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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선 칼럼] 안전성에는 지장 없었지만..머리 굽힌 혼다의 자세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입력 : 2018.02.23 15:54

수정 : 2018.02.23 15:54

혼다코리아가 최근 시빅과 어코드, CR-V 등에 녹이 발생한 것과 관련, 국내 고객 1만9000명에게 총 260억원 규모의 혜택을 지원키로 해 주목된다. 이는 1인당 19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동안 자동차에 녹이 발생해 구설수에 올랐던 브랜드는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를 비롯해 몇몇 수입차 등 적잖은 브랜드가 곤혹을 겪기도 했었지만, 이 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 고객에게 직접 피해를 보상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부품 표면에 발생한 녹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 막연한 추측에 가깝다. 녹으로 인해 차량의 안전이나 기능,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객관성이나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때문이다.

혼다 브랜드는 차량 실내 부품에 강한 염해지역에서 10여년 이상 녹을 임의로 발생시켜 도로 상황에 맞는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 테스트한 결과, 차체의 진동이나 충격, 비틀림 등에서도 부품 강도에는 변화가 전혀 없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녹이 발생한 차량과 녹이 없는 차량의 실내 공기로부터 부유물을 채취해 비교 분석한 것에서도 별반 차이점이 없었다는 게 혼다 자동차연구소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은 녹이 발생한 경우, 자동차의 주행 안전성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떨치지는 않는 분위기다.

어쨌든, 녹이 발생하기까지 부품의 제조 공정이나 생산공장의 청결 및 제조 상태, 내륙이나 해상운송 등 유통 과정에서의 세밀함이 떨어진 건 혼다 브랜드의 잘못이라는 건 이견이 없다.

혼다는 이번 건으로 안전성 문제를 떠나 한국 소비자들에게 보상을 지급키로 하는 등 일단 머리를 굽혔다는 점에서 현명한 처세였다는 평가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이번 녹 발생으로 자동차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건 절대 아니다”며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마음과 정성을 다해 반성한다”고 했다.

260억원이라는 적잖은 비용을 투입하면서까지 한국 고객들의 마음을 다잡으려는 그의 자세는 하나의 모범이 된다. 적잖은 자동차 브랜드가 안전성에 영향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을 숨기거나 리콜(Recall)을 실시하지 않으려는 태도와는 사뭇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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