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판’ 깨러 온 프랑스산 상용차..르노 마스터 S

    입력 : 2019.02.12 16:24 | 수정 : 2019.02.12 16:24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거 삼성에서 봉고차 큰거 하나 나왔더만, 그 차 좋냐?”

    연휴를 앞둔 새벽의 동대문시장. 어머니의 가게 일을 거들러 갔을 때 이웃 점포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지금 타시는 스타렉스도 오래됐고, 더 많은 짐을 싣는 차가 필요하시단다.

    공교롭게도, 이날 어머니의 일을 거들며 오간 한 거래처에는 마스터의 카탈로그와 가격표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대기 예약이 꽤나 밀려있다더니, 조용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 같았다.

    ■ 본 적 없는 적재능력

    숏바디 모델인 마스터S의 적재함 길이는 2505mm, 롱바디인 마스터L은 3015mm 수준.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의 초장축 사양인 3110mm에는 다소 못 미치는 길이다.

    르노 마스터의 강점은 ‘넓이’에서 나온다. 마스터의 적재함 폭은 1705mm로, 동급에서 제일 넓다. 1630mm의 폭을 지닌 포터와 봉고, 1620mm의 스타렉스 밴 보다 넓다.

    최대 적재량은 1.3톤. 봉고에는 1.2톤 사양이 있는데 이 보다는 100kg의 짐을 더 적재할 수 있다. 유럽을 기준으로 한 마스터S의 적재량은 1.6톤이지만, 르노삼성은 차체 피로도와 강성 확보 목적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일단 ‘야무진’의 악몽만은 없겠다.

    적재함의 높이는 낮은 편이어서, 물건을 싣고 내리기에 부담이 적다. 적재함에 ‘올라간다’기 보단, ‘들어간다’는 개념이 더 가까워서, 안쪽의 물건을 싣고 내리기에도 편하다.

    적재함의 키도 제법 높다. 신장 181cm의 기자가 들어가도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될 만큼이다. 택배 차량 목적으로 활용되더라도 물건을 싣고 내리는데에 드는 부담은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재함 내부에는 화물을 고정할 수 있는 별도의 고리도 마련되어 있다. 때문에 자전거나 모터사이클 등의 장비를 싣기에는 부담이 적어보인다.

    ■ 다루기 쉬운 변속기, 안정적 주행감

    국내 시장에 출시된 마스터는 2.3리터 트윈터보 디젤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145마력, 토크는 36.7kg.m이며, 후륜 및 사륜구동 형태인 국산 상용차와 달리 전륜구동의 형태를 취한다.

    복합연비는 마스터S가 10.8km/l, 마스터L이 10.5km/l로, 동급에선 효율이 가장 높다. 적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행할 경우, 이 보다 높은 연비를 뽑아내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

    시트포지션은 모두가 예상하듯 높다. 충분한 시야가 확보되는 탓에 제법 쾌적하다. 그렇다고 마냥 상용차 같지는 않다. 주행 감각은 상용차 특유의 요란함이 아닌, 승용차에 가까운 질감이다. 과장하면 차고가 좀 높은 SUV나 미니밴 같다.

    수동변속기의 조작감도 괜찮은 편. 클러치의 유격점은 길지도, 짧지도 않다. 발 뒷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 앞꿈치를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는 범위 내다.

    국산 1톤 트럭의 수동변속기는 ‘2단 출발’이 일반화 되어 있지만, 마스터는 2단으로 출발하기엔 보다 세밀한 클러치 조정과 충분한 액셀링이 필요하다. 1단기어의 힘이 과도한 수준도 아니어서, 일상 주행에서도 1단 기어를 활용하기에 불편함은 없다.

    차량의 엔진 회전계가 일정 범위까지 치솟으면, 계기판에 초록색 등화가 점등된다. 변속 하기 가장 좋은 영역대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특정 RPM에서만 작동하는 줄 알았는데, 고속주행과 경사로 주행 등 작동 범위도 주행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이처럼 키가 큰 상용차를 운전하자면, 전복에 대한 위험성을 늘 내재하고 있는 건 사실. 그러나 마스터는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 기능(Trailer Swing Assist)은 물론, 차체자세제어장치(ESC), 경사로 밀림방지장치(HSA)가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은 동급에서 최초로 기본 적용됐다.

    안전장비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지만, 플라시보 효과인지 규정속도 범위 내의 고속 주행에서도 제법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보인다. 간선도로지만 굽이진 길이 많은 내부순환로에서도 반복된 코너링에서 오는 불안감은 극히 적다.

    보증 기간은 마스터가 동급에서 제일 길다. 포터, 스타렉스, 봉고는 일반부품 보증 2년/4만km, 엔진 및 동력계통엔 3년/6만km 보증을 실시하지만, 르노 마스터의 보증 기간은 두 분야 모두 3년/10만km의 보증을 제공한다. 5년/10만km 보증 연장도 가능하다.

    ■ ‘앞으로 어떻게’가 중요할 듯

    아주 냉정하게 말해보자. 마스터는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3를 이길 수 있을까? 단언컨대 못이긴다. 그러니까, 이 둘을 제치고 판매 1위를 할 수는 없을거다.

    ‘패널밴(Panelvan)’ 이라는 형태 자체도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은데다, 포터와 봉고3를 놓고 보면, 높은 가격대인건 사실이다. 물론 동급의 수입 밴과 비교하자면 합리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모델이 형성한 독점 구조를 깰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르노삼성은 늘 뻔하고 일률적인 시장의 판을 깨는, 그런 전략을 채택해왔다. SM6가 그랬고, QM6 가솔린이 그렇다.

    올해엔 도입 물량도 늘고, 승합 밴 모델과 전기차 출시도 검토되고 있다. 높은 벽을 마주하고 있는 르노삼성이 이 시장의 판을 어떻게 깰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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