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이 가격에 중형 SUV PHEV?"…BYD 씨라이언 6 DM-i의 반전

    입력 : 2026.09.17 04:00

    BYD 씨라이언 6 DM-i / 성열휘 기자

    현대차가 6년 만에 선보인 8세대 '디 올 뉴 아반떼'가 달라진 가격표로 주목받고 있다. 준중형 세단의 대표주자로 꼽혀온 아반떼지만 최근 신차 가격은 더 이상 '합리적인 가격의 준중형차'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랐다. 가솔린 모델은 2398만원부터 시작해 최상위 트림이 3152만원이며, 하이브리드(HEV)는 세제 혜택 적용 전 3042만~3699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옵션과 세금 등을 더하면 실제 구매 비용이 4000만원을 넘어선다. 준중형 세단이라는 아반떼의 기존 가격 이미지를 생각하면 소비자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차가 있다. 3750만원에 판매되는 BYD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 '씨라이언 6 DM-i'다. 아반떼보다 차급이 높은 중형 SUV에 가까운 차체를 갖췄고, 전기차처럼 달릴 수 있는 18.3kWh 배터리와 DC 급속충전, V2L까지 기본으로 제공한다.

    단순히 가격만 놓고 보면 '중국산 SUV'라는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차를 몰아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씨라이언 6 DM-i는 가격을 낮춘 대신 상품성을 포기한 차가 아니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한데 묶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 모델에 가깝다.

    결론부터 말하면 3750만원이라는 가격에서 누릴 수 있는 공간과 전동화 기술, 편의·안전 사양을 감안할 때 가성비가 상당히 높은 SUV다.

    BYD 씨라이언 6 DM-i / 성열휘 기자

    BYD의 '바다의 미학' 디자인 철학을 적용한 외관은 공격적인 선보다는 유려한 실루엣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넓고 낮게 펼쳐진 전면부다. 전기차 특유의 미래적인 분위기와 SUV의 단단한 이미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전면부에는 좌우로 길게 뻗은 슬림한 풀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이 자리한다. 헤드램프에서 이어지는 선과 입체적인 범퍼 디자인은 차체를 실제보다 넓어 보이게 한다. 과하게 날카로운 선을 사용하기보다는 유려한 면을 활용해 세련된 인상을 강조했다.

    측면부는 차체 크기가 더욱 실감난다. 전장 4775mm, 전폭 1890mm, 전고 1670mm, 휠베이스 2765mm로 국내 중형 SUV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옆에 서보면 수치보다 차체가 크게 느껴진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도 안정적인 비율을 만든다.

    후면부는 좌우를 연결하는 수평형 LED 리어램프가 특징이다. 차폭을 강조하면서 깔끔하고 안정적인 인상을 준다. 범퍼 하단에는 스키드플레이트 디자인을 더해 SUV다운 견고함도 살렸다.

    국내 판매 모델에는 19인치 블랙 알로이 휠이 기본 적용된다. 실차에서 휠과 차체의 비율도 적절하다. 검은색 휠이 전동화 SUV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를 더한다.

    BYD 씨라이언 6 DM-i / 성열휘 기자

    실내는 외관보다 가격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15.6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다. 여기에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더해 최근 전기차에서 익숙한 디지털 중심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시보드는 수평으로 길게 뻗어 실내가 넓게 느껴진다. 터치스크린만 강조하지 않고 물리 버튼과 다이얼을 적절히 배치해 직접 조작했을 때의 편의성도 챙겼다.

    D컷 스티어링 휠에는 열선 기능이 적용됐으며, 운전석과 동승석은 전동 조절과 열선·통풍 기능을 지원한다. 최대 50W 무선 충전패드와 스마트폰 발열을 줄이기 위한 전용 송풍구도 눈에 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4G 커넥티비티, OTA, NFC 카드키 등 편의 사양도 충실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소재와 마감이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곳곳에 소프트 터치 소재를 적용했고, 시트에는 타공 퀼팅과 촘촘한 스티치 마감을 더했다.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앉아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마감 완성도가 높았다. 가격을 떠올리면 '이 정도까지 갖췄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개방감도 만족스러웠다. 수평으로 길게 뻗은 대시보드와 대형 디스플레이가 시야를 답답하게 막지 않고, 전면 공간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BYD 씨라이언 6 DM-i / 성열휘 기자

    또 다른 강점은 공간이다. 2765mm의 휠베이스 덕분에 2열 공간은 넉넉하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과 헤드룸 공간이 여유롭다. 중형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가족용 차량으로서의 기본기를 갖춘 셈이다.

    2열 시트는 열선과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장거리 주행에서 뒷좌석 승객이 체감할 수 있는 편의성도 챙겼다. 1.085㎡ 크기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실제 실내에서 느껴지는 개방감을 한층 키운다. 전동 선셰이드가 적용돼 필요에 따라 채광량을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실용적이다.

    트렁크는 425리터로, 일상적인 장보기나 여행용 가방을 넣기에 무난한 공간이다. 2열을 60대40으로 접으면 최대 1440리터까지 확장된다. 유모차나 캠핑 장비처럼 부피가 큰 짐을 싣는 데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최대 3.3kW의 전력을 외부로 공급하는 V2L 기능도 지원한다. 캠핑이나 차박은 물론 야외에서 전기제품을 사용할 때 유용하다. 단순히 넓은 SUV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가족의 생활 패턴까지 고려한 공간 활용성이 씨라이언 6 DM-i의 장점이다.

    BYD 씨라이언 6 DM-i / 성열휘 기자

    씨라이언 6 DM-i의 핵심은 역시 주행이다. BYD가 내세우는 DM-i 시스템은 'Dual Mode intelligent'의 약자로, 전기모터를 주행의 중심에 놓는 PHEV 시스템이다. 기존 HEV가 엔진을 중심으로 모터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을 목표로 한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부분은 정숙성과 즉각적인 반응이다.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고, 저속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전기모터가 차를 부드럽게 밀어냈다. 전기차를 운전할 때와 비슷한 매끄러운 출발감이다.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50kW(204마력), 최대토크 300Nm를 낸다. 출발 직후부터 최대토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차체 크기에 비해 움직임이 가볍다. 특히 신호 대기 후 출발하거나 정체 구간을 빠져나갈 때 이러한 특성이 더욱 분명했다.

    도심에서 특히 장점이 분명하다. 신호가 바뀐 뒤 출발하거나 정체 구간에서 앞차와 거리를 맞춰 움직일 때 엔진 개입이 적어 조용하고 부드럽다. 일반적인 HEV SUV에서 느껴지는 엔진과 모터의 개입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특징이다. 운전자는 복잡한 동력 전달 과정을 의식하기보다는 전기차를 모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고속도로에 올라가 속도를 높이자 엔진의 역할이 커졌다.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96kW(130마력), 최대토크 220Nm를 발휘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EV, 직렬 HEV, 병렬 HEV, 엔진 직결 방식이 유기적으로 전환된다.

    시속 70km 이상에서는 엔진이 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EHS) 내부에서 바퀴를 직접 구동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고속 주행에서 엔진의 힘을, 발전기를 거쳐 다시 전기모터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식이다. 가속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전기모터가 엔진을 돕는다. 결과적으로 운전자가 체감하는 동력 전환은 상당히 자연스럽다.

    고속 주행에서 순수 전기차만큼의 정숙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엔진 개입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상당히 억제됐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도 패밀리 SUV로서는 무난한 수준이다.

    BYD 씨라이언 6 DM-i / 성열휘 기자

    승차감도 편안하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구조로, 과속방지턱이나 노면 이음새를 지날 때 충격을 한 번 걸러낸 뒤 실내로 전달해 거친 느낌이 크지 않다.

    특히 도심의 자잘한 요철을 지날 때 차체가 불필요하게 튀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스포츠 SUV처럼 노면 정보를 세밀하게 전달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가족과 함께 장거리를 이동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런 세팅이 편하게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 역시 무겁지 않다. 저속에서는 조작이 가볍고 주차나 골목길에서도 차체 크기에 비해 다루기 쉽다. 반면 속도를 높이면 조향감이 어느 정도 묵직해지면서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느낌을 준다.

    에코, 노멀, 스포츠 등 주행 모드도 지원한다. 모드에 따라 가속 페달 반응이 달라져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씨라이언 6 DM-i는 빠른 코너링이나 스포츠 주행을 위한 SUV는 아니다. 대신 도심에서는 전기차처럼 부드럽고 즉각적으로 움직이고, 고속도로에서는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행 보조 기능도 눈에 띈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CC)은 고속도로에서 체감도가 높은 기능 중 하나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차선 중앙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줄인다. ICC를 활용하면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반응이 비교적 자연스럽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차량도 부드럽게 감속했고, 다시 속도가 올라가면 설정 속도에 맞춰 자연스럽게 가속했다.

    18.3kWh(FWD) 용량의 BYD 블레이드 배터리는 환경부 인증 전기 주행거리가 최대 70km로, 출퇴근 거리가 짧다면 평일 대부분을 전기차처럼 운행할 수 있다.

    PHEV인 만큼 장거리 주행도 부담이 적다. 배터리가 소진돼도 엔진으로 주행할 수 있어 충전소를 찾아야 하는 순수 전기차보다 이동의 자유도가 높다.

    충전 편의성도 기존 PHEV와 차별화된다. 18kW급 DC 급속충전으로 배터리 30~80%를 약 30분에 충전할 수 있으며, AC 완속충전은 완충까지 약 2.8시간이 걸린다.

    특히 아파트 중심의 국내 주거 환경에서는 활용도가 높다. 집이나 회사에서 충전하면 평소에는 전기차처럼 운행하고, 장거리에서는 주유를 통해 충전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다.

    BYD 씨라이언 6 DM-i / 성열휘 기자

    씨라이언 6 DM-i의 정체성은 '전기차와 HEV 사이의 현실적인 타협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출퇴근에서는 전기차처럼 주행하고, 장거리에서는 엔진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SUV의 공간성과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까지 갖췄다.

    결국 이 차의 핵심 경쟁력은 3750만원이라는 가격에 있다. 국산 준중형 하이브리드와 비교할 수 있는 가격대에 중형급 SUV 차체와 PHEV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품성이 돋보인다.

    전기차의 충전 부담은 줄이면서 전기 주행의 장점을 누리고 싶은 소비자라면 주목할 만하다. 가격 대비 상품성을 앞세운 씨라이언 6 DM-i의 전략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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