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아동 도와주세요"···기부금 120억 가로채 고급 외제차 등 구입 '호화생활'

      입력 : 2017.08.11 16:53

      후원금 명목으로 128억원 챙긴 사단법인
      128억원 걷어 실제 기부는 2억여원뿐
      아파트·고급 외제차 구입, 골프여행 등
      "서울시에서 현장 확인 없이 설립허가"
      "실제 어려운 형편에서도 공부를 원하는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교육이라도 마칠 수 있도록 작은 참여와 도움을 부탁드리고자 연락드렸습니다."

      불우 청소년이나 결손 아동 후원금 명목으로 기부금을 모아 착복한 일당이 검거됐다. 이 일당은 사단법인과 주식회사를 설립해 "지역 아동과 1대1로 연결된다" "교육 콘텐츠 사업을 한다" "미래 꿈나무를 키울 수 있다"는 말로 일반 시민 4만9000여명을 속여 후원금 명목으로 약 128억원을 챙겼다. 그러나 실제 후원으로 이어진 것은 이중 약 2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S사단법인 회장 윤모(54)씨, S주식회사 대표 김모(여·37)씨를 상습사기, 업무상 횡령,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2년 후원금 명목으로 돈을 모아 불법적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사단법인과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3년 동안 지역 사회와 연계된 불우 청소년이나 복지 시설에 있는 결손 아동들에게 후원할 것처럼 속여 모은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같은 첩보를 입수해 이들 법인의 서울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전화 모집을 통해 소외계층 아동 후원금 명목으로 4만9000여명으로부터 개인당 5000원~1600만원씩 S주식회사 계좌에 입금하게 했다. 또 이 후원금은 후원자 몰래 구매 동의서를 받아 교육콘텐츠 구매 명목으로 위장했다.

      이들은 또 주식회사에서 후원금을 모집한 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사단법인 명의로 기부금영수증을 후원자에게 발급해 주기도 했다.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약 128억원을 모아 이 중 2억1000만원만 실제 아동 후원금으로 사용했다.


      나머지 약 126억원은 본사와 수도권 및 대전 21개 지점이 4:6의 비율로 나눠 가졌다. 사단법인 회장 윤씨와 주식회사 대표 김씨와 지점장들은 이 돈으로 아파트 구매, 해외 골프 여행, 요트 여행, 고급 외제차 구입 등의 호화 생활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후원금 전화 모집을 위해 확보하고 있던 약 2000만명의 전화번호 정보를 불법적으로 확보했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등록관청(설립 당시 서울시청)에서는 아무런 현장 확인도 없이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있는 비영리기관인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해줬고 사후에도 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경찰은 후원금 명목 사기행위를 한 각 지점 상대로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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