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승기] 익숙함이 매력적인 전기차..르노삼성 SM3 Z.E.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입력 : 2018.07.23 17:55

수정 : 2018.07.23 17:55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화를 낼 줄 모를 것 같은 주변 사람들이 한 명 쯤은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소위 ‘꼭지’가 돌아버리면, 그 누구도 주체할 수 없다. SM3 Z.E.를 경험하고 든 생각이다.

근래 출시되는 전기차들은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곧장 발휘되는 최대토크 탓에 가속 성능은 웬만한 스포츠카를 능가한다.

SM3 Z.E.의 성능은 이와는 다소 괴리감이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낯설지 않은, 평범한 자동차를 운전하는 익숙함 만이 자리를 맴돈다. 보다 보편적이라는 뜻이다.

■ 익숙한 디자인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사양의 SM3와는 차이를 찾기 어렵다.

차이는 미세한 곳에서 드러난다. 구름 저항이 낮은 타이어, 공력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휠이 드러나며, ‘친환경차’ 임을 드러내기 위한 테일램프 디자인에 차이가 있다.

‘이렇게 컸나’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실제 SM3 Z.E.는 일반적인 SM3보다 더 크다. 당초 전기차 버전이 염두되지 않은 탓에, 배터리 배치를 위해 전장이 늘었기 때문.

전폭과 전고, 휠베이스는 기존의 SM3와 동일하지만, SM3 Z.E.의 전장은 4750mm 수준을 갖췄다. 차체가 기존 모델 대비 130mm 길어진 것이다. 현대차 i40보다도 5mm 길다.

때문에 C 필러에서 내려오는 트렁크 라인이 다소 어색하게 보이는 건 사실이다. 개발 당시 최적화된 비례를 갖췄을텐데, 디자이너들의 고심이 엿보인다.

인테리어 또한 기존의 SM3와는 다를 바 없다. 기어노브와 계기판에 자리잡은 Z.E. 엠블럼 외엔 차이점을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전장이 늘어난 탓에 시트는 후방으로 더 이동했다. 때문에 넉넉한 레그룸을 영위할 수 있는 점은 SM3 Z.E.만의 강점이다. 키 181cm의 성인 남성 기준, 레그룸은 담배갑 한 개 수준의 여유 공간이 발생한다. 택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 수긍이 가는 부분.

트렁크 공간은 배터리가 위치한 탓에 다소 비좁다. 간단한 짐을 싣기엔 무리가 없겠지만, LPG 차량 보다도 좁은 공간 탓에 큰 짐을 적재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근래 자동차 업계가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위치시키는 만큼, 이후 출시될 모델에선 배터리 배치 방식에 대해선 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

스마트키엔 설정된 온도로 에어컨을 사전에 가동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전기차로서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배터리를 이용, 에어컨을 작동시켜 차 내의 열기를 식혀낼 수 있는 탓에, 근래의 폭염 속 충전 상황에선 뙤약볕에 사우나처럼 변한 실내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 아쉬운 퍼포먼스와 정직한 효율

SM3 Z,E.는 70Kw급 전기모터를 탑재, 23.0kg.m 수준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주목되는 건 배터리다. SM3 Z.E.의 주행가능거리는 213km로 배터리 효율이 증가했는데, 배터리의 용량은 기존 대비 63% 높은 35.9kWh급을 갖췄지만, 차량의 무게는 늘어나지 않았다.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특성상 정숙성은 단연 돋보인다. 주행 중에도 적막만이 감돌기 때문에, 되려 주행하는 상황에선 풍절음과 주변의 소음이 거슬릴 정도다.

그러나 우리가 전기차에 기대하는 두 번째, 폭발적인 가속 성능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출력이 조금 더 높은 SM3를 타는 느낌이랄까, 강력한 성능이라기 보다는 안정적이고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진, 전형적인 르노삼성차를 경험하는 느낌이다.

효율성은 단연 돋보인다. 에코 모드 상태에서도 SM3 Z.E.는 단 한 치의 잉여 동력도 포기하지 않는다. 액셀러레이터에 가하는 힘이 점차 약해지려 하면, 순간적으로 동력을 채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때문에 무더운 여름, 에어컨을 최고 성능으로 가동하고 움직이고 있음에도, 주행가능거리는 좀처럼 떨어질지 모른다, 공인 거리는 213km지만, 서울 홍은동에서 막히는 서부간선도로를 지나, 서해안고속도로 입구에 접어드니 주행가능거리는 되려 230km 수준으로 늘었다.

전기차로서 기대하는 만큼의 드라마틱한 출력을 갖진 않지만, 고속 주행에서도 스트레스 없이 주행에 임할 수 있다. 일반 주행은 물론, 에코 모드에서도 안정적인 가속을 이어가지만, 가속 페달을 한번 더 깊게 밟아 주면 ‘딸깍’ 하며 밟히는 무언가와 함께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가속을 이어간다.

다만 에코모드에서는 90km/h, 일반 주행 모드에선 140km/h로 최고속도가 제한된다. 배터리의 효율을 지키기 위한 고심책인 것으로 보인다.

핸들링 성능은 기존의 SM3와는 다르다. 효율성을 위한 구름 저항이 적은 타이어, 무거운 배터리를 싣게 된 트렁크, 길어진 전장 탓에 핸들링 성능을 논하기엔 다소 뒤뚱이는 모습이다. 앞 바퀴 대비 뒤가 다소 늦게 따라가는 게 느껴지는 정도. 다만, 고속 주행이 아닌 시내 주행이 잦은 차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내 수긍할 수 있다.

■ 이후가 기대되는 SM3 Z.E.

뛰어난 배터리 효율과 넉넉한 거주성은 SM3 Z.E.가 가진 강점이다. 미래에서 온 것 같이 보이는 다른 전기차들과는 달리, 익숙한 모습이라면 그 또한 장점이다.

가속성능으로 대표되는 성능 또한 기존의 SM3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확 치고 나가는 강력한 성능이 부담된다면, SM3 Z.E.는 익숙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충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주행거리는 큰 문제가 아니다. 작금의 상황에선 충전 시간만 더 오래 걸릴 뿐, SM3의 배터리 효율은 시티 커뮤터로서의 충분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출퇴근이 주된 목적이라면, 사무실 혹은 가정에서 충전될 게 뻔하기에 더욱 그렇다.

기자 개인으로는, 현재의 SM3보단 그 이후가 기대된다. 당초 전기차를 위한 설계가 염두된 모델이 아니었던 만큼, 언젠가 나올 SM3 Z.E.의 후속 차종은 이 보다 아주 뛰어날 것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르노삼성의 모기업인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파는 회사 중 한 곳이다. SM3 Z.E.의 이후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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