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5.26 15:13

하지만 탄생 50주년이 되는 2007년 뉴 피아트 500이 출시되면서 많은 애호가들의 환영을 받았고, 2014년에는 파리 모터쇼에서 500을 기반으로 하는 피아트의 첫 소형 SUV ‘500X’가 등장하게 된다.
기존에도 소프트탑 컨버터블 500C도 있었지만, 500X는 차체를 늘리고 사륜구동 기술까지 탑재해 실용성과 주행 안정성을 더한 500 시리즈의 새로운 모델이다. 또한 500의 감성적인 디자인을 이어받은 외관은 팝스타와 크로스 두 가지 스타일을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동력장치는 커진 외관에 맞게 2.4리터 가솔린 엔진과 2.0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피아트 브랜드 최초로 9단 자동변속기도 적용했다. 특히 500 시리즈 최초로 적용되는 항시 사륜구동 시스템(AWD)은 필요시에만 자동으로 작동하여 주행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특히 500X에 적용된 피아트 무드 셀렉터는 연비와 승차감을 고려한 오토 모드, 역동적인 주행을 위한 스포츠 모드, 미끄러운 도로나 오프로드를 위한 트랙션 모드를 제공한다. 다이얼 방식의 무드 셀렉터는 전자식 제어장치와 연동되어 운전자 스타일과 도로 상황에 맞춰 반응한다.
하지만 사륜구동 시스템은 디젤 모델인 크로스와 크로스 플러스에만 적용되며, 가솔린 모델인 팝아트에서는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이외에도 6개의 에어백, 전복방지 장치, 비상시 제동장치 답력을 높이거나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경우 즉각적인 제동이 가능하게 해주는 제동보조 장치 등 다양한 안전 사양도 포함됐다.

디젤 엔진을 탑재한 크로스 플러스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지향하는 모델답게 외관은 차체 보호를 위한 전용 전후방 범퍼와 측면 보호대, 루프 레일 등을 통해 SUV의 스타일을 강조했다.
최상위 트림인 크로스 플러스에는 18인치 휠과 패들시프트(운전대에 장착된 수동변속장치)가 적용되며, 후방 카메라, 후측방 경보장치, 8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하이파이 사운드 시스템, 듀얼존 에어컨, 운전대 및 1열 열선 가죽시트, 전동시트 등이 포함된다.
차량 내부도 500 특유의 디자인 감성이 반영되어 실내에 앉아 있어도 내가 어떤 차를 타고 있는지 확연하게 개성을 드러낸다. 위아래로 구분된 동반석 앞쪽의 수납 공간 덮개에는 숫자 500을 새겨넣어 이 차의 정체성을 확연하게 나타냈다.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축간거리는 2570mm로 500과 비교해 370mm 늘어났지만 1열에서 여유있게 앉을 경우 2열은 다소 좁다고 느껴질 수 있다. 다만 듀얼 패널 선루프를 채택해 2열에서도 개방감을 느낄 수 있어 답답하지는 않다.

크로스 모델의 시동을 걸자 엔진음과 진동이 온몸으로 강렬하게 밀려온다. 140마력(35.7kg.m)의 2.0리터 디젤 엔진의 복합연비는 12.2km/l로 최근 출시된 동급 디젤차에 비해 성능이나 연료효율성은 높지 않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폭팔적인 가속 성능은 아니지만 특유의 토크감으로 점진적으로 속도를 올려나나간다. 조향 성능이나 탄탄한 하체는 튀지않는 적정한 선에서 차체를 잡아주며, 굽은길에서는 버킷시트 스타일의 시트 등받이 좌우 날개가 몸이 쏠리는 것을 막아준다.
무드 셀렉터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엔진 반응이 민감해지고 조향감이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지만 140마력의 한계를 드러낸다. 이번에는 작은 자갈이 깔린 비포장 지역에 진입해 스포츠 모드와 트랙션 모드로 변경해 급가속과 급회전을 동시에 해보니 트랙션 모드에서 보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가솔린 엔진의 팝스타는 크로스 모델에 비해 간결한 외관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심에서도 잘어울린다. 팝스타는 2.4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188마력(24.2kg.m)의 성능과 9.6km/l의 연료효율성을 갖췄다.
팝스타의 가속 성능을 체감하기 위해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한 후 무드 셀렉터를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3개의 원으로 구성된 500X 계기반에 중앙에는 3.5인치 TFT-LCD 운전정보장치가 있어, 주행 모드, 연비 등 다양한 차량관련 정보를 보다 시각적으로 표시한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엔진음과 배기음이 어울려 귓가를 자극하면서 차체를 거칠게 끌고 나간다. 오토 모드와는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이며 도로를 질주하는 팝스타 양면성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조금은 과하다고 생각한 9단 자동변속기는 즉각적인 반응과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해 제 몫을 다한다. 다만 크로스 보다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팝스타에 패들시프트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

피아트 500X는 개성있는 디자인과 차별적인 외관,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다양성, 운전의 재미를 더해주는 무드 셀렉터, 험로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사륜구동 시스템 등 소형 SUV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가득 채워놨다.
또한 가솔린 모델인 500X 팝스타는 3140만원으로 책정됐지만,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해 6월 30일까지는 2990만원, 흔히 말하는 2천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한 수입 SUV 목록에 올랐다. 디젤 모델인 크로스와 크로스 플러스도 6월말까지는 110만원 저렴해진 각각 3580만원과 3980만원에 판매된다.
피아트 ‘500X’는 치열해진 소형 SUV 시장에서 흔한 ‘스포츠 유틸리티 비히클(SUV)’가 아닌, 기본기 탄탄하고 어디서나 톡톡튀는 개성만점의 ‘스타일 업 비히클(SUV)‘이라 불러도 될 것 같다.
카조선 김보현 /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