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효과' 걷어찬 한국지엠 노조… GM 경고에도 첫 '전면 파업' 강행

    입력 : 2019.09.10 11:32

    쉐보레 트래버스 신차 발표회에서 (좌)배우 정우성과 (우)한국지엠 카허카젬 사장 / 성열휘 기자

    한국지엠(GM) 노조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최근 파급력 있는 신차를 국내 출시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지엠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방한한 줄리언 블리셋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한국지엠에 손해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고를 던진 상황이라 이번 파업에 대한 우려가 크다. 노조 전면 파업 강행으로 국내 공장이 완전히 멈춰 선 것은 GM 인수 이후 처음이자 대우차 시절인 1997년 이후 22년 만이다.

    이날 파업에는 한국지엠 소속 조합원 8000여명과 함께 연구개발(R&D) 신설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 2000여명 등 1만여명이 참여했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오전부터 부평공장 서문을 제외한 다른 출입구를 막고 조합원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한국지엠 노조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 파업을 강행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지엠 전신 대우차 시절인 1997년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적은 있었지만, 2002년 GM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 전면 파업은 없었다.

    한국지엠 CI / 한국지엠 제공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협상 단체교섭 요구안을 제시했다. 인천 부평2공장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 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등에 대한 확약도 요구했다.

    사측은 경영 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아 임금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5년간(2014∼2018년) 한국지엠 누적 적자(순손실 기준)는 총 4조원에 달한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선 GM 본사가 경영 악화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노조의 협조 거부는 한국 철수에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노조가 이번 만큼은 쉽게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 향후 노사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상반기 내수 부진 등 어려운 상황을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 미국산 수입 쉐보레 모델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경영 정상화를 가속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신차부터 아메리칸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레저용 픽업트럭을 소개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한국지엠의 노력이 노조의 집단 행동으로 또 한 번 좌절될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의 신차 배정 약속은 지켜질 것"이라며, "생산 차질이 계속될 경우 기존 생산 차종의 수출 물량을 축소하고 다른 공장으로 이전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현재 트랙스, 스파크 등 차종에 대한 물량이 배정돼 있으며, 트랙스는 한국 뿐만 아니라 GM의 멕시코 공장에서, 스파크 역시 인도 공장에서 일부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지엠에서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 경우 일부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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