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슴슴한 출력과 자극적인 핸들링 갖춘..르노 클리오

    입력 : 2018.05.16 08:29 | 수정 : 2018.05.16 08:29

    [강릉=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클리오가 첫 선을 보여진 지난 ‘2017 서울모터쇼’가 작년 이맘쯤이었으니, 공개 이후 정확히 1년여가 지났다. 신차로서의 신비감은 옅어진 지 오래란 뜻이다.

    클리오가 속하게 되는 B 세그먼트 시장도 절망적인건 사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열린 이래 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공을 보인 모델을 꼽기란 쉽지 않다. 현대차 엑센트와 베르나, 폭스바겐 폴로 정도에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은 클리오를 통해 B 세그먼트 해치백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미 유럽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검증받았다는 것.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어느 날, 강릉 일대 140여km에서 르노 클리오를 시승했다.

    ■ 개성있는 외관과 실용적인 구성

    클리오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단연 LED 퓨어비전 헤드램프다. 미래 지향적이고 고급스런 느낌을 풍기는데다, 할로겐 램프 대비 뛰어난 시야를 보이는 게 특징.

    주간 주행등은 SM6, QM6 등을 통해 선보여진 C자 형태를 취한다. 르노의 디자인 방향성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선 브랜드 정체성을 잘 담아낸 디자인 요소로 평가된다.

    패스트백이니, 스포츠백이니 하는 ‘유사 해치백’이 판을 치는 시대. 클리오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전형적인 해치백의 형태를 취한다. 여기에 2열 도어는 히든 타입의 도어 캐치를 적용, 마치 3도어 모델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후륜 부근에서 한껏 부풀어 오른 펜더는 다소 빈약해보일 수 있는 해치백의 모습에 볼륨을 더하며, 이를 통해 후면부에서 바라본 디자인은 안정적이면서도 풍부한 형상을 취한다.

    인테리어는 QM3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물론 서랍장 형태의 수납공간도, 나파가죽 시트도 없지만, 센터페시아와 스티어링 휠, 계기판 등 많은 부분은 QM3와 유사한 모습이다.

    시트는 직물과 인조가죽이 혼합된 형태를 취한다. 세미버킷 부위는 가죽으로, 운전자의 엉덩이와 등이 닿는 부분은 벨벳으로 제작됐다.

    벨벳 재질의 특성상 운전자의 몸은 충분히 지지되며, 만듦새도 제법 만족스러운 수준. 다만 가죽시트 선호도가 높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모든 B 세그먼트 차량이 그렇듯, 1열 탑승자와 2열 탑승자가 모두 편하게 앉기 위해선 상호간에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차를 가족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객이 많지 않을 거란 점은 이내 수긍이 되는 대목이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내장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직관성은 준수한 수준. 터치감과 응답성은 빠른 수준이다. 다만, 모바일 기기 사용 빈도가 높은 요즘, 시거잭을 포함한 충전 포트가 두 개 뿐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 슴슴한 출력과 자극적인 운전 재미

    파워트레인은 QM3에 적용된 1.5리터 dCi 디젤 엔진과 같은 사양이다. 최고출력은 90마력, 22.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17.7km/L(도심: 16.8km/L, 고속: 18.9km/L) 수준. 이는 QM3의 17.3km/L, 푸조 208의 17.0km/L 대비 뛰어난 수준이다.

    특히, 가속 성능과 직결되는 최대토크는 1750~2500rpm 사이에서 발휘된다. 때문에 가다 서는 경우가 많은 시내 주행에선 충분한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이와 같은 가속감은 같은 엔진을 쓰는 QM3보다 콤팩트한 차체 탓에 더 두드러진다. 수치상의 출력으로 의구심이 들 수 있겠지만, 도심 주행 중심의 상황에서는 되려 중형차 못지 않게 치고 나가는 발진 가속이 일품이다.

    유럽의 좁고 굽이진 도로에 대한 노하우엔 도가 텄는지, 핸들링 성능도 뛰어난 편. 짧은 휠베이스와 콤팩트한 차체, 그리고 충분한 초반 가속 성능은 이 차의 운전 재미를 돋보이게 한다.

    해안 도로와 산길을 중심으로 펼쳐진 와인딩 로드에서는 제법 기민한 응답성을 보인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출력과 속도에 상응하는 재미를 가져간다는 뜻이다.

    다만 르노삼성이 경쟁 차종으로 언급한 푸조 208이나 미니쿠퍼D 대비 조금은 가벼운 감각이다. 그럼에도 탄탄한 모습을 보이는 하체가 다소 언밸런스지만, 아주 빠른 속도가 아니라면 되려 빠르게 차량을 조작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연비는 당초 인증 받은 수치를 넘나든다. 이날 주행은 와인딩 로드와 고속 주행이 복합된 여건인 탓에 좋은 연비를 얻기에 좋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시승행사에 참석한 다수의 기자들은 평균 18~19km/L 수준의 복합연비를 기록했다.

    ■ 르노 클리오, 다양성의 가치가 빛나는 차.

    가장 비판받을 만한 건 수치상으로 비춰지는 낮은 출력일 듯 하다. 평범한 중형차들이 200마력을 넘어가는 시대. 그래서인지 두 자릿수로만 남아있는 클리오의 출력이 아쉽게 느껴질만도 하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의 QM3 운전자들에게서 ‘안나가서 못타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차가 불과 190마력을 발휘한다는 것에 딴지를 거는 이들이 없는 것처럼.

    타보지 않는다면 직접 이야기하지 못할 무언가들이 있다. 실 사용 영역에서 뿜어져 나오는 넉넉한 토크감이 그렇고, 가격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는 사양 구성이 그렇다.

    실제로 시장의 반응은 제법 긍정적인 것으로 관찰된다. 약 1달여간 진행된 클리오의 사전 계약 결과, 공식 출시 전까지 1000명 이상의 고객이 클리오를 예약했다. ‘끝물’이라는 비판을 받을 지언정, 시장의 반응은 이와는 달랐다.

    물론 완벽하다 말하긴 어렵다. 개인적으로도 더 빠른 고출력 사양이 있었으면 좋겠고, 선택할 수 있는 컬러도 더 다양했으면 좋겠으며, 클리오 RS도 국내에 들어왔으면 한다.

    그러나 이런 불만을 기사에 다 쏟아내고 싶지는 않다. 이런 차를 국내 도로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남들이 안된다고 하는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것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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