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칼럼] 품위를 더욱 높이는..‘간격’ 디자인의 중요성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입력 : 2018.11.07 16:14 | 수정 : 2018.11.07 16:14

    세단형 승용차의 차체는 후드와 캐빈, 그리고 트렁크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것은 세단형 승용차의 엔진 탑재 방식이나 구동 방식에 따른 차이와는 상관 없이 모든 세단형 승용차들에서 공통적인 구성요소이다.

    그렇지만 같은 세단형 승용차라고 하더라도 차체와 바퀴의 위치에 따라 전체적인 차체 이미지는 우아한 이미지를 주기도 하고, 또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우아하지 못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여기에서 우아하다 혹은 그렇지 못하다 라는 식의 표현을 썼지만, 우아하지 못하다는 것은 적절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이것을 우아한 것이냐 혹은 실용적인 것이냐의 차이로 구분하는 것이 더 적절할 듯 하다. 즉 멋을 부리느냐 아니면 실용성을 추구하느냐의 차이로 대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들이 이 두 특징을 결정지을까? 이것을 결정짓는 대표적 요인은 구동방식에 의한 차축의 위치 차이가 큰 역할을 한다.

    사실 구동방식은 차체 디자인의 우아함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요소로 보이기도 하지만, 차축의 위치는 사실상 차체의 이미지와 인상, 그리고 차량의 성능과 용도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그림에서 2017년형 IG 그랜저의 측면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앞 바퀴의 위치이다. 어코드는 전륜 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중형 승용차로 엔진은 차체 폭 방향으로 가로로 탑재되면서 앞 바퀴 중심보다 앞에 위치한다. 그런 이유에서 앞 오버 행은 길어지고 펜더 후반부는 짧은 것을 볼 수 있다.

    한편으로 2015년형 제네시스 G80은 후륜구동방식을 채택하면서 엔진룸에서 앞 바퀴의 위치가 거의 중앙에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례 상으로 캐빈 대비 후드의 길이 비례가 그랜저와 G80이 동일한 비율이지만, 그 공간에서 앞 바퀴의 위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후륜구동 방식의 정통 세단이라고 할 수 있는 S-클래스의 2012년형의 측면 비례에서 앞 바퀴의 위치는 역시 거의 엔진 룸의 정 중앙인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1991년에 등장했던 아큐라 레전드-국내에서는 아카디아-는 앞 바퀴 굴림 방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앞 바퀴의 위치는 거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현대자동차의 L2 그랜저-미쓰비시의 뉴 데보네어-의 앞 바퀴 굴림방식의 비례와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들 아카디아와 L2 그랜저는 모두 앞 바퀴 굴림방식이지만, 엔진의 탑재 방식이 아카디아는 후륜구동 방식의 승용차와 동일하게 차체 길이방향으로 탑재된 종치(縱置)인 반면, L2 그랜저는 일반적인 앞 바퀴 굴림방식의 승용차와 동일한 횡치(橫置), 즉 폭 방향으로 놓고, 그 뒤로 트랜스 액슬(transaxle)이 놓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휠 아치에서 앞 문의 분할 선까지의 간격은 매우 좁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앞 오버 행, 즉 앞 바퀴 중심에서 앞 범퍼의 끝단까지의 거리가 길다는 것이다.

    이후 전륜구동방식의 발전으로 앞 바퀴는 보다 더 엔진룸 중심부 방향으로 옮겨지고 오버행의 길이도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아카디아는 엔진의 탑재 방식이 전혀 달랐기에 가능한 일이다. 앞 오버행은 짧고, 앞 바퀴 중심에서 앞 문의 분할선까지의 거리는 긴 것을 볼 수 있다.

    L2 그랜저의 길이와 비교해본다면 그 차이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앞 펜더(fender)에서 앞 바퀴의 위치가 아카디아는 L2 그랜저보다 앞쪽으로 이동돼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상대적으로 긴 펜더 후반부의 길이는 클래식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는데, 서구에서는 이 치수를 고급승용차의 상징으로 품위 간격(prestige distance) 이라고 구분해서 부르고 있다.

    물론 이러한 구조는 단지 엔진의 탑재 방향만을 바꾸는 개념만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차체 비례를 위해 차량 구조를 적극적으로 바꾸었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사례이다.

    실제로 아카디아는 극도로 짧은 앞 오버행과 긴 ‘품위 간격’에 의한 차체의 비례에 의해 매우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대의 승용차의 디자인 이미지는 다양한 디테일과 부품의 형태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아름다운 차체의 비례는 그 무엇보다도 그 차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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