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 10만명 감원 현실화…차종 절반·공장까지 손댄다

    입력 : 2026.09.07 20:12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 /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제공

    폭스바겐그룹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전 세계에서 5만명의 인력을 추가로 줄이고 생산 차종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다. 유럽 생산 능력도 현재 수요보다 50만대 이상 많다고 판단해 독일 주요 공장의 생산 구조를 재편한다. 중국 시장 부진과 전기차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경영이사회가 제출한 '미래 계획 2030'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4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번 계획에는 인력 구조 개편과 생산시설 재편, 사업 포트폴리오 축소 등 12개 핵심 과제가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력 감축이다. 폭스바겐그룹은 관리직을 포함해 그룹 전반에서 5만명의 인력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폭스바겐그룹 노사는 2030년까지 5만명을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어, 기존 감원 계획까지 고려하면 전체 감축 규모가 최대 1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폭스바겐그룹의 전 세계 임직원은 약 65만7000명이다. 추가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전체 인력의 상당 부분이 줄어들게 된다.

    생산 차종도 대폭 줄인다. 폭스바겐그룹은 전체 모델 포트폴리오를 약 50% 간소화하고 제품 구성의 복잡성은 약 75% 낮추기로 했다. 생산 모델 수를 줄여 모델당 생산량을 늘리고 개발 및 생산 비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유럽 생산시설의 재편도 추진한다. 폭스바겐그룹은 유럽 내 생산 능력이 현재 시장 수요보다 50만대 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말까지 유럽 공장별 경쟁력과 생산 구조를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엠덴, 츠비카우, 하노버, 네카르줄름 공장은 2031년부터 2034년까지 경쟁력 있는 미래 생산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들 공장의 생산시설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재무 목표도 제시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30년까지 영업이익률 9%를 달성하고 연간 9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간접비는 370억 유로 수준으로 낮추고, 내년부터 2031년까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는 1350억 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정리한다. 폭스바겐그룹은 핵심 사업에 대한 전략적·재무적 기여도가 낮은 사업을 대상으로 보유 지분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해 약 3분의 1가량 축소하기로 했다. 비전략 사업은 매각하거나 재편하고 부동산 포트폴리오도 재검토한다.

    조직 운영 방식도 바뀐다. 리더십 구조를 간소화하고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조직의 실행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임원진에는 통일된 성과·보너스 체계를 적용해 조직 전체 실적에 대한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역별 사업 전략도 수정한다. 북미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차급에 집중하고, 중국에서는 시장 성장 전망에 맞춰 사업을 조정한다. 아시아와 중남미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도 추진한다.

    폭스바겐그룹의 이번 구조조정은 중국 자동차 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전기차 전환, 유럽 자동차 시장의 수요 정체 등이 겹친 상황에서 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생산 규모와 차종, 인력, 사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줄여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미래 계획 2030'은 폭스바겐그룹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알리는 강력한 신호탄"이라며 "수년간 1000억 유로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그룹의 상징적인 브랜드들을 더욱 매력적이고 강력하며 경쟁력 있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계획 2030은 감독이사회 승인에 따라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폭스바겐그룹은 근로자 대표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부터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경영이사회가 전체 프로그램의 실행을 총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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