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SUV 황제의 귀환’ 기대 이상 잘 만든 G4 렉스턴 

    입력 : 2017.06.09 02:38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쌍용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G4 렉스턴’을 마침내 시승차로 만났다. SUV의 명가 쌍용차가 가진 모든 기술을 집약해 만들었다는 G4 렉스턴은 요즘 소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뜨거운 아이템이다.

    출시 전 사전계약 7500대를 돌파하고 5월 말 현재 2700대를 소비자에게 인도했다. 쌍용차의 생산능력이 월 최대 3200대인 점을 감안할 때 지금 신청해도 최소 1개월 보름이상 지나야 차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G4 렉스턴은 기아차 모하비와 함께 프레임 보디를 채택한 유이(有二) 한 국산차다. ‘사골 모델’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모하비를 제외한다면, 프레임 보디를 사고 싶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국산차인 셈이다.

    이 차가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유 중 하나는 포스코에서 새로 개발한 초고강도 기가스틸을 최초로 적용하고 쿼드 프레임(Quad Frame)을 차체에 사용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초고강도강을 세계 최고 수준인 63%까지 확대 적용하고, 81.7%의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음에도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G4 렉스턴의 공차중량은 사륜구동 기준 2095kg으로 경쟁차인 모하비의 2285kg보다 190kg이나 가볍다.
    시승차는 최상위급인 헤리티지(Heritage)의 바로 아래인 마제스티(Majesty)로 3950만 원 짜리다. 시승구간은 고양시 엠블호텔을 출발해 파주 감악산, 임진강을 돌아오는 왕복 126km의 국도와 자동차 전용도로, 약간의 험로에서 진행됐다.

    출발을 위해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거는 순간 ‘이거 디젤차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했다. 이 차는 엔진과 변속기를 프레임에 바로 얹어 진동을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시트는 최고급 나파가죽을 적용했고, 운전자에 맞춰 시트와 사이드미러를 통합 조절·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실내는 뒷좌석에 눕듯이 앉아도 무릎이 닿지 않을 정도로 넓다. 트렁크는 2열에 사람을 태우고 4개의 골프 백을 거뜬히 실을 수 있을 정도다.

    짧은 도심 구간을 거쳐 자유로에 들어서면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순간 살짝 주춤하는 느낌과 동시에 빠르게 속도를 높여갔다. 대형 SUV답게 뛰어난 가속감은 아니지만 저속부터 높은 토크감으로 고속영역까지 꾸준히 속도를 끌어올렸다. 1600~26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도록 세팅됐다.
    이 차에는 쌍용차가 새로 개발한 배기량 2157cc 직렬 4기통 ‘e-XDi220 LET’ 엔진이 들어간다. 여기에 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을 발휘한다. 개발과정에서 변속기 튜닝을 위해 쌍용차 연구원이 직접 독일 벤츠로 날아가 최적의 궁합을 찾아냈다.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0.5km/ℓ.

    자유로에서 중속과 고속 영역을 오가며 차를 몰아붙여도 큰 거부감이 없이 속도를 받아들였다. 변속 시점도 적절하고 매끄럽게 이뤄져 리드미컬한 주행이 가능했다.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고속 영역에서도 소음과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정숙하다는 것이다. 단단한 프레임은 물론 10개의 보디 마운트와 국내 최초 펠트 소재 휠 하우스 커버 등을 통해 노면 소음을 차단한 결과로 보인다.
    핸들링은 SUV치고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스포츠 주행보다는 가족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직진 안전성은 뛰어난 편이고, 코너링에서는 높은 차체에서 오는 SUV 특유의 출렁거림이 느껴졌다.

    G4 렉스턴은 평상시 후륜구동으로 움직이다가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사륜 고속과 사륜 저속을 선택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5링크 어드밴스드 멀티링크를 조합했다.
    자유로를 벗어나 국도에 접어들었다. 임진강 초입의 연속된 과속방지턱을 감속 없이 달렸다. 순간 차체가 노면의 충격을 그대로 흡수해 큰 요동 없이 통과했다. 신기할 정도로 충격을 잘 흡수했다.

    이어지는 오프로드를 만나 주행모드를 사륜 고속으로 바꿨다. 이틀 전에 내린 비로 곳곳이 진흙탕이었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미끄러짐이나 불안감은 없었다. 단단한 차체와 쌍용차의 축적된 사륜구동 노하우가 느껴졌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롤링(Rolling)이 생각보다 심하다는 것이다. 험로를 벗어나 다시 국도에 올라서서 핸들을 좌우로 빠르게 돌려봤다. 순간 차가 좌우로 출렁이며 탑승자의 몸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그리 빠른 속도가 아니었음에도 물렁한 고무공에 올라앉은 것처럼 차가 출렁였다.

    롤링이 심하면 차의 조종성과 승차감이 나빠지고, SUV는 간혹 커브에서 전복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서스펜션 문제인지는 더 따져봐야 알겠지만, 먼저 서스펜션 세팅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형 SUV에 롤링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시승을 즐겁게 만들어준 요소 중 하나는 인피니티(Infinity) 오디오다. 트위터와 우퍼를 포함해 10개의 스피커에서 현장감 있는 생생한 음악을 들려줬다. 지역을 이동해도 동일한 방송을 끊어짐 없이 들려주는 라디오 주파수 자동 변경 시스템도 갖췄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G4 렉스턴의 매력적인 부분이다. 9.2인치 HD 스크린을 매개로 애플 카 플레이와 안드로이드 미러링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오토 클로징, 이지 액세스, 듀얼 존 풀 오토 에어컨, 2열 220V 인버터, 스마트 테일게이트 등의 편의사양이 있다.

    가격도 G4 렉스턴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최하 가격인 럭셔리 모델 3350만 원부터 최고급인 헤리티지 4510만 원까지, 모하비와 비교할 때 평균 700만 원가량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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