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

[임기상 칼럼] 전기차 시장 가파른 성장..폐배터리 활용 방안은?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

입력 : 2018.03.08 18:37

수정 : 2018.03.08 18:37

만약 우리나라 2300만대 자동차를 모두 전기차로 교체하면 얼마만큼의 전기가 필요할까?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기 총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2017년 기준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총 2만5593대, 이 가운데 1만3826대가 지난해 새로 보급됐다. 올해 예상 보급 물량만 3만여 대, 2022년까지 약 35만대로 생각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를 구매할 때 일본은 차량 가격의 10% 정도를 지원하지만 우리나라는 국고 및 지방보조금으로 대당 최대 1400만 원까지 약 40%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보조금을 지원받아 구매한 전기차를 폐차할 경우 재활용가치가 높은 배터리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소유권은 지자체에 있다.

그러나 ELV(End of Life Vehicle) 회수, 폐차, 배터리 운송 등에 관해 주체와 절차는 명확하지 않다. 제주도가 올해 폐배터리 재활용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회수 방법 또는 절차에 대한 준비는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자동차는 운행하다 보면 기대 수명이 되어 자연 폐차하는 때도 있지만 사고, 침수, 고장 등으로 인한 조기 폐차도 예상외로 발생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도 요구된다.

폐차 때 발생되는 전기차 배터리는 생각보다 재활용가치가 충분하지만, 위험성도 높다. 사용 연한이 지난 폐배터리의 가치는 1kWh당 100달러 수준에 이른다.

따라서 27kWh급 배터리를 장착한 르노삼성차 SM3 Z.E의 폐배터리 가치는 2700달러(290만원) 정도로 예상되고, 차세대 재활용 산업으로 기대할만하다. 그리고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하는 등 활용도가 광범위하다.

특히 희귀금속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은 생산국을 중심으로 최근 국제시세가 2배 이상 인상되는 추세이다. 자원순환 차원에서 집약적인 기술투자를 한다면 필수 자원인 희귀금속을 분해 후 추출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 폐배터리는 잠재적인 재활용가치는 있지만, 400v 이상의 고전압으로 잘못 관리 시 중화상, 폭발, 화재의 위험성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로 과충전 또는 과열과 이로 인한 발화 등을 차단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화재 등 안전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배터리에 포함된 산화코발트, 리튬, 망간, 니켈 등은 유독물질이며 가스 유출, 배터리 폭발 등의 위험성을 갖고 있어 안전한 분해·폐기 체계도 갖춰야 한다.

물론 환경부가 전기차 폐배터리 안전회수 및 해체 관련 매뉴얼을 갖추기 위한 연구용역을 2018년 상반기 중에 추진할 예정이고, 2019년 제주에서 전기차 재생센터 구축이 추진되고 있으나, 향후 최소 2년간 회수 및 해체과정에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지나칠 수 없다.

독일의 경우 배터리의 폐기처분과 환경친화적인 처분에 관한 법률을 따로 정해 운영 중이고, 중국도 자동차 배터리의 친환경 재활용 기술정책 및 해체기준을 수립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10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폐배터리 탈거 및 이송, 보관방법 및 기준에 관한 규정, 사용기한 이내, 배터리 소유권을 가진 지자체와의 협업도 필요하다.

지난 2월 27일 오후 2시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폐차 전문업체인 인선모터스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회수를 위한 해체 시연회가 열렸다. 박정호대표는 “잠재적 재활용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에 일반 폐차시설이 아닌 안전이 확보되고, 숙련된 인력을 확보한 전문해체시설에서 처리, 보관해야 한다”며 필요성을 제시했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안문수회장은 “국내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폐배터리의 재활용문제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면 공공보다는 민간차원의 친환경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2월 12일 전기차폐배터리 자원 순환성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의원도 “전기차는 재활용가치가 충분하므로 자원순환 차원에서 산업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출고에서 폐차까지 전기차의 재활용 문제는 친환경신성장 사업으로 주목받을 충분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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