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차를 15년 뒤에 사촌이 찾은 기막힌 사연

당신이 15년 전에 도난당한 차를 지금 도로에서 찾아냈다면 돌려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을까?

이런 당황스러운 사건이 최근 미국 밀워키에서 일어났다.

밀워키에서 발행되는 조간신문 ‘저널 센티널(journal sentinel)’은 6일(현지시간) 한 자동차에 얽힌 독특한 사연을 전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잃어버린 자동차는 대부분 15년이나 지났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700만 달러에 달하는 예술작품 같은 자동차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2001년 도둑들은 밀워키 동쪽의 오래된 공장에 침입해 1967년부터 주인이 복원하고 있던 해체된 프랑스산 스포츠카를 훔쳤다. 주인인 로이(Roy)는 너무도 화가 났다. 하지만 로이는 평범한 도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날 밤 누군가 집의 전화선을 끊었고, 건물의 은밀한 곳에 나눠서 보관해오던 자동차 부품과 서류까지 몽땅 가져갔기 때문이다.

전날 밤 8시 30분에 공장 문을 닫았다가 다음 날 아침 10시에 문을 열었을 때 차가 없어졌지만, 공장에 강제로 진입한 흔적은 없었다. 이웃 주민들도 그날 아침에 건물 앞에서 흰색 트럭을 봤지만 의심하지 않았다. 그들은 로이가 마침내 그의 골동품 자동차를 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차는 프랑스에서 수제작된 1938 탈보 라고(Talbot Lago) T150 C이다. 수십 대만 만들어진 이 차는 디자인과 출력 및 성능에서 역사상 최고의 자동차 중 하나로 꼽힌다. 한때는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불렸고, 현재까지도 수집가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로이는 1967년에 이 차를 1만 달러에 구입했다.

그는 차를 잃어버린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경찰과 FBI, 인터폴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로이가 93세로 사망할 때까지 이 차를 찾을 수 없었다.

로이는 죽기 전에 잃어버린 탈보 로고를 포함한 전 재산을 사촌인 뮬러에게 위탁했다. 뮐러는 어린 시절부터 차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로이의 옛날 플라스틱 공장에서 놀고는 했어요. 탈보 로고를 타고 말이지요. 로이는 클래식 자동차를 사랑했습니다. 그 차는 그의 보석이었고 도난당한 때 그는 아주 많이 상심했지요.”

로이가 사망하고 몇 년 후 플로리다 출신의 건축가이자 변호사이면서 클래식 자동차 판매업자인 요셉 L. 포드 3세(Joseph L. Ford III)는 로이의 자동차 도난에 대한 얘기를 듣고 바로 뮬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도둑맞은 자동차를 찾는 일을 합니다. 내 생각에 이것은 쥐잡기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유럽 전역에서 자동차 도둑을 쫓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함께 차를 찾아봅시다.”

‘TL90108’은 잃어버린 탈보 라고의 섀시 번호를 의미한다. 같은 시기에 LLC는 이제는 완전히 복원된 탈보 라고를 일리노이주 정부에 등록하려고 시도했다.

이런 사실을 밀워키 경찰을 통해 연락받은 뮬러는 포드와 함께 찾아갔다. 그들은 LLC에게 차를 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LLC는 구매자가 유럽 중개인을 통해 700만 달러에 차를 구입했기 때문에 합법적인 거래라며 거절했다.

2017년 2월 뮬러와 포드는 LLC를 상대로 차량 반환을 다시 한 번 요구했다.

LLC는 실제 구매자인 일리노이주 치과 회사 설립자인 릭 워크맨(Rick Workman)이다. 워크맨은 하이엔드 카 수집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밀워키 순회 법원에서 워크맨의 변호사들은 뮬러의 소유권 주장이 너무 늦었다고 재판관에게 주장했다. 재판관은 워크맨 변호사들의 주장에 동의했다.

하지만 최근 항소 법원은 이를 뒤집고 뮬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워크맨이 원래 도난에 관여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그가 자동차에 대한 이전의 합법적인 소유권이 존재함을 알았음에도 돌려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워크맨의 변호인들은 “워크맨은 성실하고 공정한 가격으로 차량을 구입한 정당한 소유자”라고 주장했다. 워크맨은 그 차량의 구입처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