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철수설’ 올해 정말로 실행될까? 최소한…

    입력 : 2018.02.13 00:21

    한국지엠 말리부 생산라인
    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수년간 이 문제는 지속적으로 화두였고 글로벌 경영을 하는 GM의 이번 구조조정 대상자가 한국GM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러한 조짐은 여러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이미 한국GM은 수년간 2조 5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고 계속되는 강성 노조의 이미지와 고비용 저생산의 지속, 국내 판매율의 하락 등 한두 가지 문제가 아닌 다양한 문제가 누적되어 왔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상임금 문제 등 여건도 좋지 않고 이번 정부의 기업회피형 움직임은 더욱 불안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GM의 내부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GM 자체가 워낙 글로벌 경영을 지향하면서 영양가가 떨어진 지역의 구조조정을 항상 하던 메이커이어서 더욱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GM의 입장에서는 한국GM은 가장 저평가되고 문제가 많은 자회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GM은 많은 지역에서 철수 및 구조조정을 해왔다. 유럽의 쉐보레 브랜드 철수, 호주 홀덴사 정리,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공장 구조조정은 물론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글로벌 정리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후반 한국GM은 구조조정의 역할을 했던 인도의 담당자가 수장으로 왔다고 해서 말도 많았다. 전체적인 내외적인 문제가 누적되면서 한국GM의 철수 가능성은 올해가 가장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체 철수는 쉽지 않아도 최소한 공장 한 개는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에 따른 지역적 폭풍은 거셀 것이고 수천 명의 해고자가 나올 것은 자명하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한국GM은 전체 고용자가 약 27만여 명에 이르는 매머드 기업이다. 그 후유증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예전 쌍용자동차도 상하이차의 인수로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이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 중일 정도로 큰 상처를 줬다. 공장 하나 정리도 쌍용차 보다 수배 큰 후유증이라고 판단하면 된다.

    국가 경제에 주는 주름살도 심각할 것이다.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아킬레스건을 알고 있는 GM은 이번에 바라 CEO가 직접 한국GM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 요청을 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 약 3조원의 유상증자를 요청하면서 결정된다면 약 17%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산업은행의 입장에서는 5000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형평성 등 여러 면에서 쉽지 않은 요청이고 호주의 홀덴사 철수 시에도 호주 정부에서 유상증자에 대한 요청을 거절하면서 홀덴사 철수까지 이어진 사례를 보면 정부 차원의 지원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여러 문제가 누적된 상황이고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측면에서 최소한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해 최선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정부의 유상증자 지원 여부이다. 이러한 전제 조건은 한국GM의 내부적인 거래 내역과 투명한 장부의 공개가 전제돼야 한다. 이미 한국GM은 예전부터 미국 본사에 과도한 이자 지불은 물론 이득을 가져간다는 언급이 있을 정도로 문제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유럽 쉐보레 철수 시에도 한국GM에서 철수 비용을 상당액 부담한 전례도 있는 등 내부적인 장부의 철저한 확인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비용을 자회사 성격인 한국GM에서 부담했다면 지금까지의 누적 적자에 대한 신뢰성은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조건이 만족돼야만 유상증자 등 정부의 지원 여부와 액수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전제조건이 만족되어도 다른 회사와의 형평성 등으로 공적 자금의 투입은 한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로 한국GM의 자체적인 노력이 배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은 7~9% 정도로 한자리 숫자에 머물러 있는 것은 상당히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GM의 역량이 큰 만큼 노력한다면 충분히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차종 개발이나 투입이 가능하다. GM의 역량을 보면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13~15%의 점유율이 가능하다고 본다.

    마무리 단계가 약하고 투박한 만큼 손을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고 여기에 GM 본사의 역량 큰 모델을 수입하는 OEM 수입 모델이 가미되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쉐보레 볼트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 부품이 모두 한국산인 것을 생각하면 아예 군산공장 등에서 이를 대량 생산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미국 본사와 한국GM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자체적인 노력 없이, 항상 하던 글로벌 철수 전략을 하는 습관이 배어있다면 결국 한국GM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고 할 수 있다.

    셋째 GM의 생각이 중요할 것이다. GM은 지난 7~8년 전 파산 보호 신청 때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공적 자금 투여로 되살아난 기업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GM을 General Motors가 아닌 Government Motors라고 비아냥하기도 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위성사진
    미국 정부의 대변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낳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미국 본사의 요청은 시기적으로도 우리에게 매우 불리하다는 것이다. 현재 한미FTA 재협상 중이고 특히 자동차 분야는 미국에서 가장 큰 적자라고 해 비무역 장벽 등 각종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 우리 정부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통한 일자리 활성화에 노력할 정도로 국내 경기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정부의 악조건이 누적된 상황에서 가장 아픈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면서 고민은 많다고 할 수 있다. 현명한 판단이 중요한 이유다. 지금 미국 본사의 요청 타이밍이 우리에게는 가장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넷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노사정위원회의 정부 역할을 더욱 활성화해 노사 간의 원만한 타결이 중요하고 노조 측에서 자제하면서 강성 노조 이미지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강성 이미지를 고수하고 계속적으로 임단협의 고민을 누적시킨다면 악조건을 늘어날 것이고 결과는 참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구조조정은 모두에게 최악의 상태가 되는 것은 자명하다.

    국내 시장에서 한국GM의 차량이 잘 판매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최종 접점 측면에서 결국 차량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고 그만큼 품질과 상품성 제고는 메이커의 몫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한미FTA의 자동차 협상도 결국 상품성이 높지 않으면 판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직시했으면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직 미국산 차량은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품질이 낮다는 인식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포드 등 미국차가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싶다. 미국 자체의 생각보다 글로벌 전략이 중요한 사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한국GM의 미래는 올해 안에 정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든 철수냐 공장 등 일부 정리냐 하는 결정과 극적으로 유상증자 등으로 당분간 유지할 것인가 등 쉽지 않은 선택이 남아있다. 그러나 유상증자가 일부 진행돼도 결국 자체적인 자정능력과 노력이 없으면 뇌사상태에서 단순한 연명임을 꼭 알았으면 한다. 시장은 냉정하기 때문이다.

    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Copyrights ⓒ 더드라이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