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차량이 새똥이나 일상적인 '장애물'로 인해 신호 인식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9일(한국 시각) 미국 코넬 대학의 최근 실험에 따르면 자율주행 차량 시스템의 신호 인식 능력이 표지판의 상태나 간단한 조작만으로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비디오 카메라와 레이저로 인식되는 자율주행 차의 교통 신호 인식 능력이 현실에서는 상당히 취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넬 대학은 실험에서 새의 새똥의 역할을 할 몇 개의 간단한 흑백 스티커를 커다란 'STOP' 표지판에 붙여놓았는데, 조그만 스티커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 차량이 이를 '속도 제한 표지판'으로 인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들은 두 번째 실험에서 100% 완전자율주행 차량도 같은 조건에서 '정지' 또는 '횡단보도' 신호를 '우회전' 신호로 해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신호 인식 오류 현상은 사람에게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만, 화면을 캡쳐해 나노 초 단위로 분석하는 컴퓨터에게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컴퓨터가 화면을 해석하는 주요 인식 지점이 바뀌게 되면 사람이 보기에는 아무리 간단한 신호더라도 차량에게는 다르게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커다란 빨간 바탕에 명확한 흰색 글씨로 만들어진 'STOP' 신호도 컴퓨터에겐 수 많은 코드 번호 중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자율주행 차량이 이러한 허점을 드러낼 경우에는 운전자 위주의 주행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차량이 모든 것을 실행하는 완전자율주행 모드에서는 긴급 상황시 수동 조작이 불가하거나 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나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 그룹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앞다투어 자율주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우디 A8은 양산형 차량에는 처음으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으며, 토요타는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가지 단점을 보완한 테슬라 오토파일럿도 매년 업데이트 중이다.

이들 기업들의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로선 완벽하지 않아 시속 60km/h 이하에서만 사용할 수 있거나 운전자의 항시 주의를 요하고 있는 정도이다. 인간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완전자율주행의 미래는 언젠가 다가오기 마련이겠지만, 시장 점유율을 위한 속도식 경쟁보다 보수적인 법률 체계 구축과 안전하고 정확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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