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내 안에 있는 질주 본능 자극하는 '페라리, F8 스파이더'

    입력 : 2021.06.09 19:48

    페라리, F8 스파이더 / 성열휘 기자

    페라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미드리어 8기통 엔진을 장착한 'F8 스파이더'를 만났다. 2인승인 이 모델은 베를리네타 라인업 F8 트리뷰토의 전반적인 디자인에 페라리의 상징적인 접이식 하드톱(Retractable Hard Top, RHT)이 조화된 라인을 자랑한다.

    1977년 308 GTS에서 출발한 8기통 엔진 오픈톱 라인업의 최신 모델인 F8 스파이더는 488 피스타의 익스트림함을 넘어서지 않는 수준에서 488 스파이더 보다 더욱 스포티한 면모를 보인다.

    특히 활용도 높은 퍼포먼스와 뛰어난 핸들링 그리고 놀라운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오픈톱 스포츠카의 새로운 기준점이 되는 모델이다. 또한, 편안한 주행감까지 갖추고 있어 페라리 역사상 많은 찬사를 받았던 8기통 엔진의 특장점과 주행의 즐거움의 조화를 이뤄냈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 성열휘 기자

    외관은 슈퍼카 요소를 곳곳에 넣어 당당한 자태와 강력한 파워를 연상시킨다. 전면부는 날카로운 눈매의 헤드램프를 통해 범퍼 공기 흡입구, 브레이크 냉각 흡입구를 통합, 공기역학적 효율성이라는 페라리의 핵심 특징을 강조했다. 특히 범퍼 중앙에서 보닛까지 밖으로 공기를 배출하는 S-덕트는 앞바퀴를 짓누르는 다운포스를 발생시킨다. S-덕트는 F1에서 물려받은 첫 번째 공기역학 기술이다.

    측면부는 여러 캐릭터 라인과 공기 흡입구 등 공기역학적을 고려한 디자인과 페라리 로고가 조화를 이뤄 슈퍼카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후면부는 원형 테일램프, 리어 스포일러, 대구경 배기구 등 차별화된 외관으로 날렵함을 더 해준다. 리어 스포일러는 기존 모델 보다 더 커졌으며, 후미등을 감싸는 형태로 시각적으로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췄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 ㈜FMK 제공

    엔진 커버는 F8 스파이더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가오리 형태의 커버는 공기 흐름을 따르며, 리어 스크린에서부터 블로운 스포일러의 윙 아래까지 이어지는 중앙 스파인이 형성돼 있다. 엔진 커버 측면에 위치한 세 개의 스트레이크는 쿠페 버전 리어 스크린의 아이코닉 스타일링을 참고해 만들어졌으며, F8 스파이더만의 디자인을 완성하는데 기여했다.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시각적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검은색으로 마감했다.

    뒷좌석 커버 핀의 두드러지는 부분에서 볼 수 있는 크레스트는 물결 모양으로 뒤 방향으로 흘러 스포일러 안으로 들어가는데, F1의 '스완 넥(Swan neck, 리어 윙을 지지하는 필러)' 같은 형태로 강력하고 스포티한 개성을 부각시킨다.

    F8 스파이더에 적용된 접이식 하드톱은 차체와 루프 사이 별도의 분리된 라인을 기존 포지션이었던 벨트 라인에서 B필러로 옮긴 것이다. 이를 통해 상단은 보다 콤팩트하고 평면적으로 변화했으며, 엔진 상단에 두 부분으로 나눠 루프를 보관할 수 있게 됐다. 개폐는 시속 45km의 주행 상황에서도 가능하며, 14초가 소요된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 성열휘 기자

    실내는 날렵하고 장인정신이 묻어난다. 콕핏 형태 운전석은 페라리 미드리어 엔진 베를리네타의 특징을 유지한다. 또한, F1에서도 볼 수 있듯 모든 컨트롤 기능이 스티어링 휠에 탑재돼 운전자와 차량 사이의 유대 관계를 형성한다. 파워풀한 성능을 자랑하는 만큼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계기판은 아날로그 바늘의 타코미터를 중심으로 양쪽에 커다란 모니터가 있어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죽으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좋고, 스포티 시트는 착좌감이 뛰어나다. 실내 곳곳에 적용된 손바느질 느낌의 빨간색 스티치와 카본 그리고 대시보드 오른쪽 상단 F8 스파이더 배지는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운전하는 내내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공조 장치와 드라이브 모드 등 버튼도 편리한 위치에 배치해 조작 용이성을 높였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 성열휘 기자

    대시보드는 가벼워진 차체를 부각하기 위한 알루미늄 패널이 적용됐다. 카본 파이버를 중심으로 상·하단을 구분해 전체적으로 가볍고 깔끔한 느낌이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7인치 패신저 터치스크린은 동승자가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터널은 대시보드와 완벽하게 분리돼 하단에 설치, 경량화를 더욱 강조하고 있으며, 실내에 깔끔한 유선형 브릿지를 선보인다는 점 또한 F8 스파이더의 특징이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 성열휘 기자

    F8 스파이더는 4.0리터 V8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F1 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720마력, 최대토크 78.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488 스파이더와 비교해 출력은 50마력, 토크는 1.02kg.m 높아졌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단 2.9초, 최고속도는 시속 340km다. 복합 연비는 6.4km/l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 ㈜FMK 제공

    시승 코스는 일반·고속도로와 서킷에서 이루어졌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스포티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리가 웅장하게 뿜어져 나와 운전자로 하여금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는 8기통 엔진의 독보적인 사운드 덕분이다. 또한, 차체 밖에서는 소리가 크게 들리지만, 철저한 방음 덕분에 실내에선 조용했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5가지 드라이브 모드 중 스포츠로 선택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미묘한 조작에서도 절묘하게 대응하고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넘치듯 올라간다. 과속 방지턱을 넘었을 때에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도심 주행에서 엔진 회전수를 올릴 필요 없이 나긋한 주행이 가능하지만, 본질은 역시 회전수를 높이고 엔진이 내는 음색을 즐기면서 역동적인 주행을 하는데 있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니 강력한 힘 덕분에 차체를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특히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은 더 웅장하면서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어떠한 엔진 회전 구간 대에서도 굴곡 없이 뛰어난 성능과 부드러운 구동을 이끌어낸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 ㈜FMK 제공

    서킷에서는 F1의 레이싱 DNA의 진정한 면모를 느낄 수 있다. 레이스 모드를 선택하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서킷에 놓인 콘을 따라 주행해보니 지름이 줄어든 스티어링 휠이 미묘한 조작에서도 절묘하게 대응하고 브레이크 반응도 뛰어났다. 변속도 매끄럽다. 이 놀라운 퍼포먼스와 부드러운 핸들링은 트랙 경험에서 가져온 공기역학 솔루션을 디자인에 통합함으로써 가능해졌다.

    코너에서는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서스펜션 등의 절묘한 조화를 이뤄 저속 코너는 시속 80km 이상, 고속 코너는 시속 130km 이상으로 최대한 부드럽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의도한 궤적보다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인 언더스티어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레이스 모드에 적용된 새로운 FDE+ 덕분이다. 기존 코너링에서의 작동(제동 시 제외) 뿐만 아니라 그립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코너링 성능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기존 FDE는 페라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캘리퍼의 제동 압력을 조정하는 측면 다이내믹 컨트롤 시스템으로 488 피스타에 처음 도입 후 F8 스파이더까지 적용됐다.

    직선 구간에서는 좀 더 과감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니 웅장하고 거친 엔진음과 함께 운전자를 시트에 파묻히게 하며, 순식간에 속도는 시속 200km 이상으로 올라간다. 이런 높은 속도에도 접지력 상실로 인해 한쪽 바퀴가 과도하게 미끄러지는 것을 제어해주고, 항상 최적의 접지력을 유지해준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서 수동 변속으로 주행하면 시프트 업과 다운이 빨라 더 역동적이다.

    F8 스파이더의 판매 가격은 3억9700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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