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숙한, 너무나도 정숙한 세단..르노삼성 SM6 아메시스트 블랙

    입력 : 2017.10.13 16:08 | 수정 : 2017.10.13 16:08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해치백이나 MPV, SUV보다는 세단 시장 경쟁이 유난히 치열하다. 그 중에서도 중형세단 시장은 각 브랜드가 사할(死活)을 걸 정도다. 중형세단 시장에서의 점유율에 따라 업체의 자존심도 동시에 흔들리는 건 당연지사다.

    르노삼성은 경쟁 브랜드인 현대기아차에 비해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적은만큼 내수시장에서 판매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유독 중형세단 시장에서는 ‘강자 중의 강자’에 속한다. 지난 1995년 삼성자동차가 설립된 이후, 1998년 3월에 내놓은 SM5가 15년 가까이 스테디 셀링 모델로 히트를 치더니, 이제는 SM6가 바로 그 자리를 이어받은 형국이다.

    SM6는 지난해 3월에 출시된 패밀리 세단으로 ‘고급 중형차’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올해 9월까지 19개월간 내수시장에서 총 8만9522대가 판매되는 등 르노삼성의 효자 모델로서 값어치를 톡톡히 하고 있다. ‘중형차=쏘나타’라는 공식을 깬 모델이라는 소비자 평가도 잇따른다.

    SM6는 창조적인 디자인 감각으로 남다른 카리스마를 지니는데다,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도 경쟁력을 지닌다는 판단이다. 특히 정숙성은 국내 중형차 중 최고 수준이다. SM6는 가솔린과 디젤, LPG차 등 라인업이 다양하게 구성됐는데, 르노삼성은 여기에 최상위 트림인 RE에는 아메시스트 블랙을 추가로 적용해 감성 마케팅도 중시하는 모습이다.

    ■ 창조적인 디자인..카리스마 작렬

    SM6의 디자인 감각은 창조적이다. 그러면서도 포스가 넘친다. 부드러운 이미지에 날카로움이 더해진 스타일은 SM6만의 카리스마를 느끼게 한다.

    SM6 개발 과정에서 스타일링을 진두지휘한 성주완 르노아시아 수석 디자이너는 “자동차 디자인은 처음으로 자동차를 접하는 바로 그 순간, 바로 그 찰나에 보는 이로 하여금 불만이 없어야 한다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었는데, 사실 SM6를 볼 때마다 그의 생각이 입가에 맴돈다. 잘 어우러진 디자인 밸런스를 유지한다는 건 SM6의 장점이다.

    후드 상단에는 간결한 터치감이 돋보이는 캐릭터 라인이 적용됐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역사다리 꼴이어서 파워풀한 이미지를 더한다. 그릴 중앙에는 ‘태풍의 핵’을 형상화시킨 대형의 르노삼성 엠블럼이 자리잡았다. LED를 적용한 날카로운 스타일의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은 첫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앞과 뒤의 펜더는 적절하게 볼륨감을 살렸다. 타이어는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245mm의 광폭 사이즈다. 편평비는 40R로 세팅돼 달리기 성능도 강조됐다. 참고로 SM6는 20인치짜리 대형 휠 장착도 가능하게 설계됐다.

    후면에서는 트렁크 리드에 스포일러를 일부러 덧댄 것처럼 디자인 처리됐다. 고속주행시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감안해 차체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리어램프 역시 LED가 적용돼 시인성이 높다. 램프 라인은 트렁크 중앙까지 이어지는데 약간은 오버된 감각이지만,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머플러나 디퓨저는 간결하면서도 깔끔하게 처리됐다. 트렁크 용량은 475ℓ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여서 골프백 4개를 한번에 싣을 수 있다.

    실내는 고급스럽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이나 계기판, 센터페시아, 센터터널, 시트에 이르기까지 럭셔리하면서도 감성적인 부분이 더해졌다. 윈드 스크린 하단에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 5가지 색상으로 변하는 계기판과 대시보드 하단 라인의 라이팅 시스템, 8.7인치 대형 사이즈의 S-LINK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은 고급감과 감성미를 동시에 느끼게 만든다.

    ■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패밀리 세단

    시승차는 아메시스트 블랙 컬러가 적용된 SM6 TCe. 이 색상은 자수정의 보랏빛을 모티브로 삼고 개발됐는데, 보는 각도와 햇빛, 조명 등에 따라 검정색으로 보이기도 하고, 보라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마법처럼 다양한 시각적 느낌을 연출한다는 측면에서 재미를 더한다.

    SM6는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차량에 가까워지면 차 스스로 잠김 상태가 해제된다. 다시 한발짝 뒤로 멀리 떨어지면 차가 스스로 잠긴다. 고급차에서나 봐왔던 기술인데,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여주면서도 감성적인 부분까지 업시킨다.

    SM6 아메시스트 블랙은 배기량 1618cc의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90마력(5750rpm), 최대토크는 26.5kg.m(2500rpm)의 엔진 파워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2.0ℓ급 중형세단에 비해서는 배기량은 낮지만, 터보 엔진을 적용해 엔진 파워는 오히려 높인 다운사이징의 전형적인 예라 하겠다.

    먼저 시동을 건 후, 엔진회전수가 750rpm 전후의 아이들링 상태에서 실내 소음은 39~42dB 수준을 나타낸다. 조용한 시골길이나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정도다. 쏘나타나 K5, 말리부 등 경쟁 모델에 비해 더 정숙하다. SM6 출시 당시에는 48dB 정도였는데, 19개월만에 진동소음이 크게 개선됐다는 얘기다.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민감하게 세팅됐다. 순발 가속성 역시 빠르다. 실용 엔진회전 영역에서 토크감이 발휘되기 때문에 페달 반응은 살짝 밟아도 툭 튀어나가는 모습이다.

    시속 80~100km 전후의 주행 감각은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윈도우나 차체 하단으로부터 들려오는 소음은 적절히 차단된다. SM6는 패밀리 세단에 속하는데, 주행 중 정숙성은 만족스럽다.

    주행은 운전자의 개성이나 취향에 따라 에코와 노멀, 스포츠 등 3가지로 설정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로 세팅한 후 고속으로 주행하면, 계기판은 붉은 색으로 변한고, 스티어링 휠이 단단해지는 감각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에코와 노멀 주행과는 달리 엔진회전수에 따라 인위적으로 조성한 엔진 사운드가 들려온다. 사운드는 제법 맛깔스런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박진감을 더욱 높이기에는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엔진 사운드는 탈리스만에 적용한 유럽형과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요구된다.

    핸들링 감각은 흡족하다. 시속 60~90km로 달리면서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에서는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따라준다. 전륜구동 방식으로 서스펜션은 앞과 뒤에 맥퍼슨 스트럿과 어댑티브 모션 링크가 적용됐는데, 급코너링에서는 뉴트럴에 가깝다. 서스펜션 감각은 부드러운 편인데, 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감안한 세팅으로 보인다. 긴급한 제동에서는 생각보다 더 날카로운 반응이다.

    SM6에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을 비롯, 차간거리 경보시스템과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어드밴스드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 오토매틱 하이빔, 운전 피로도 경보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편의사양이 적용됐다. 후방카메라의 경우에는 어두운 한밤중 후진 주차에서도 화면 선명도가 뛰어나다.

    SM6 TCe의 공인 연비는 트림별 모델에 따라 12.0~12.8 km/ℓ 수준이다. 이번 시승에서의 실제 복합 연비는 평균 10.4km/ℓ를 나타냈다.

    ■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의 시장 경쟁력은...

    SM6는 르노삼성이 작년 초 출시하면서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서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동안 ‘중형차=쏘나타’라는 공식을 깬 장본인이기도 하다. SM6는 사실상 중형세단 시장을 평정했다.

    이 같은 SM6의 소비자 인기는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카리스마를 지니는데다, 패밀리 세단으로의 만족감이 더해진 까닭이다. 경쟁 모델인 쏘나타나 K5, 말리부 등에 비해 비교 우위를 점하는 등 사실상 중형세단 시장을 평정했다는 판단이다.

    다만, 최근들어 SM6의 판매가 하향세를 그리는 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는 한 단계 윗급인 대형세단 그랜저의 출현 때문으로 보인다.

    SM6의 판매 가격은 트림별 모델에 따라 2360만~3260만원 수준인데 반면 그랜저는 2620만~4160만원으로 세팅됐다. SM6는 세그먼트는 중형세단에 속하면서도 시장에서는 대형세단 그랜저와 싸워야 하는 환경이다. 르노삼성차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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