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승기] 정숙한 승차감 돋보이는 SUV..르노삼성 QM6 GDe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입력 : 2018.06.27 15:59

수정 : 2018.06.27 15:59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한 마디로 전쟁터다. 국산 중형 SUV 시장을 비유하는 말이다.

현대차 싼타페의 패권은 여전하며, 기아차 쏘렌토의 판매 또한 꾸준하다. 백전노장이던 쉐보레 캡티바가 은퇴하고 이쿼녹스라는 미국 용병이 수혈됐다.

그럼에도 르노삼성 QM6의 모멘텀은 견고할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 모델이 판매 비중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전혀 다른 판매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일까, 르노삼성은 최근 QM6 가솔린 모델에 최상위 트림 ‘RE 시그니쳐’를 신설했다. 최상위 트림에 대한 수요가 높은 르노삼성의 주요 고객층을 잘 짚어낸 결과다. SM6에서나 볼 수 있던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까지 추가한데다, 일부 편의사양도 보강된 모습이다.

■ 고급스러운 디자인 감각..일부 인터페이스는 개선 필요

출시된 지 2년이 넘었지만, 디자인에 대한 인상은 늘 봐도 새로운 느낌이다.

첫 인상이 강한 차들은 곧잘 질려버리기 마련인데, QM6의 디자인은 늘 볼때마다 기분 좋은 만족감을 준다는 생각이다.

SM6와 아이덴티티를 이루는 라디에이터 그릴, ‘ㄷ’자 형태의 르노그룹 특유의 시그니쳐 헤드램프 등은 여김 없는 르노삼성의 디자인 그 자체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앞 펜더를 가로질러 흐르는 크롬 몰드는 SM6와의 차별성을 주는 좋은 디자인 요소다. 다만, 절개선이 많이 모여있다는 점은 썩 보기 좋지는 않다.

이 밖에도 차체 측면과 후면부에 적극적으로 사용된 크롬 몰딩은 SM6와 달리 SUV로서 멋을 부리고 커보이게 하는 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재밌는 부분은 리어램프와 연결되는 뒷범퍼의 디테일 부분이다. 범퍼의 꺾인 형상이 절묘하게 'ㄷ' 형태를 취하고 있어 전면부의 시그니쳐 램프와 통일감을 강조한 모습이어서 위트있다.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면, 거칠고 박력있는 느낌 보단, 곱상하고 세련된 도시 남자를 보는 듯 한 느낌이랄까, 체급엔 차이가 있지만 ‘상남자’ 같은 쌍용차 G4 렉스턴이나 기아차 모하비와는 대척점을 이루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건 센터페시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8.7인치 디스플레이다. 이 디스플레이는 차량에서 조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버튼을 대체한다.

물론 편의성을 배려해 물리 버튼들도 함께 배치됐지만, 비단 QM6가 아니더라도 이런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대부분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주행 중 차량의 무언가를 조작하는 건 위험한 일이지만, 조작하게 되는 경우가 온다면 피드백이 확실해야 한다. 버튼이 눌렸다거나 제대로 터치를 했다는 확인 말이다.

터치감과 응답성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지만, 전반적인 인터페이스의 디자인과 폰트는 0.5세대 뒤쳐진다. 디스플레이의 사용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주요 브랜드들이 UI에도 신경을 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 같다.

새롭게 추가된 애플 카플레이 기능은 반갑지만, 세로 형태로 배치된 디스플레이 탓에, 카플레이가 작동하는 화면을 보고 있자면 디스플레이의 2/3이 텅 비는 모습이 연출된다. 비단 소프트웨어만의 문제라면 애플 측의 개선이 필요할 듯 하다.

나파가죽 소재가 적용된 시트는 여타 브랜드의 소재 보다는 조금 더 견고한 느낌이다. 푹신한 베개 같은 인상을 주는 헤드레스트 또한 마찬가지. 특유의 부드러운 감촉과 질감은 여전하지만, 쿠션이 조금 딱딱하다는 느낌. 물론 ‘불편해서 못앉겠다’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 돋보이는 정숙성, 만족스러운 연비

시승 차량은 2.0리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장착됐다. SM6에 적용된 것과 같은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144마력, 20.4kg.m의 최대토크를 발생시킨다.

제원 상으로 보여지는 출력만으로는 200마력을 넘나드는 동급의 가솔린 SUV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인 건 사실이다. 이후엔 르노 에스파스에 적용되고 있는 1.8리터 터보 엔진을 적용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QM6 최고의 미덕은 뛰어난 정숙성이다. 특히, 사용 빈도가 높은 1500rpm 인근에서의 정숙성은 동급에선 최고 수준으로 체감됐다. QM6 디젤은 개인적으로 동급 경쟁 차종 대비 소음이 제법 올라온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런 아쉬움이 단번에 해소되니 만족스럽다.

르노삼성은 이를 위해 전 트림에 차음 윈드쉴드 글라스를 기본 적용하고,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차체 곳곳에 다양한 흡∙차음재를 추가로 보강했다 정숙성만을 따지고 본다면 동급에선 견줄 차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주행 감각은 르노삼성차 특유의 나긋하면서도 여유로운 느낌이다. 액셀러레이터 끝까지 발을 갔다 대더라도 다소 느긋하고 여유로운 가속을 이어나가는 패턴이다.

핸들링 감각과 서스펜션의 댐핑 느낌은 SUV 치고는 단단한 감각이다. 다만 단단한 하체 탓에 서스펜션의 복원력도 빠른 편이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가솔린 SUV'의 효율성 자체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탓일까. 연비는 기대 이상으로 좋다. QM6의 복합연비는 시승차량을 기준으로 11.2km/l(도심 10.3km/l, 고속도로 12.7km/l)지만 실 주행에서 강점을 나타낸다.

도심 간선도로 주행 평균속도인 70~80km/h 내외에선 이보다 높은 수준인 17~20km/l 사이를 오르내린다. 크루즈 컨트롤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면, 높은 연비를 뽑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듯 싶다.

■ QM6 가솔린의 시장 경쟁력은...

QM6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2480만~3050만원. 가솔린 모델 대비 평균 300만~5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가성비는 비교적 높다는 뜻.

때문에 무난한 중형 세단을 원하는 고객이라면 QM6 가솔린은 충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가솔린 SUV는 연비가 좋지 않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이는 실제 시승을 통해 충분히 검증됐다.

특유의 프리미엄한 인테리어와 고급감을 강조한 것 또한 강점이다. 다소 투박한 인상을 추구하는 경쟁사의 SUV보다는 경쟁력이 높을 수 있는 이유다.

다만,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고객이라면 QM6 가솔린은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다. 퍼포먼스를 추구한다면 2.0리터 터보 엔진이 적용되는 싼타페나 쏘렌토의 가솔린 모델을 찾는 게 맞을 듯 하다.

뛰어난 정숙성과 기대 이상의 연비, 고급감을 강조한 내외관 디자인은 무난한 중형 세단을 찾는 고객에게도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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