 부회장의 '브랜드·디자인 경영'이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정 회장의 품질 경영은 이미 업계에선 정평이 나 있다. 정 회장은 1970년 자동차 수리를 책임지는 현대자동차 서울사업소 소장을 맡으며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여기서 정비사와 함께 직접 자동차 정비·수리를 하며 품질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쳤다. 특히 현대차가 1998년 JD파워 조사에서 꼴찌를 기록한 후 본격적인 품질 경영에 나섰다. 2000년에 연구·개발(R&D)과 생산 조직의 상위 부서인 품질본부를 신설했다. 이 무렵 정 회장이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랐던 카니발을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몰고 가 직접 분해하면서 문제를 발견할 때마다 담당 임원을 불러 질책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 가운데 품질관리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는 곳은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면서 "품질본부 승인 없이는 R&D나 생산이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디자인·브랜드 경영'을 내세우며 명차 반열 등극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순혈주의를 과감히 버리고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 등 세계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스타 디자이너를 잇따라 영입했다. 또 지난해 말 럭셔리 브랜드로 재탄생한 '제네시스'의 론칭을 진두지휘하며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