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군산공장 폐쇄 한 달… '끝없는 침체 속으로'

      입력 : 2018.03.13 11:19

      한국지엠 군산공장 페쇄 철회 조합원 결의대회
      제너럴모터스(GM)가 자회사인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을 페쇄하겠다고 밝힌 지 한달이 됐다.

      지난달 13일 지엠의 갑작스러운 폐쇄 발표와 함께 구조조정 프로그램(희망퇴직)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생산라인이 중지된 군산공장은 대상자(사무직, 생산직) 1550명 가운데 70%(1100여명)에 육박하는 근로자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산지역은 상권 붕괴와 부동산 가치하락, 인구감소 등으로 지역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원성

      "저와 아이들은 지엠 군산공장에 다니는 남편만 보고 살아 왔는데, 설 전날 공장이 폐쇄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린 자식들과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해 눈물만 나옵니다" 지난달 27일 열린 '군산공장 폐쇄 철회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한 근로자 부인 이모(37·여)씨의 말이다.

      김재홍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장은 "지엠이 전 조합원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조합원 2000명과 그 가족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를 지엠은 아주 손쉽게 결정했다. 우리 노동자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는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한다.

      40대 젊은 가장들이 대부분인 군산공장의 근로자들은 법적 요건을 갖춘 회사의 '정리 해고'라는 우려감 속에 실직을 선택하고 축 처진 어깨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군산시를 비롯한 전북도민의 우려와 탄식

      전국 최고의 기업유치에 힘입어 지방세와 세외수입이 증가하고, 인구까지 늘면서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던 군산시가 대기업의 잇따른 가동 중단으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지난해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5000여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은 데 이어 지엠 군산공장의 폐쇄로 1만3000명이 또다시 실직하게 됐다. 군산은 물론 전북 경제가 붕괴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정부와 정치권 등의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은 30만 군산시민들의 등에 비수를 꽂은 것"이라며 "군산공장 정상 가동을 원칙으로 실직 근로자들의 복직이 결정되는 순간까지 죽는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내 상공인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연일 성명과 집회를 열고 군산공장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생기 잃은 시민과 삭막한 도심

      군산조선소에 이어 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지자 군산시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수많은 근로자가 실직하면서 상권과 부동산 시장 등이 연쇄적인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아파트는 전세 물량이 급증하고, 도심의 자리한 상가와 식당 등에도 손님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시민들은 생기(生氣)를 잃었고 도시는 삭막(索莫)하게 변해가고 있다.

      "지엠 군산공장이 망할지는 꿈에도 몰랐다"는 상인 장모(62·나운동)씨는 "대우를 거쳐 지엠까지 20여년 공장이 운영되면서 사돈네 팔촌까지 합치면 시민 대부분이 지엠 가족"이라고 전했다.

      "고액 연봉 근로자들의 감소로 소비 패턴에 변화가 생기면서 말 그대로 숨만 쉬고 살아가고 있다"고 한숨을 쉰다.

      ◇고향을 등지고 타향으로 이전

      폐쇄가 예고된 지엠 군산공장(조립공장) 희망퇴직 근로자는 오는 3월말과 5월말 두차례에 걸쳐 회사 문을 나선다.

      출근하지 않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는 50대 근로자는 "군산산업단지에 있는 기업에 취업할 생각으로 귀동냥과 발품을 팔고 있지만, 갈 곳이 없다. 자동차 회사가 있는 도시로 가야 하나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13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부품 생산공장) 등 1만 가구 4만여명으로 대부분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여 인구감소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군산시의 지난 1월말 기준 주민등록상 인구는 27만4788명이다. 지난해 군산시 인구는 월평균 213명씩 총 2554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정치권, 전북도 등 앞다퉈 지원책 발표

      정부는 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대규모 실업 사태가 우려되는 군산을 산업위기 특별대응지역 및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또 협력업체와 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규모 금융 지원과 함께 민생안정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특별교부세(65억원)와 전북도의 특별조정교부금(19억원)이 지원된다.

      전북도는 특별자금을 긴급 투입해 도내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경영 안정화를 꾀하고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위기 상황에 따라 긴급복지 급여를 지원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지엠 사태 피해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관세부문에서 특별 세정지원을, 전북도교육청은 지엠 실직자 자녀에 대해 교육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다양한 지원책이 지엠 군산공장 관련 근로자와 지역사회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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