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

[임기상 칼럼] 한국차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

입력 : 2018.04.17 16:44

수정 : 2018.04.17 16:44

2013년 1월 일본 외무성은 일본산 중고 전기자동차 등을 해외에 보급시키기 위해 북아프리카지역에 차세대 차량 구입비로 약 40억 엔을 무상으로 제공 한다고 발표했다.

유럽메이커가 전기자동차 등의 선점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정부 차원에서 모로코 등 아프리카지역에 특유의 발 빠른 대응과 함께 1차로 모로코에 5억 엔을 제공했다.

후속 조치로 아프리카지역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와 중남미 국가 등 일본 자동차메이커가 본격적인 시장개척을 목표로 하는 10여개 국가를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안도 발표했다.

지원대상도 경제 산업성과 협력 하에 하이브리드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 전기자동차(EV버스, 급속충전기 포함), 연료전지자동차, 천연가스자동차 등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일본의 브랜드파워를 활용하여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개발도상국의 차세대 자동차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2015년 2월 일본 정부는 新ODA정책 지침인 ‘개발협력대강’을 발표하면서도 일본의 경제성장으로 연결시키고, 일본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하여 대외원조정책 지원대상과 범위를 더욱 폭넓게 확대하기로 하였다.

이와 같이 ODA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돕기 위해 해당 국가 혹은 관련 국제기구에 현금, 물자,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빈곤 국가에서 한강의 기적을 거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 또한 오늘날에는 수혜국이 아닌 공여국으로 ODA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ODA 규모는 2010년 11억 7000만 달러에서 2014년 18억 500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원 분야는 주로 공중보건정책, 기초식수 및 위생시설, 치안, 직업교육 및 훈련, 도로 등 인프라구축 등이 주요 대상이다.

스리랑카 500KW급 태양관 발전사업, 마하나마 대교 신축사업,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문화단지 내에서 ‘시엠립 한국순환도로 건설사업’, 라오스 및 캄보디아 등 131개국에 지원한 새마을운동 사업 등은 한국의 대표적인 성공 지원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외무성이 일본의 경제성장과 함께 일본기업의 해외진출을 목적으로 대외원조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은 우리나라 정부입장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돌이켜보면 일본정부의 경우 이번 중고 전기자동차 구매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1980년대 초반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에 자국산 중고 저가형 자동차 구입비용을 ODA로 지원하였다.

이로 인하여 미얀마는 좌핸들 도로 국가임에도 일본산 우핸들 차량의 점유율이 85%까지 되고 있다. 중고자동차 뿐만 아니라 중고부품 판매, 신차, 신차부품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가 이어지며, 일본 메이커들의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일본 정부는 ODA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세밀하게 가동한다. 일본 ODA의 기본 전략은 철저한 민관 협력이다. ODA를 통해 신흥국 산업 인프라를 깔고 나면 일본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는 식이다.

최근 미세먼지의 저감 정책으로 환경부의 노후경유차에 대한 조기폐차 제도가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올해는 2005년 이전 배출허용기준이 적용된 경유자동차를 대상으로 하며, 2018년 약 13만 2000대를 대상으로 약 1165억 원을 투입하여 폐차하는데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접수된 10년 된 중고 경유차량은 단순 해체되어 스크랩처리 되거나, 대부분 민간 수출업체에 되팔려 중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국가로 재수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에서 퇴출된 10년 이상 된 경유차량이 수출되고 있는 이유는 한국산 차량에 대한 내구성이 좋고, 엔진도 약 20만km 정도 운행 후 폐차됨에 따라 수명도 절반 이상 남아 있고, 폐차 전 성능 평가 된 차량들이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도 폐차비용이 지원되는 노후 경유차에 대해 단순히 스크랩 처리하도록 하지 않고, 중고부품 등을 활용하여 리빌드하여 차량의 외관을 복원하고, DPF부착 등을 통해 매연, 질소산화물 등을 기준치 이하로 맞춰 ODA로 제3국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환경에 대한 이슈도 해결하고, 한국 자동차메이커의 신흥국 진출을 자연스럽게 연계할 뿐만 아니라 중고부품 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영세 중소기업의 기술 발전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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