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

[뉴스TALK]무인車 인재 영입 글로벌 경쟁 치열한데 현대자동차는 여전히 '나 홀로 개발'

최현묵 기자

입력 : 2016.03.10 19:12

수정 : 2016.03.10 19:37

/조선DB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인 일본 도요타는 이달 9일 미국 MIT 출신들이 세운 무인차(無人車) 기술 스타트업인 ‘제이브리지 로보틱스’를 인수했습니다. 도요타는 이 회사를 그대로 둔 채 자사의 인공지능(AI) 연구소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를 돕도록 할 방침입니다.

도요타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프로그램 매니저를 지낸 수퍼급 인재인 길 프랫 TRI 소장도 작년 말 정식 영입했습니다. 2020년까지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무인차를 개발하겠다는 자사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발버둥이지요.

글로벌 차량 공유(共有) 서비스 업체인 우버는 무인차 기술 개발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카네기멜런대 로봇공학센터(NREC) 교수·연구진 등 40명을 지난해 통째로 빼 가 흡수했습니다.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는 자신의 트위터 팔로어 200만명을 대상으로 무인차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할 인재를 공모했습니다.

최근 14년간 활발한 외부 기업 인수·합병(M&A)을 벌여온 구글의 경우, 2009년 이후 무인차 누적 시험운행 거리만 200만㎞가 넘습니다. 모두 ‘순혈주의’를 버리고 공격적인 외부 인재 영입에 나선 겁니다.

10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정한 현대차는 그러나 남양연구소 자체 인력만으로 무인차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련 M&A도 ‘0건’입니다. 영락없는 ‘나 홀로’ 노선입니다.

현대차는 ‘쇳물에서 완성차까지’ 만들며 세계 완성차업체 중 수직계열화가 가장 잘된 곳입니다. ‘고장 안 나는 튼튼한 차’를 만드는 게 최고인 시대였다면 혼자서도 문제없지만 정보기술(IT)과 융·결합한 무인차 개발엔 협업(協業)이 대세입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현대차가 폐쇄적 문화에 사로잡혀 있는 한 무인차 개발 경쟁에서 선두권이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현대차가 수평적·개방적 혁신에 더 힘을 쏟고 기업 문화를 바꿔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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