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들어선 '금호타이어 매각'

    입력 : 2017.03.20 20:37

    금호타이어 매각 쟁점과 양측 입장/조선DB
    매각이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점점 미궁(迷宮)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14일 채권단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달라"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19일에는 정치권까지 "해외 매각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채권단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당초 "컨소시엄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채권단 차원에서 검토해보겠다"면서 20일 우리은행 등 7개 다른 채권기관에 컨소시엄 허용 관련 의견을 22일까지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채권단 관계자는 "안건에 부의하는 것이 허용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고, 절차상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향후 금호타이어의 운명은 ▲채권단의 컨소시엄 허용 여부 ▲소송 진행 경과 ▲박삼구 회장의 자금 조달 여부 등 여러 변수 속에 휩싸이는 형국이다.

    ◇채권단의 컨소시엄 허용 여부가 분수령
    가장 큰 관건은 채권단의 컨소시엄 허용 여부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자는 산업은행(32.2%)과 우리은행(33.7%)이다. 두 은행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가결 요건인 75%를 넘기기 어렵다. 당초 두 곳 모두 "박삼구 회장 개인 돈으로만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최근 달라진 기류를 보이고 있다. 여기엔 정치권 영향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호타이어가 쌍용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매각의 우선 원칙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매각 기준은 정량적 평가뿐만 아니라 정성적 평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고용 보장, 투자 의향 정도 등을 평가하는 '재입찰'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으로서는 매각 절차를 밀어붙이기 어려워진 셈이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광주, 전남 곡성, 경기도 평택에 공장을 두고 5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채권단이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과거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기차처럼 고급 기술만 쏙 빼가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광주·전남 지자체는 '먹튀' 우려를 제기하며 채권단에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소송은 불가피
    하지만 향후 금호타이어 매각 해법은 간단치 않다. 당장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가하든 안 하든 소송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컨소시엄을 허용하면 1조원 가까운 돈을 써내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가, 허용하지 않으면 박삼구 회장이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

    더블스타는 "박삼구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만 우선매수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산업은행 입장이 담긴 확약서를 근거로 매각 입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 역시 "우선매수권 약정서에는 컨소시엄 금지 조항이 명확히 없다"는 주장을 근거로 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 등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법원이 양측이 낸 '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매각 작업은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채권단이 손을 들어준 쪽에 금호타이어가 매각될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박 회장 측에 유리한 결론이 나면, 박삼구 회장의 자금 조달 성공 여부도 관건이 된다. 채권단 일각에선 컨소시엄을 허용하더라도 박 회장이 1조원대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박 회장 측은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조건으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박 회장도 이에 동의하고 있어 박 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8년이 지났고 이제서야 매각이 마무리될 것 같았는데, 이렇게 된 이상 당분간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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