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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F1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카트..“면허 없어도 누구나 즐길 수 있죠”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입력 : 2018.05.30 17:04

수정 : 2018.05.30 17:04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지난 22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잠실종합경기장 옆 탄천 공영주차장.

서울 도심의 유일한 카트 주행장인 이곳은 15개의 코너, 총 연장 600m 주행 코스가 자리잡고 있다.

‘카트(Kart)'는 ‘꼬마 포뮬러’ 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모터스포츠 입문 종목으로 꼽힌다. 콤팩트한 차체와 엔진, 낮은 차체를 갖춘 탓에 실제 속도의 2배 이상의 체감 속도를 갖춘데다, 구조적 특성 때문에 포뮬러원(F1) 드라이버들의 정석 입문코스로도 익히 알려졌다.

이날 코리아카트와 지피코리아가 공동 주최한 ‘2018 카트 짐카나대회’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20여명의 참가자들로 열기를 더했다.

■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레이스.."무면허도 OK"

이날 대회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참가자들로 눈길이 모아졌다.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들과 함께 참가한 아버지, 20대의 젊은 연인은 물론, 신체에 불편함을 겪는 장애인, 아반떼 원메이크 레이스 챔피언 등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다양한 참가선수들이 긴장감을 더했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 순간.

대회는 복잡하게 얽힌 주행 구간과 장애물을 회피하는 ‘짐카나’와 목표한 기록에 가장 근접한 성적으로 우위를 가리는 ‘타임 타깃 트라이얼’ 등 두 종류의 경기로 운영됐다.

주최측 관계자는 “카트는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그만큼 치열하고 녹록치 않은 모터스포츠”라며 “관광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레저용 카트와는 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짐카나는 가장 빠르게 코스를 주파하는 것으로 우열을 가렸지만, 목표치에 가장 근접해야 하는 타임 타깃 트라이얼은 감이 오지 않았던 게 사실. 1바퀴당 평균 50초 정도가 소요된다는 관계자에 말에, 총 3랩 2분 50초를 기록지에 작성했다.

■ 압도적인 체감속도, 뻐근해지는 팔

이날 기록 측정에 사용된 카트는 270cc급 9마력을 발휘하는 스포츠 카트. 제원 상으로 드러난 성능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지만, 차체 중량은 불과 60kg에 지나지 않는다. 무게 대비 마력을 감안한다면, 1.7톤 정도의 무게를 가진 300마력급의 차량을 주행하는 셈.

가장 문턱이 낮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모터스포츠지만, 카트는 실제 주행에서는 제법 녹록치 않은 주행 여건을 선사한다. 전자장비가 적용돼 차체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도 아니고, 스티어링은 앞 바퀴와 직결돼 매우 무겁다. 브레이크를 조금이라도 세게 밟다간 후륜의 그립을 잃어 스핀이 발생하기 일쑤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던 말이 정확하다. 지켜보는 상황에선 그리 높은 속도처럼 보이지 않지만, 운전석에 앉은 상황에선 F1 못지 않게 치열하다.

이날 운전한 레이스 카트의 최고속도는 불과 60~70km/h 수준이지만, 실제 체감 속도는 2배 이상이라는 게 주최측 관계자들의 설명.

자동차처럼 운전하려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카트는 자칫 제동을 잘못 하면 스핀을 발생시키기 일쑤였고, 속도를 덜 줄인 채 코너에 진입하려 하면 마치 드리프트를 하듯 뒤가 미끄러져 나간다.

일반적인 자동차였다면 이런 미끄러짐을 이용, 드리프트 주행을 할 수 있겠지만, 미끄러지는 상황에서의 카트는 속도도 동시에 떨어뜨려버린다. 속도를 유지한 채 미끄러트리며 코너를 빠져 나가는 드리프트 보다는, 파워슬라이드가 더 가까울 듯 하다.

연습 주행은 5분 내외, 기록 측정은 3바퀴. 유독 뻑뻑한 스티어링에 반복되는 카운터 스티어링으로 팔과 어깨가 여간 피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맞바람을 온전히 받아내는 탓에 스릴은 더했지만, 주행이 반복될수록 누적되는 팔의 피로감은 만만찮은 수준.

이날 대회를 찾은 황욱익 SBS 스포츠 WRC 해설위원은 “진입하는 코스 그 다음번을 바라보고 선제적으로 핸들링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 과는 일정 부분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 기대에 못 미친 기록

연습 주행 두 번, 기록 측정 두 번 등 총 네 번의 주행이 이어졌지만, 코스 이탈과 잘못된 코스 진입, 장애물 터치 등으로 가산된 랩타임은 처참했다. 다양한 차와 다양한 서킷을 경험해본 자신감이 있었지만, 만만치 않았던 결과였던 것.

현직 레이서, 카트를 꾸준한 취미로 즐기던 사람들에 비한다면 양호한 랩타임이라는 게 주최측 관계자들의 설명. 제주도에서 경험해본 레저용 카트와는 격이 다르다는 걸 기록지를 보며 다시 한 번 체감할 수 있었다.

이날 짐카나에서 우승한 김민규 씨는 47초29의 성적을 기록. 2위를 기록한 이재범 씨와는 불과 0.53초 차이로 앞서 우승했다. 차체는 작고 출력이 낮은 카트지만, 얼마나 치열한 경기였는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대목. 타임 타깃 트라이얼 부문에서는 조정훈 씨가 목표한 기록에 0.02초 차이로 근접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주최측 관계자는 “카트는 운전이 두려운 여성이나 초보운전자는 물론, 면허가 없는 아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안전하면서도 짜릿한 모터스포츠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카트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대회가 됐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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