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중도 실용주의 강조된..쉐보레 올 뉴 크루즈

    입력 : 2017.02.10 08:50 | 수정 : 2017.02.13 15:01

    한국지엠은 이 차를 두고 준중형의 평균을 끌어올리고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것이라는 부분을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크루즈는 늘 그래왔다.

    GM대우 시절 출시한 라세티 프리미어가 그렇다. 현대차 아반떼는 물론 중형 세그먼트의 쏘나타까지 4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던 시절, 라세티 프리미어는 준중형 최초로 6단 자동변속기를 들고 나왔고, 이는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1세대에 이은 2세대 올 뉴 크루즈는 과연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8일, 서울 반얀트리 호텔에서 중미산을 오가는 왕복 140km에서 쉐보레 올 뉴 크루즈를 시승했다.

    ■ 질리지 않을 듯 한 디자인 감각

    올 뉴 크루즈의 디자인은 최근 유행한다고 하는 디자인 포인트가 전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드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과의 일체감을 높였다. 특히 LED 타입의 주간 주행등이 내장된 헤드램프는 펜더까지 길게 뻗은 형상을 갖춰 스포티한 느낌이다.

    쉐보레의 디자인 언어인 듀얼 포트 그릴을 적용해 자신들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잘 따랐고, 다림질을 한 듯 곧게 뻗은 후드의 캐릭터 라인은 입체적인 감각을 더한다.

    전면부는 이처럼 다양한 디테일이 들어가고 멋을 부렸지만 절제된 면 처리가 인상적이다. 첫 인상은 강렬하지 않을지언정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후면부 디자인은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그 모습이 현대차 아반떼와 비슷한 느낌이기 때문인데, 실제로 마주한 느낌은 아반떼의 그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실물은 오히려 말리부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여기에 립 스포일러를 더해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는데, 에어로파츠 등을 통해 머플러 팁을 추가한다면 더욱 공격적인 인상을 더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 넉넉해지고 시야 좋아진 실내 공간..내장재 품질은 아쉬워

    크루즈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최근 쉐보레의 인테리어 디자인 흐름인 듀얼콕핏 2.0을 잘 따른 형태를 보여준다.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 된 인테리어는 브라운 컬러와 블랙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가죽의 질감과 마감 처리가 제법 고급스럽다.

    다만 플라스틱을 사용한 내장재는 일부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만져보거나 두드려볼 때 가격에 비한다면 조금은 저렴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 상품성 강화를 통해 우레탄 소재 등을 통해 감성품질을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버튼식으로 변속을 하던 토글시프트가 없어진 건 가장 반길 만하다. 대다수 차량들에 탑재되는 H매틱 방식을 적용, 수동모드 조작감이 보다 경쾌해졌다.

    버튼의 조작감은 직관적이고 만족스럽다. 딸깍거리는 특유의 저렴한 플라스틱 소리가 들리던 1세대 크루즈와 달리 제법 부드럽게 눌리고 버튼의 마감처리도 고급스러워졌다.

    휠 베이스가 2400mm로 증대되며 실내 공간은 보다 더 넉넉해진 느낌이다. 2열 시트의 경우 부족함은 없지만, 현대차 아반떼보다는 레그룸이 다소 부족하다, 1열 탑승자들이 조금씩은 배려를 해 줘야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정도.

    준중형에도 이제는 흔하게 장착되는 2열 에어벤트가 없는 건 단점으로 지적된다. 열선시트도 부재하기 때문에, 편의사양 측면에선 상품성 보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행보조시스템 및 안전사양은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차선이탈 방지시스템, 사각지대 경고시스템, 전방 충돌경고 시스템 등의 첨단 안전사양이 대거 탑재됐는데, 특히 차선이탈 방지시스템은 스티어링 휠 조향도 함께 보조한다.

    ■ 좌도, 우도 아닌 중도의 길을 걷는 주행감각 ‘눈길’

    올 뉴 크루즈의 파워트레인은 1.4리터 터보엔진 단일트림으로 운영된다. 말리부 1.5 터보에 적용되는 엔진을 개량한 에코텍 1.4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153마력, 24.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젠3(GEN3) 6단 자동변속기가 함께 적용되는데, 클러치시스템과 동력 전달 효율을 개선해 응답성이 보다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직분사 터보엔진 특유의 소음이 들려올 만하지만, 정숙성은 만족스럽다. 진동도 충분히 억제된 느낌으로, 주행 시에도 약간은 조율된듯한 듣기 좋은 엔진소리만이 들려온다.

    시내 구간에서는 정차시 공회전을 방지해 연료 효율을 높이는 스톱&스타트 시스템이 작동한다. 이 시스템은 브레이크를 밟아 완전히 정차했을 때, 혹은 중립 상태로 기어를 이동시켰을 때 작동하는데, 재시동 후 출발시의 이질감은 전혀 없다.

    고속 주행구간에 진입하면 새로 적용된 파워트레인의 진가가 발휘된다. 당초 쉐보레 차량들의 고속 주행 안전성 및 기본기는 더 이상 언급하기엔 입이 아플 정도.

    R-EPS타입의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은 직관적이고 정확하다. 스티어링 선회를 벨트로 전달하는 C-EPS 타입과는 달리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조향을 지시하는 R-EPS 시스템은 보다 일체감 있는 응답성을 보여준다.

    서스펜션의 댐핑 스트로크는 짧은 편이라 탄탄한 주행감각을 선사한다. 그럼에도 승차감과 적절한 타협을 이뤄낸 부분이 인상적이다. 역설적일지 모르겠지만, 편안하면서도 다이내믹하게 운전할 수 있다.

    젠3 6단 자동변속기의 응답성도 인상적이다. DCT 만큼의 수준은 아니지만, 변속 직결감은 만족스럽다. 수동 모드로 조작 시 높은 회전대에서 스스로 변속을 해버리는 현대기아차의 변속기와는 달리, 레드존에서 운전자가 변속을 하길 묵묵히 기다리는 모습이 제법 기특하다.

    조향 연동이 함께 되는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은 말 그대로 차선을 이탈하는 게 감지되면 곧장 반대방향으로 스티어링을 가볍게 돌려낸다. 그런 탓에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과 크루즈 컨트롤을 동시에 작동시키면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갈 지(之)자로 휘청휘청 움직인다.

    최근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은 이와는 달리 좌, 우측의 차선을 인지하고 중심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그 방향이 바뀌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안전을 강조하는 쉐보레의 시스템이라고 하기에는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든다.

    ■ 올 뉴 크루즈의 시장 경쟁력은..

    크루즈의 가격은 1890~2478만원선에 책정됐다. 시승차량은 LTZ 디럭스에 어피어런스 패키지, 내비게이션 패키지,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가 추가된 2848만원의 풀옵션 모델이다.

    그렇다. 비싸다. 말리부 1.5 터보 LT 디럭스가 2863만원, LTZ가 2999만원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크루즈의 가격은 중형차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가격이다.

    여담이지만,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크루즈의 가격이 공개되고 이상하게도 말리부의 판매가 늘고 있다”는 씁쓸한 우스갯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그만큼 비싸다는 것은 회사 내부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항인 것 같다.

    크루즈는 아마도 비싼 가격이라는 주홍글씨를 지우기 어려울 것이다. 주행성능과 퍼포먼스는 뛰어나지만 보다 저렴하고 풍부한 사양이 갖춰진 고성능 아반떼 스포츠를 선택할 수 있는 가격이다. 아반떼보다 큰 차를 원한다고 선택하기에도 애매하다. 위에서 말하듯 이것 저것 넣다 보면 중형차를 바라볼 수 있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때문에 현대차 i30가 실패한 걸 한국지엠도 분명 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i30는 한 가지 요인만으로도 신차효과를 못보고 부진의 늪으로 뛰어들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준 사례다. 크루즈 출시 이후 한국지엠의 마케팅 전략이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클래스가 다른; [관련기사]
    황지나 한국지엠 부사장 ″하반기 크루즈 디젤 투입 계획″
    [김필수 칼럼] 전기차 활성화..쉐보레 볼트에 기대감을 거는 이유
    [단독] 쉐보레, 중형 SUV ‘캡티바’ 생산 중단..왜?
    • Copyrights ⓒ 데일리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