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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비행기 ⑤] 항공 기술..자동차 산업에 ‘착륙’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입력 : 2018.10.18 14:42

수정 : 2018.10.18 14:42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자동차에 접목된 항공 기술은 ‘안전’과 ‘편의’, ‘효율’로 요약된다. 항공사고는 큰 참사로 직결되는 만큼 안전해야 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선 조종사들의 조종 편의성이 보장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막대한 연료를 소모하는 만큼, 연료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했다.

■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항공기의 계기판은 복잡하다. 이착륙 과정 또는 적 전투기와의 교전 상황에선 수많은 버튼과 계기정보를 일일이 확인하기엔 어려움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HUD(Head-Up Display)는 이와 같은 관점에서 출발했다. HUD가 최초로 적용된 기종은 미국 보우트(Vought)사가 제작한 경공격기 A-7이며, 70년대 이후 생산된 전투기들에 대거 탑재되고 있는 추세다.

자동차에 HUD를 최초로 적용한 제조사는 GM으로, 1988년 올즈모빌 커틀라스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여진 이후, 1998년 쉐보레 콜벳에 최초의 풀컬러 HUD를 탑재하기에 이른다.

국산차에 최초로 HUD를 적용한 건 기아자동차로, 지난 2012년 1세대 K9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여졌다.

■ 블랙박스, EDR

항공기의 블랙박스는 비행기록장치(Flight Data Recorder : FDR)와 조종실녹음장치(Cockpit Voice Recorder : CVR)등 두 종류의 장비가 탑재된 금속 상자를 뜻하는 것으로, 항공기의 구동 상황 및 교신 기록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의 블랙박스 또한 주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저장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는 카메라를 이용해 차량 바깥의 도로 상황을 기록하는 점에서 차이를 지닌다.

항공기 블랙박스와 가장 유사성을 지닌 장비는 EDR (Event Data Recorder)로, 이는 브레이크의 작동 유무, 엔진 회전 수, 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자동차의 에어백 전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의 경우, 충돌 5초 전의 주행 데이터를 기록, 해외의 경우 보험사의 사고 조사에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일부 제조사의 보안을 이유로 데이터 공개가 거부되고 있는 실정이다.

■ 안전벨트

최초의 안전벨트는 1910년대의 항공기에서 유래됐다. 당시의 항공기는 조종석을 덮는 캐노피가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항공기에 안전벨트를 처음 장착한 사람은 미국 최초의 비행장교 벤자민 파울루아(Benjamin Foulois)로 알려졌으며, 이후 독일의 칼 고타(Karl Gothaer)가 항공기의 2점식 안전벨트를 고안했다.

이후 1951년 메르세데스-벤츠와 GM이 자동차에 2점식 안전벨트를 ‘선택사양’으로 제공했으며, 닐슨 볼린(Nils Bohlin)이 고안한 현재의 3점식 안전벨트는 1959년 볼보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여졌다.

볼린은 사브의 항공기 엔지니어로 근무한 바 있는 인물로, 당시의 3점식 안전벨트는 전투기의 비상 탈출용 좌석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 터보차저

흔히 ‘터보’ 혹은 ‘터보엔진’으로 불리는 터보차저는 항공기의 터보제트 엔진에서 유래된 기술로, 고온 고압의 배기가스가 터빈을 회전시킨 후 배출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터보의 최초 개념은 1921년 프랑스에서 시도됐으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좌절됐으며, 1939년 독일 하인켈이 개발한 HE178이 터보제트엔진을 장착해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2차 세계대전에 들어 독일군의 메서슈미트 전투기 등에 터보제트엔진이 확대 적용됐으며, 최초의 제트추진여객기 ‘코멧’은 물론, 콩코드, 보잉 707 등의 민간 항공기에도 탑재됐다.

자동차의 터보가 접목된 건 1962년 GM의 브랜드 올즈모빌의 커틀라스가 최초에 속하며, 이후 1973년 BMW 2002, 1974년 사브 99에도 터보가 적용됐다. 배기가스와 압력조절기를 이용하는 현대적 의미의 터보차저는 1974년 포르쉐 911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여졌다.

■ 스포일러

스포일러는 공기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항공기의 경우 착륙 및 고도 조절을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착륙 상황 시 항공기의 속도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착륙 시에도 높은 속도를 유지하는 항공기의 특성 상 랜딩기어의 접지력을 높이는 한편, 항공기가 공중으로 뜨고자 하는 양력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이용된다.

자동차 또한 접지력을 높이는 목적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지만, 이 외에도 차량의 공기 흐름을 바꿔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스포츠카 제조사들의 경우 항공기와 같은 가변 형태의 스포일러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차량의 공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필요에 따라 접지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닌다.

■ 나이트 패널

사브를 통해 최초로 선보여진 나이트 패널은 항공기의 야간 비행 시 주의력 분산을 방지하기 위해 적용된 기술이 자동차에 접목된 사례다.

이는 자동차에서도 같은 개념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으로, 계기판 내에 작동되는 조명 장치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트 패널 작동 시 계기판의 조명은 속도계를 제외하고 모두 작동되지 않는다. 다만 특정 속도 이상으로 주행하거나, 차량의 연료가 부족한 상황에선 조명이 원 상태로 복귀되며, 이는 야간 주행 시 운전자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강점을 지닌다.

■ 모노코크 섀시

최근 자동차의 일반적인 설계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는 모노코크 섀시 구조는 항공기의 동체 설계 방식에서 비롯됐다.

이는 기체에 발생하는 응력을 항공기 동체의 외피에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미사일과 인공위성 등의 발사체 설계에도 적용되고 있다.

자동차에 모노코크 설계 개념이 적용된 건 1922년 란치아가 개발한 ‘람다’가 최초였으며, 이후 1934년 시트로엥 트락시옹 아방을 통해 대중화됐다. 트락시옹 아방은 최초의 전륜구동 승용차라는 타이틀도 함께 지니고 있다.

현재 자동차 산업에선 섀시 설계 과정에 있어 모노코크 구조가 일반화되어있다. 이는 대량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생산 단가가 저렴해졌음은 물론, 경량화 및 실내 공간 확보에서도 강점을 갖기 때문이다.

■ GPS

미국의 위성항법시스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지구 궤도의 위성을 이용해 현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로, 미국의 관리 하에 전 세계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최초 GPS는 미사일 발사 및 궤도 추적 등 군사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지난 1983년 대한항공 007편 여객기가 소련군 전투기에 격추된 사건 이후 민간에 개방, 항공기의 항로 파악에 중요한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자동차에 GPS가 접목된 사례는 내비게이션이 대표적이지만, 자동차 업계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GPS의 활용도는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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