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디자인 거장'들이 현대자동차에 모인 까닭은

‘맥라렌’ ‘페라리’ 등 유명 슈퍼카를 디자인한 거장들이 11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임직원 대상 강연을 펼쳐 자동차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현대차 경영진이 강조해 온 '디자인 경영' 전략이 강연회를 통해 실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강연에는 영국왕립예술학교의 스티븐스 초빙교수,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인기업인 '그란스튜디오'의 로위 버미쉬 CEO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유명 프리랜서 자동차 디자이너 사이먼 콕스가 자리를 함께했다.

스티븐스 교수는 슈퍼카 디자인을 위한 영감은 어떻게 얻는지, 슈퍼카를 비롯한 자동차에서 디자인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디자인에서 안전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내가 디자인한 맥라렌 F1의 경우 본격적인 디자인에 착수하기 전 공기역학 등을 먼저 고려하고서 세부 디자인 드로잉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스 교수는 영국 슈퍼카 브랜드인 맥라렌,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인 로터스 등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했고, 맥라렌 'F1', 로터스 '엘란 M100' 등을 디자인했다.

두 번째 강연자로 버미쉬 CEO가 나섰다. 그는 F1 스타인 미하엘 슈마허가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한 페라리의 대표작 '458 이탈리아'를 디자인했으며, 2010년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자동차 디자이너 25인에도 선정됐다.

버미쉬 CEO는 슈퍼카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현실성'과 '엔지니어와의 융합' 등을 언급했다. 그는 "슈퍼카는 경주용 차량이지만 일반도로에서도 안전할 수 있도록 공기 흐름을 고려한 현실적인 스케치 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다른 부문과의 타협이 아니라 융합을 통해 디자이너는 경계를 계속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GM과 일본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 등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한 사이먼 콕스는 '지나치지 않은 디자인, 기능에 기반을 둔 디자인,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 총괄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람보르기니 출신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를 비롯해 벤틀리 등에서 활동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 전무도 현대디자인센터장으로 디자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품질 못지않게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